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민호 기자
국민통합위원회 이석연 위원장은 11일 서울정부청사에서 ‘국민통합을 위한 5대 사회갈등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국민 92.4%가 보수-진보 간 정치 갈등을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70.4%는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통합을 위한 5대 사회갈등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2025년 11월 28일부터 12월 2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7,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다. 정치·이념, 양극화, 세대, 젠더, 지역 등 5대 사회갈등에 대한 인식·정서·행동을 종합 분석했다.
조사 결과 정치 갈등은 ‘심각하다’는 응답이 92.4%로 가장 높았고,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갈등으로도 59.5%가 정치 갈등을 꼽았다. 정치 갈등은 인식(90.6%), 정서(81.3%), 행동(71.1%) 지표 모두에서 가장 높은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어 소득계층 갈등(77.3%), 세대 갈등(71.8%), 지역 갈등(69.5%), 젠더 갈등(61.0%) 순으로 나타났다.
갈등을 접할 때 느끼는 감정은 분노(26.6%)가 가장 많았고, 혐오(22.0%), 슬픔(16.4%)이 뒤를 이었다. 여성은 전반적으로 갈등을 더 심각하게 인식했으며, 18~29세는 젠더 갈등(75.5%)을 상대적으로 높게 인식했다. 70대 이상은 지역 갈등을 시급 과제로 꼽은 비율이 높았다.
그럼에도 응답자 10명 중 7명(70.4%)은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남성(76.1%)이 여성(64.9%)보다 대화 의향이 높았고, 연령이 낮을수록 의향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사회갈등 완화를 위해 통합위가 우선해야 할 역할로는 ‘공론장·국민소통의 장 마련’이 38.0%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갈등 해결을 위한 조사·연구(20.1%), 국민 참여형 캠페인 및 공모사업(17.1%), 정부 정책 자문(15.7%) 순이었다.
이석연 위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보수-진보 갈등이 여전히 가장 심각하게 인식되고 있지만, 동시에 국민 다수가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해 대화할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은 갈등을 그저 덮어달라고 하지 않았다. 갈등을 말할 수 있는 자리와 구조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모으고 사회적 대화를 설계하는 ‘국민 대화기구’로서 역할과 사명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s://paxnews.co.kr/news/view.php?idx=58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