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국민의힘은 ‘미래통합당 시즌 2’로 폭주하는 중
공희준(이하 공) : 유승민을 모질게 핍박하는 국민의힘은 황교안 체제의 미래통합당을 방불하게 하는 수구꼴통 정당으로 전락할 게 확실시됩니다. 수구꼴통으로 퇴행한 국민의힘을 유승민 지지자들이 변함없이 계속 지지할 수 있을까요?
유시진(이하 유) : 유승민 전 의원은 국민의힘에 머물고 있는데, 유 전 의원의 소속 정당이 자유한국당 시절로 역주행하는 상황에서 유승민 지지자들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정치 고관여층과 정치 고관여층이 아닌 분들의 선택이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고관여층이 아닌 분들은 정치에 아예 관심을 끄시겠죠. 또는 뉴스에서 정치에 관련된 소식이 나오면 신나게 욕하는 정도가 전부일 테고요.
공 : 정치 고관여층의 경우에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유 : 어떤 분들은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당에 남아 구태 기득권 세력과의 투쟁을 끈질기게 이어가겠죠. 다른 어떤 분들은 처음부터 새판을 짜겠다는 결심으로 현재의 국민의힘 체제가 완전히 무너질 때까지 방관자적 자세를 취하며 때를 기다리고요.
공 : 유시진 위원께서는 어떠한 진로를 선택하실 작정입니까?
유 : 유석열 대통령과 윤핵관들은 유승민의 손과 발을 완전히 묶어둔 상태에서 본인들의 기득권 챙기기에 혈안이 된 모습들입니다. 정신을 아직 못 차렸다는 증거입니다. 그분들을 각성시키려면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기는 합니다.
공 : 충격요법 중에서 최고는 역시나 사랑의 매입니다.
유 : 우리나라 유권자들은 기득권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정치인과 정당을 가차 없이 심판해왔습니다. 저는 국민의힘이 극우화의 길을 지금처럼 고집한다면 내년도 총선에서 개헌 저지선마저 간당간당한 국회 의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공 : 100석 안팎이겠네요?
유 : 2020년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황교안 체제의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 의석까지 포함해 겨우 103석을 획득했었습니다. 국민들로부터 그렇게 세게 철퇴를 맞고도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해롱거리고 있으면 한번 더 맞아야죠.
공 : 민심의 철퇴를?
유 : 예. 두 번째로 철퇴를 맞을 때는 개헌 저지선조차 붕괴할 수 있습니다. 개헌까지 가능한 절대다수 의석을 국회에서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이 얌전히 가만 있겠습니까? 대한민국의 국가체제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데 나설 게 명약관화합니다.
공 : 그걸 운동권에서 애용하는 사회과학적 용어로 ‘총체적 변혁’이라고 일컫습니다.
유 :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에서 자신들이 미처 마무리 짓지 못했던 일을 완성시키려고 작심하고 달려들 게 뻔합니다. 개헌이 그러한 일련의 과정의 중대한 시발점이 되겠죠.
공 : 국민의힘이 망하는 건 부차적 문제고 진짜 큰일은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덕분에 완벽히 부활당하는 사태가 되겠네요.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권 덕택에 기사회생을 당했던 것처럼요.
유 : 저는 무엇보다도 헌법을 자기들 맘대로 주무를까 봐 그게 걱정이 됩니다.
공 : 더불어민주당은 5년 단임제의 현재 헌정구조를 그렇게까지 악착같이 고치려는 마음이 없습니다. 당장 이재명 대표부터가 대통령 자리가 바로 눈앞에서 아른거리고 있거든요. 이재명이 굳이 애써서 대통령 중심제에 변화를 주려고 할 이유와 필요가 없지요.
유 : 이재명 대표는 본인이 다음번에는 대통령에 당선될 거라는 확신이 강하기 때문에 대통령 중심제에 손을 대는 대신 대통령 임기를 연장하는 방향으로 헌법을 수정하려고 하겠죠. 이를테면 4년 중임제 같은 방향으로요.
공 : 지금 민심이 진심으로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유승민이 당대표가 되지 못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영체제로 꾸려지는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강신업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문화방송 기자가 들어올 지경으로 여당이 수구반동적인 극우정당으로 퇴락해버리는 사태입니다.
유 : 강신업 변호사와 김세의 전 기자가 최고위원에 선출될 만큼 망가졌다면 당이 분당이 되겠죠. 극우 유튜버들이 지도부에 입성한 정당에 어느 정신 멀쩡한 사람이 남아 있으려고 하겠습니까?
공 : 용산 대통령실은 강신업과 김세의, 그리고 신혜식의 국민의힘 지도부 가세를 오히려 뜨겁게 환영할 것 같습니다. 윤심이 확실하게 관철되는 당이 드디어 탄생했다고요. 윤석열 대통령이 세간에 알려진 것보다는 아주 많이 수구꼴통이십니다. 무지하게 권위주의적이기도 하고요. 제가 가진 척도로는 그렇습니다. 국민의힘은 언제나 상상 이상을 보여주는 정당이었습니다. 야밤인 새벽 3시에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당대표를 폭력적으로 몰아내는 당이잖아요. 강신업과 김세의와 신혜식이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한 자리 차지하는 것쯤이야 이준석 숙청에 견주면 아무 일도 아닙니다.
이준석과는 함께 가도 안철수와 같이하기는 어려워
인터뷰는 이준석 전 대표의 거취와 진로에 관한 부분으로 마침내 넘어갔다. 유시진 상임위원은 이준석 대표와 관련된 내용을 말할 때는 필자의 관점에서 판단했을 때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시종일관 견지했다.
공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입니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선 두 사람이 밀접한 공조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고 있습니다. 유승민과 이준석은 여전히 공동운명체인가요? 아니면 이제는 서로 독립된 별개의 정치적 행위자인가요?
유 :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는 여태껏 단 한 번도 수직적이고 종속적인 관계였던 적이 없습니다. 이준석이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할 무렵부터 두 사람은 대등하고 수평적 관계였습니다.
공 : 유승민과 이준석의 관계를 윤석열과 윤핵관들의 관계인 오야붕과 꼬붕 관계로 파악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시네요?
유 : 예, 그렇죠. 유승민도, 이준석도 각자만의 고유한 기반과 영역과 지평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찰떡궁합을 이루는 동지적 관계로 비친 까닭은 유승민과 이준석이, 이준석과 유승민이 지향하는 목표와 가치관이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데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쟁점과 현안들에서 둘의 의견이 매번 일치할 수는 없겠죠. 더군다나 이준석은 당대표가 설령 유승민이라고 하여도 자신의 기준에서 판단하기에 당이 하는 일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상황에는 당대표 유승민을 향해 분연히 “No!”라고 말할 인물입니다.
공 : 그런 상황이 빚어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내부총질’이라고 짜증 나는 투로 비난했죠. 윤 대통령이 다른 생각을 용인하지 못하는 속 좁고 편협한 성정임이 백일하에 여지없이 드러났습니다.
유 : 제가 확실하게 단언할 수 있는 사항은 유승민 당대표 체제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의 비중과 역할이 엄청 막중하게 증대할 거라는 점입니다.
공 : 유승민이 당대표로 선출되어야 이준석의 완전한 명예회복, 즉 복권이 실현된다는 뜻이네요.
유 : 저는 이준석 대표의 명예회복은 이미 이뤄졌다고 생각합니다. 단적으로, 경찰에서 이준석 대표의 이른바 성상납 혐의에 무혐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공 : 검찰과 경찰 모두 이준석을 어떻게든 궁지에 빠뜨리려고 눈에 불을 켰을 텐데, 결과적으로 이준석 전 대표만 대단히 비열하고 음흉한 모략과 음해의 희생자가 돼버렸습니다.
유 : 이준석 전 대표에게 징계처분을 내린 이유 중 하나가 이 전 대표가 법원에 항소를 제기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27조 ①항에는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백하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억울한 일을 겪었을 때 법원에 가서 구제를 호소할 권리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언성을 높이며) 국민이 헌법에서 규정하고 보장된 기본권을 행사했다고 징계에 회부한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민주공화국입니까? 중국 같은 공산당 일당독재 국가지!
공 : 대한민국에 공산당은 없어도 윤산당은 있습니다, 윤상당 당사는 저기 용산 삼각지에 위치해 있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유 : 그건 너무 발언수위가 높아서. (웃음)
공 : 유승민 전 의원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한 바른미래당을 창당하며 안철수 의원과 한 배를 탔었습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안철수와 유승민 모두에게 상처와 환멸만 잔뜩 안겨준 실패한 정치실험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영원한 동지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는 게 현실정치의 세계입니다. 유승민과 안철수가 다시 손을 잡는다면 어떤 계기로 잡게 될까요?
유 : 정치인 혹은 정당 간의 연대와 공조는 공동의 가치와 목표가 전제될 때라야 성사되고 유지될 수가 있습니다. 관건은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 사이에 그와 같은 공동의 가치와 목표가 지속적으로 존재하느냐에 있습니다. (분명한 어조로) 제가 평가하기에는 없습니다.
공 : 유승민과 안철수가 개인 차원에서 궁합이 맞고 맞지 않고를 떠나 기본적으로 둘 간에 정무와 정책 양면 모두에서 아무런 공통분모가 없다는 답변인가요?
유 : 예, 그렇습니다. 딱히 존재하지를 않아요. 개별적이고 부분적 사안에서 잠시 공감대를 형성할 수는 있겠죠. 그러나 장기적 협력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공 : 핵심적 이유가 뭔가요?
유 : 안철수 의원은 본인이 리더가 되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입니다. 우두머리가 되고 싶은 건 자연스러운 인지상정입니다. 모든 인간이 가진 보편적 욕망이에요. 안철수 대표는 크고 작은 문제를 가리지 않고 자신이 쥐락펴락해왔습니다.
공 : 영원한 비대위원장으로 불리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안철수 대표를 “상의 따로, 결정 따로 하는 사람”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었습니다. 김만흠 전 입법조사처장이 최근에 펴낸 「포퓰리즘의 정치전쟁」이란 제목의 책에 정식으로 기재된 내용입니다. 왜냐면 안철수 대표의 근본적 정체성은 ‘안사장’님이거든요. 모든 주도권과 결정권을 사장이 행사하는 중소기업 경영자요.
유 : 안철수 의원이 정치에 입문한 이래도 거뒀던 최고의 성공이자 최대 성과물은 2016년 4월 실시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당을 창당해 38명의 국회의원을 탄생시킨 일이었습니다. 저는 안 의원이 국민의당을 원내 제3당의 교섭단체로 만들어냈던 종전의 성과를 능가할 만한 결실을 한국 정치권에서 앞으로 일궈내기는 힘들 거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냉정히 평가하자면 국민의당의 원내 3당으로의 약진은 오롯이 안철수 개인의 능력만으로 성취한 업적이 아니었습니다.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같은 내로라하는 호남 지역 중진 정치인들의 합류와 참여가 국민의당 돌풍에 크게 기여했었습니다.
공 : 그렇지만 정작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대선 실패와 국민의당의 와해의 주요한 책임이 호남의 올드보이들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 : 그분들이 안철수 의원을 협박해서 국민의당에 들어온 건 아니지 않습니까? 안철수가 공들여 영입한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⑤회에서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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