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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김어준을 학습하라 - 당돌함의 이준석이냐, 노회함의 김어준이냐 ②
  • 기사등록 2021-08-16 18: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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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영악한 생존전략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메신저에서 플랫폼으로의 도약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사진 김한주 기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나라와 인민에 대단히 해로운 인물이 되었음은 그의 열혈 추종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미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권 사람들을 중심으로 내로라하는 권력자들이 자식 결혼식 앞두고 궁합 맞춰보려는 재벌가 사모님 용한 점집 드나들듯 김어준을 끊임없이 찾고 있다. 정확히 표현하면 김어준을 사용하고 있다. 그들에게 김어준이 바람직한 존재는 아니되 요긴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지금의 집권세력에게 김어준은 일종의 필요악인 셈이다.

 

김어준은 영악한 인간이다. 그는 문재인 정권 사람들이 자기를 찾아오는 동기가 순전히 이해타산에 기초한 이기적 목적에 있음을 명확히 간파하고 있다. 정부여당 사람들이 면전에선 ‘김어준 만세!’를 외치지만, 등 뒤에서는 그에게 마구 침을 뱉고 있음을 노회하고 눈치 빠른 김어준이 모를 리 없다.

 

이 도착적이고 자아분열적인 대목에서 김어준이 선택한 생존전략은 사람들이 자기를 진심으로 좋아하도록 이끄는 게 아니었다. 여권 인사들이 뒤편에서 그를 뭐라고 비난하고 중상하든 이에 개의치 않고 그들이 결국에는 김어준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게끔 스스로의 이용가치와 정치적 효용성을 부단히 높이는 길이었다. 김어준이 같은 진영 사람들의 논박과 공격에 일일이 대응했다면 지금쯤 김어준 총수는 대다수 평범한 문빠들처럼 포털사이트 같은 곳에서 댓글이나 열심히 달고 있는 비루하고 한심한 처지를 면하지 못했으리라.

 

김어준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이들의 전언에 의하면 총수는 실제로는 일반 대중의 예상과 달리 자기의 주장을 그리 적극적으로 수다스럽게 펴지는 않는다. 그는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문제와 화두를 선제적으로 제기한 다음 상대방의 논리와 견해를 참을성 있게 듣는 태도를 꾸준히 유지해오고 있다. 그 천하의 악명 높은 김어준마저 알고 보면 남의 생각과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가 은근히 몸에 깊숙이 배어 있다고 하겠다.

 

물론 김어준 또한 발끈하는 경우가 있다. 누군가 그의 역린을 건드렸을 때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 중인 박용진 의원이 그를 꼰대라고 부르자 김어준은 히스테리에 가까울 지경으로 몹시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다.

 

왜냐? 총수에게 명랑한 창의적 발상과 발랄한 진취적 기상이 진즉에 철저히 고갈됐다는 부분이야말로 김어준이 무척이나 뼈아프게 생각하는 지점인 까닭에서였다. 순전히 우연의 소치겠으나, 박용진에게 급소를 갑자기 냅다 걷어차인 형국이니 화들짝 놀란 김어준이 요란하게 비명을 지른 건 너무나 당연한 노릇이었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김어준이 오죽 분하고 약이 올랐으면 해당 논란이 등장하는 동영상 장면을 나중에 완전히 들어냈겠는가? 모든 검열과 삭제에 반대한다는 창간정신을 표방하며 딴지일보를 출범시킨 어제의 참신한 선구자 김어준이 오늘은 손에 가위를 들고 직접 가위질에 나선 구태의연한 위선자가 돼버린 김어준판 내로남불의 압권이었다.

 

이준석, 뗏목을 짊어지고 산에 오르다

 

허나 김어준은 이준석에 견주면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유연하고 넉넉하다. 펀치력을 기준으로 계량한 김어준과 이준석의 차이가 무함마드 알리와 장정구의 차이라면, 맷집을 잣대로 평가한 김어준과 이준석의 격차는 현대차와 미국 M1 에이브람스 탱크의 격차이다.

 

김어준은 독자적 메시지를 좀처럼 생산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네이버에 비견된다. 그러나 독자적 기사를 전연 내보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네이버는 지금 이 순간 남조선의 언론시장을 대표‧제압‧평정한 최강‧최대‧최악의 언론사로 군림하고 있다. 이제는 조선일보가 아니라 네이버가 정권의 향방과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시대이다.

 

반면, 이준석은 밤새워 자체 기사를 부지런히 작성하는 마이너 언론매체로의 비유가 가능하다. 그런데 작은 온라인 언론사들은 아무리 근면성실하게 기사를 만들고 뿌려도 세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가 매우 어렵다. 권력이 오래전에 매체 곧 메신저로부터 포털, 즉 플랫폼으로 넘어간 탓이다.

 

김어준 총수는 그의 이익과 입맛에 부합하는 남들의 메시지와 콘텐츠를 탑재‧증폭‧유포시키는 역할을 게걸스럽게 수행해가는 과정에서 힘을 얻고 세를 키웠다. 이준석 대표는 메신저에서 플랫폼으로의 과감하고 획기적인 업그레이드가 화급하게 요구되는 절체절명의 변신의 시점에 그가 마침내 이르렀음에도 종전처럼 자기 메시지를 생산하는 일에만 여전히 골몰하고 있는 인상이다.

 

이준석은 기민하고 재치 있는 메신저로서의 성과와 능력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제1야당의 당대표로 선출되었다. 김어준 역시 논객으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이준석 부럽지 않는 기민하고 재치 있는 메시지 생산자로 크게 이름을 날리며 각광을 받았다.

 

그렇지만 김어준은 메신저에서 플랫폼으로 도약ㆍ웅비할 최적의 시기가 도래했다고 판단한 순간 최초의 성공을 안겨준 논객이라는 뗏목을 주저 없이 불태워버렸다. 당대표로 선출되자 그 즉시 내버렸어야만 할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뗏목을 등에 고집스럽게 짊어지고서 산에 오르려 애쓰다가 급속히 진이 빠지고 있는 이준석과는 극단적 대조를 이루는 광경이다. (③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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