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임지민 기자
서울역사박물관 분관인 한양도성박물관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기획전시 ‘한양도성 훼철, 한양의 경계를 허물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내년 3월 8일까지 한양도성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광화문, 일제 강점기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도읍 방어를 위해 축조한 한양도성은 총 길이 약 18.6km에 달하며 8개의 성문과 2개의 수문을 갖췄다. 그러나 러일전쟁 승리 이후 본격화된 일본의 내정 간섭과 식민지 통치 과정에서 성벽과 성문은 차례로 훼철됐다.
1907년 설치된 성벽처리위원회는 숭례문, 흥인지문 인근의 성벽 철거를 결정했고, 1910년 강제병합 이후 도성은 일본의 도시계획과 식민통치 시설 조성으로 급격히 사라졌다.
특히 1915년 도로 확장을 이유로 철거된 돈의문은 목재가 경매로 205원 50전에 팔리고 석재는 도로공사에 사용되며 역사 속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울시 복원 도면과 근대 사진, 전문가 자문을 반영해 제작한 1:25 축척의 돈의문 모형을 처음 공개한다. 이는 1899년 전차 선로가 설치되기 전 모습을 기준으로 제작돼 사라진 성문의 구조와 형태를 관람객이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전시는 ‘한양도성 훼철의 시작’, ‘식민통치를 위한 도시계획’, ‘도성 위에 세워진 시설물’, ‘경계가 허물어진 한양’ 등으로 구성됐다. 한양도성이 허물어진 자리에 세워진 조선신궁(1925년), 경성운동장(1925년), 경성측후소(1932년) 등 식민통치 시설물의 흔적과 더불어, 혜화문과 광희문이 관리 부재 속에 철거된 과정도 전시물로 확인할 수 있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한양도성 훼철의 역사를 다시 되새기고, 도성의 역사적 가치와 보존의 의미를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근대기 사진, 신문, 지도, 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한양의 전통적 공간체계가 무너지고 식민 도시 서울로 변모한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관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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