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공무원 연금개혁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국가적 소득은 우리 사회가 향후 구조개혁이 필요할 경우 동원할 수 있는 사회적 대타협의 틀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비록 공무원 연금개혁이라는 과제는 좌초됐지만 이 사회적 대타협의 틀의 역사적 의미와 성과까지 축소되거나 포기되서는 안된다. 공무원 연금개혁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놓고서도 유체이탈식 화법으로 일관한 청와대, 뒷북 뒷짐 대응의 무책임한 관계부처, 정치력을 상실한 여당 등이 혼란에 빠지면서 공무원 연금개혁이 좌초됐지만 사회적 대타협의 틀과 정신은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만약 여기서 이 사회적 대타협의 틀마저 포기한다면 소잃고 외양간까지 잃는 격이다.
사실 이 사회적 대타협의 틀은 무책임하고 무능한 정부의 공백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말로만 공무원 연금개혁을 해야한다면서 단 한번이라도 이 문제에 대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본 적이 없는 대통령이나 정부가 한가하게 남의 탓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이다. 새누리당 역시 어렵사리 마련됐고 향후 우리 사회의 구조개혁 틀로 작동하게 될 사회적 대타협의 틀을 준수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정부 여당은 연금개혁 합의 파기와 약속 불이행에 대해 책임지는 한편 사회적 대타협의 틀로 다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
2015년 5월9일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부대변인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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