「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김전태 기자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등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재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2부는 오는 30일 오후 2시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등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판결할 예정이다. (사진=최인호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오는 30일 오전 10시 '드루킹' 김동원씨에 대해 선고 후, 오후 2시 김 지사에 대해서도 판결할 예정이다.
검찰은 김 지사에게 징역 5년형을 구형했지만, 김 지사 측은 결백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앞서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당선을 위한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컴퓨터 및 장애 업무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한, 그는 대선 후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대가로 드루킹 측근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고 있다.
드루킹 특검팀에 따르면 김 지사는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하는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가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초기 버전 시연을 본 뒤 프로그램 개발을 승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김 지사는 드루킹과 11차례 걸쳐 만났으며, 수시로 댓글 작업을 지시하고 결과를 보고 받는 등 총 9,971만여 건의 여론 조작 중 8,800여 건에 개입한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다만,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를 본 뒤 드루킹에게 100만원을 건넸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김 지사로부터 100만원을 받았다는 경공모 회원이 경찰 수사 때는 돈을 받았다고 진술했으나, 특검 조사 단계에선 일관되게 부인했다는 것이다. 드루킹과 현장에 있던 다른 회원들 역시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지난 달 2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컴퓨터 및 장애 업무방해 혐의에 징역 3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징역 2년 등 총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피고인은 선거를 위해서라면 불법 행위를 하는 사조직을 동원할 수 있고, 공직을 거래 대상으로 취급할 수 있다는 일탈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민의를 파악하고 국정에 반영해야 할 임무를 가진 국회의원이 사조직을 활용해 민의 왜곡에 관여하고 지원받으며, 은밀한 요구에 휘둘리는 행태가 개탄스럽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쟁점은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봤는지 여부다. 김 지사 측은 "파주 사무실을 방문한 건 맞지만, '킹크랩' 시연을 보거나 개발을 승인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일본 총영사직 제안 문제 또한 댓글 조작 여부를 몰랐으므로 인사 추천에 대한 대가 관계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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