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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④]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생각보다 못한다” -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인터뷰 ④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18-11-22 18: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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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정책실장을 거쳐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겸 부총리를 지냈다.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잘 알지 못하는 김 위원장의 경력이 한 가지 더 있다. 김병준 위원장이 사회디자인연구소의 이사장을 역임했다는 사실이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과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의 관계는 그러나 수직적 상하관계와는 거리가 멀다.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밀도 있게 교감해온 수평적인 동지적 관계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 이는 김병준의 눈이 김대호의 눈이고, 김대호의 실력이 김병준의 실력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관중석의 김대호에게 그라운드의 김병준은 흥분과 우려의 감정을 동시에 자아내는 짠하고도 착잡한 대상이기도 하다. 이 좋은 먹잇감 아닌 먹잇감을 필자가 놓칠 수가 없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졸전은 김대호 소장에게는 예상하지 못한 돌출악재였다. (사진 출처 김병준 위원장 페이스북)

뜻만 맞으면 조선노동당과도 협력할 수 있어


공희준 (이하 공) : 김대호 소장님의 대안과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실행해줄 제도권 정당이 현재로서는 뚜렷이 시야에 잡히지 않습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소장님과 노선과 정책에서 코드가 맞지 않습니다. 바른미래당은 힘이 없고요. 더군다나 정의당은 굳이 입에 올릴 필요조차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주요 정당은 딱 하나, 자유한국당뿐입니다.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하신 ‘김대호주의’를 현실정치에서 구현해줄 수만 있다면 소장님께서는 자유한국당과의 제휴나 연대도 전향적으로 고려하실 수 있으신가요?


김대호 (이하 김) : 저는 새로운 가치와 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주의 우파와 국가주의 좌파는 정답이 아닙니다. 50년대 화석과 80년대 화석 둘 다 대안이 될 수가 없고요. 해당 정당이 국리민복을 증진하기 위한 과감한 방향 전환에 나선다면 민주당이든 정의당이든, 자유한국당이든 바른미래당이든 그 어느 정치세력과도 저는 협력할 의향이 있습니다. 뜻만 맞는다면 심지어 북한의 조선노동당과도 손잡을 수가 있습니다.


공 : 소장님께서 바라시는 방향으로 변화와 혁신이 이뤄진다는 전제 아래에서는 흰 고양이이건, 검은 고양이이건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말씀인가요?


김대호가 ‘유연한 원칙주의자’인지, 아니면 ‘비타협적 현실주의자’인지 헷갈리는 대목이었다.


김 : 저는 세력(勢力)이 필요합니다. 제가 한 명의 개인으로서는 그동안 수많은 내로라하는 정치인들에게 일종의 과외교사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분들이 저를 상대로 간만 보고 도망간 이유가 뭔지를 곰곰이 되새김질해봤더니, 저의 신념과 철학에 공감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가진 노선과 가치들은 노동, 공공, 예산당국, 지방의 관료조직, 지역의 토호들 등 수많은 기득권세력의 이해관계와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숫자상으로는 적을지언정 강력하게 조직된 지대추구 집단의 반발과 저항을 불러오는 것이죠. 저에게 과외를 받겠다고 자청한 정치인들은 그러한 저항과 반발이 몹시 부담스러웠던 기색입니다. 조직된 지대추구 집단의 저항과 반발을 분쇄하고 돌파하려면 통찰과 강단이, 용기와 세력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공 : 강단을 흔히는 깡 또는 깡다구라고 표현합니다.


김 : 지금의 저도, 저를 상대로 간만 보고 도망간 분들도 기득권의 철벽방어를 뚫을, 철통수비를 넘어설 세력이 없었던 거죠. 그래서 저는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초당적 결사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와 같은 결사가 담론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여론 형성을 주도하게 되면 다양한 선택지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정당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통합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습니다. 혁신의 엔진으로 작동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자면 기존의 정당을 기준과 잣대로 삼아 사고와 발상을 해서는 안 됩니다.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결사체를 형성하는 것이 기본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결사체가 꾸준하게 성장하고 발전한다면 다른 나머지 것들, 예컨대 담론시장 석권, 여론 형성 주도, 신당 창당 추진 등은 자연스럽게 현실화될 수가 있습니다.


공 : 소장님께서는 참여정부의 청와대에서 정책실장으로 활약했던 김병준 국민대학교 명예교수에 대해 그간 극찬을 아껴오지 않으셨습니다. 더욱이 두 분 간의 개인적 인연도 깊고요. 그런데 김병준 교수가 막상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자격으로 기성 정당에 들어간 다음에는 예전에 본인이 말과 글로 남들에게 주문했던 내용과는 정확히 정반대인 지리멸렬한 모습들만을 연달아 드러내고 있습니다. 문자메시지 해촉으로 귀결된 전원책 전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 위원과의 볼썽사나운 신경전과 샅바싸움은 그 압권이었고요. 불펜에서는 불같은 강속구를 선보였던 김병준 위원장은 왜 마운드에 서자마자 김대호의 소개와 추천이 무색하게도 형편없는 구위에 더해 걷잡을 수 없는 컨트롤 난조에까지 빠진 건가요?


김 : 제가 봐도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생각보다 못합니다. 저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고전하는 광경을 관중석에서 바라보면서 현실정치가 정말 어렵기는 어렵다는, 바둑이 훈수 둘 때와 직접 돌을 놓을 때는 완전히 딴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김병준 위원장에 대한 견해가 사전에 보낸 질문지에 이미 적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대호 소장이 이 질문에 대답할 때에는 평소의 그답지 않게 다소 신중한, 어쩌면 풀이 죽은 듯싶은 모습을 보였다. 김병준의 우왕좌왕과 실수 남발은 김대호에게조차 굉장히 당혹스러운 예상 밖의 사태전개였던 모양이다.


김 : 김병준 위원장은 저에게 타산지석의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제가 사람과 현실 앞에서 좀 더 겸허한 자세와 겸손한 태도를 갖도록 이끌어주는 반면교사 역할도 결과적으로 하고 있고요. 그럼에도 저는 평론가로서의 김병준이 내놓은 글들은 언제 봐도 참으로 빼어난 시사점과 통찰력과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는 데에는 추호의 의심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정치는 칼럼과 비평으로는 포괄할 수 없는 복합성과 난해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절충도 모색해야 하고, 타협도 도출해야 하고, 마케팅에도 능해야 합니다. 고려할 요소들도 부지기수인 영역이지요. 정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참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론을 강의하는 교수가 실제 현장에 가서 갈피를 못 잡는 건 별로 놀랍거나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정치학 교수가 현실정치에 입문한 후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사례가 이제껏 무척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그러한 유형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학자와 정치부 기자는 대한민국 정치권의 주요한 인력 공급원이었다. 당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부터가 과거 서강대학교에서 정외과 교수로 있었다. 정치가와 정치학자의 차이는 야구 감독과 야구 해설가의 차이점만큼이나 다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여담이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현직 야구 해설가인 허구연은 지금은 사라진 프로야구 청보 핀토스의 감독으로 취임했다가 부끄러운 연패 기록만 남긴 채 씁쓸하게 불명예 퇴진한 적이 있다.


공 : 김병준 위원장의 경우는 못해도 아주 심각하게 못합니다. 거기에는 그분이 신문칼럼을 통해 자신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을 엄청나게 높여놓은 탓도 큽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니까요. 그러기 때문에 “김병준은 다르다”는 소장님의 자신만만한 호언장담이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구단 관계자들이 매해 스토브 리그가 돌아올 때마다 외쳤던 “이번은 다르다”와 비슷하게 들리거든요. 제가 보기엔 김병준 위원장도 별로 다르신 게 없더라고요.


김 : 저도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볼 때마다 왜 저것밖에 못하는지 답답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은 제가 사석에서 만나는 기회가 있을 때 김 위원장에게 이런저런 조언과 제안을 했었습니다. (잠시 뜸을 들인 다음) 제 조언과 제안이 시원치 않기 때문인지, 아니면 세상이 제 상상과 예상보다 훨씬 더 복잡하기 때문인지 잘 안 되더라고요.


김대호 소장은 여기에서 주어가 없는 문장을 구사하는 이른바 ‘나경원 화법’을 구사했다. “잘 안 되더라고요”의 주어가 뭔지를 필자는 일부러 캐묻지 않았다. 착잡해진 표정의 그의 얼굴 위에는 그가 애써 살짝 감추어놨을 주어의 그림자가 이미 짙게 어른거렸기 때문이다.


나는 특정한 세대에 아부하지 않겠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은 정체성을 무기로 앞세우는 정치적 지대추구 집단에게 영합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전투적 의지를 보였다.

공 : 소장님께서는 정치학교를 설립하시겠다는 포부를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피력하셨습니다. 소장님께서 정치학교의 신입생 모집 대상으로 일차적으로 염두에 두고 계신 계층이 청년들일 텐데, 소장님께서 대북관계와 관련해 최근에 취하고 계신 논조와 입장이 태극기 부대로 오해를 살 수도 있거든요. 소장님의 포부와 스탠스가 마찰을 일으키지 않을까요?


김 : 저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소신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저는 청년이라든지, 유소년이라든지 하는 개념에 별다른 가치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공 : 나이는 자산도, 부채도 아니라는 뜻인가요?


김 : 현재의 586도 한때는 청년이었습니다. 그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변했느냐? (단호하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586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있습니다. 인간적 욕망의 크기도 작아지지 않았어요. 586들은 뒤죽박죽인 생각이 정리되지도, 세속적 욕망이 절제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대책 없이 나이만 먹어버린 셈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청년들은 저희가 청년이었을 때보다 여러 측면에서 열악한 조건에 직면해 있습니다.


공 : 구체적으로 어떤 면들에서 불리한가요?


김 : 첫째로 자신들을 대변하고 보호해줄 유력하고 효과적인 조직이 없습니다. 개별화되어 있어요. 둘째로 공적 가치를 위해 싸워본 경험이 적습니다. 개인적입니다. 대신에 장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견문이 넓다는 겁니다.


공 : 해외로 연수인지, 봉사인지, 여행인지는 무지하게들 많이 나가더라고요.


김 : 지식도 많습니다.


공 : 지식이라기보다는 기능이라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김 : 그렇지만 멘털(Mental)적 요소들에서는 저희 세대가 청년이었던 시절과 비교해 오늘날의 청년세대가 조금은 약한 인상을 줍니다.


공 : 사실 멘털 중의 멘털은 헝그리 정신인데 그 부분은 요즘 젊은 친구들이 아예 없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제가 꼰대라고 욕먹을 각오하고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사실 욕먹는 거 견디는 맷집도 아주 중요한 멘털인데. (웃음)


김 : 저희 시대에는 공심(公心)을 갖고서 불의한 권력과 싸우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비극적으로 희생된 인물들도 여럿이고요. 감옥에 갇히는 일쯤은 예삿일이었습니다.


공 : 그렇게 공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투쟁했던 세대가 사회의 중핵으로 진출하고, 권력의 주축으로 약진한 지금은 오히려 사람들이 더 사적 욕망을 좇는 데만 몰두하는 혼탁하고 이기적인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습니까? 여전히 박정희 탓하기, 전두환 탓하는 586들이 저한테는 너무나 비겁하고 비루하며 무책임하게 여겨져서요. 남 탓도 하루 이틀이죠!


김 : 586 세대가 21세기가 그들에게 부여한 시대적 사명과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한 이유는 사상과 이념의 빈곤, 조직과 교육훈련의 결함, 성찰과 반성의 결핍, 낮은 영성 등 다양한 요인들로부터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지금의 청년들은 현재의 기성세대인 586들의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기들 나름의 모순과 약점까지 떠안게 됐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어려운 처지에 있다고 저는 봅니다.


공 : 그럼 어디에서부터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할까요?


김 : 저는 “청년에게 희망을 걸겠다”는 것처럼 무책임한 말도 없다고 봅니다. 586 스스로가 희망을 만들어내야지, 왜 애꿎은 청년세대에게 엉뚱하게 짐을 지웁니까? 한번 더 말씀드리자면,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투철한 지성, 보편적 양심, 드높은 영성, 끊임없는 성찰과 반성이 핵심이지, 세대가 본질은 아닙니다. 그러기 때문에 저는 남녀노소를 특별히 구분해 역할을 나누고 싶지는 않습니다.


정체성의 정치는 정치적 지대추구 행위


공 : 특정한 연령대나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아부하거나 영합하지 않겠다는 말씀인가요?


김 : 저는 세대담론을 거부합니다. 지역담론도 거부합니다. 그리고 남성과 여성을 편 가르기 하는 성담론도 거부합니다. 단적으로 여성 정치인들이 많아졌다고 해서 우리나라 정치가 발전했나요?


공 : 기존의 바지 입은 막말꾼과 저격수 대열에 치마 입은 막말꾼과 저격수들만 신규로 추가됐습니다.


김 : 지역 인재들이 늘었다고 해서 권력이 분산되고 사회가 평등해졌습니까?


공 : 지방 출신들이 서울 강남에 더 목을 매더라고요. 저는 이언주 의원의 다른 얘기들을 다 쓸데없는 객담으로 치부해도 “이낙연 국무총리는 호남총리가 아닌 강남총리”라는, 이 의원의 날선 질타에만큼은 백퍼센트 동의하고 있습니다.


김 : 저는 ‘정체성의 정치’에 매우 회의적입니다. 정체성의 정치는 정치적 지대추구 행위를 정당화하는 논리일 뿐입니다.


정체성의 정치는 일종의 정치적 지대추구 행위에 불과하다는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의 탁견과 일갈에 나는 무릎을 쳤다. 특정한 정체성을 가졌다는 사실이 한 인간의 삶에 마이너스도, 플러스도 되지 않는 사회가 진정한 공정사회일 터이기 때문이다.


공 : 저는 86세대 혹은 586 세대는 세대적 정체성을 내세워 한국 사회의 모든 부분과 층위에서 가장 지능적이고 집요하게 지대추구를 해온 무리들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이제 다 나이 50이 넘었습니다. 조만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일제히 환갑잔치를 치를 예정입니다. 그럼에도 소장님께서는 그 문제 많고 위선적인 팔육이들이 과격하고 급진적이라고 성토해오셨거든요. 저와는 정반대 의견을 개진하신 겁니다. 왜냐면 제가 판단하기에 586들은 정말 지독할 정도로 안정희구 성향에 물들었습니다. 옛날 5공 시대 때 독재자 전두환이 텔레비전 뉴스에 출연해 수시로 입에 올렸던 ‘안정희구 세력’의 몸통이자 범털이 된 거죠. 586들을 보면 참으로 가관인 게 꼰대근성 심하고, 공짜 좋아하고, 내로남불 습관에 심각하게 중독됐습니다. 그럼에도 21세기 한국사회 최고최강의 안정희구 세력을 과격하고 급진적이라고 규탄하는 게 오히려 그들에게 면죄부나 알리바이를 제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소장님께서는 해보셨는지요?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런 방식으로 자신들을 공격해주는 김대호가 한마디로 “땡큐!”거든요.


김 : (약간 기분 나쁜 듯이) 그건 완전히 왜곡된 거예요. “과격하다”는 소리는, “급진적이다”란 비난은 외려 저 김대호가 듣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제가 듣는 욕입니다. 저는 586들을 향해서 기득권이라고, 시대착오적이라고, 화석이 됐다고, 무지몽매하다고 비판해온 사람입니다. 저는 그 사람들을 과격하고 급진적이라고 비판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반대로 저를 겨냥해 과격하다고, 급진적이라고 비아냥대는 경우가 많았지요.


공 : 그럼 이렇게 규정할 수가 있겠네요. “김대호는 중년 급진이다”라고. 또는 “김대호는 장년 과격이다”라고요. (웃음)


김 : 제가 2007년 중반에 펴낸 책인 「진보와 보수를 넘어」에서는 저의 노선을 “전투적 중도주의”라고 형용한 바가 있습니다. “급진 중도”라는 표현도 등장하고요.


김대호 소장의 이 용어를 듣자마자 나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기습적으로 내놨다가 전격적으로 철수시켰던 “극중주의”라는 개념이 연상되었다. 안철수 전 대표와 다르게 김대호 소장은 자신이 창안한 개념을 철회할 의사가 전혀 없어 보였다. 사실, 김대호의 성정에 제일 맞지 않은 일이 다름 아닌 ‘간보기’이다. (⑤편에서 계속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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