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정지호 기자
서영교 위원장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원 지사 발언 중 ‘태어나 보니 일본식민지의 신민으로 살았다’라는 표현의 부적절성을 제기했다. (사진=서영교 의원실)
지난 20일 국정감사장에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광복절 75주년 경축식에서 있었던 발언에 대해 의원들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먼저 이형석 의원은 원 지사가 2005년 대표 발의한 ‘일제강점하 민족차별옹호 행위자 처벌법'에서 제안했던 입장과 지금의 입장이 다른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원 지사는 "(김원웅 광복회장의 발언과 관련해) ‘역대 21대 육군총장 모두 친일파 옹호한 앞잡이다’등은 제가 아는 역사적 팩트와도 전혀 다르다”라고 주장하며 반박했다.
이어서 서영교 위원장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원 지사 발언 중 ‘태어나 보니 일본식민지의 신민으로 살았다’라는 표현의 부적절성을 제기하며, “‘신민’이라는 표현을 우리 스스로 쓰는 것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원 지사는 이를 인정하며 “동의합니다. 워낙 즉흥적으로 얘기하다 보니까”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영교 위원장이 “만주토벌대가 되어서 우리 독립군을 토벌했던 군인들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단죄 받아야 되는 인물로 정리해야 된다”고 재지적한 것에 대해 원 지사는 “1934년 이후에는 독립군 만주 토벌 자체가 없습니다. 역사를 공부해 보면 그게 다 나오는 사실이거든요. 34년 이후에 일본 육사에 들어간 사람들 보고 독립군 토벌대라고 하는 것은 역사의 기초 사실조차도 안 본 분들입니다. 저만큼 공부를 안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영교 위원장이 국사편찬위원회 등 자료에 의거해 역사적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1934년 전후 만주에 있던 독립군‧항일세력 토벌은 관동군을 포함한 일제의 업무 중 하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들에게 협조한 일부 전향한 조선인들 역시 수많은 양민들에게 피해를 주었다.
역사적 사실 확인 결과를 토대로, 서영교 위원장은 원 지사에게 유감을 밝히며, “1934년 전후, 독립군 등 만주에 있었던 항일세력 토벌은 관동군의 중요 업무 중 하나였다. 또, 1936년에 조직된 조국광복회는 보천보전투를 통해 항일투쟁을 전개했다. 1938년 만들어진 간도특설대는 우리의 조선항일세력 토벌에 적극 참여했으며, 여기에는 전 육군참모총장이 속해 있었다. 이와 같이 독립군과 항일 투사들에 대한 토벌은 우리의 아픈 근대사에 계속 등장한 것”이라고 밝히며,
“일제 관동군이 많이 주재했던 당시 만주국에서 독립군 등 항일세력에 대한 토벌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제의 식민 지배 논리를 인정하는 것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잘못된 발언”임을 지적했다.
이형석 의원 역시 22일 국감장에서 원 지사를 향해 “제가 아는 역사 상식으로는 1937년까지도 만주에서 독립군들이 활동을 했다. 37년에 팔로군이 창설될 때에도 팔로군과 노선은 달리하지만 항일투쟁을 위해서 팔로군에 함께 독립투쟁을 하거나 또 팔로군에 소속돼서 싸웠던 독립투사들이 있다”고 강변했다.
서영교 위원장은 “물론, 어쩔 수 없이 일제에 의해 군인이 된 경우 그 처지를 이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우리 조선인들이 중심이 된 항일세력을 처단하는 관동군에 자발적으로 들어가 복무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역사적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입장을 밝히며, "올바른 역사인식은 대한민국 정치인의 기본자세이자 신념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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