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윤석열의 이기적인 놀부 심보
윤석열 대통령의 브레이크 없는 폭주가 계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폭주는 민심의 여망이 철저히 배제된 그들만의 체육관 전당대회를 현재의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기어이 강행하려는 사태에서 화룡점정을 찍고 있다.
당대표 선출을 포함한 정당의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정당의 당원들만이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원칙적 사항이 있다. 전당대회 준비 및 개최에 들어가는 돈을 비롯한 정당의 모든 운영비용은 당원들이 납부하는 당비로만 충당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탐욕스럽기 짝이 없는 놀부 심보의 극치를 드러냈다. 그는 윤핵관으로 불리는 자신의 심복들을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집합시켜 차기 당대표 선정에 당원들만이 참여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지시했다. 반면, 전당대회에 소요되는 일체의 제반 비용을 당원들이 갹출하는 당비로만 오롯이 조달해야 마땅하다는 부분에 대해선 일언반구조차 없었다. “당의 권력은 사유화하고, 당의 재정적 부담은 국고보조금으로 공영화하겠다”는 게 대통령 윤석열의 영악한 셈법인 셈이다. 이기적이어도 너무나 이기적인 계산법이라고 하겠다.
손흥민 선수가 이번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보여준 가면 투혼은 수많은 국민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팀 선수들의 메시지로부터 국민들은 경제위기와 안보위기가 동시에 도래한 작금의 복합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찬 자신감과 긍정의 에너지를 충전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한때 가면을 쓰기는 썼었다. 그는 ‘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란 익명의 가면 아래 교묘하고 노회하게 숨어 국민의힘의 당무 전반에 시시콜콜 관여하고 개입했다.
윤석열은 김은혜 현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을 이른바 자객공천을 함으로써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할 당시부터 그와는 껄끄러운 관계에 놓였던 유승민 전 의원을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탈락시켰다. 당권 장악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이준석 대표는 강용석과 이봉규 부류의 극우상업 저질 유튜버들과 강신업 변호사 같은 윤석열판 서북청년단을 잇달아 앞세워 우격다짐으로 쫓아냈다. 윤석열이 익명의 가면을 쓰고서 암약 아닌 암약을 하는 동안 국민의힘은 변화의 혁신의 기운이 완전히 거세된 시대착오적 로봇 여당, 거수기 여당, 고무도장 여당으로의 퇴행을 속절없이 거듭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원들만이 당대표 경선 투표에 참여하는 전당대회를 고집하는 명분으로 정당민주주의의 복원과 정상화를 부르짖고 있다. 한마디로 삶은 소대가리가 앙천대소할 궤변이다. 정당민주주의는 일정한 이념과 노선을 오랫동안 공유해온 다수의 당원들이 존재한다는 전제 위에서만 그 성립과 유지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국민의힘 안에 무슨 철학이 있고 가치가 있나? 공천권으로 대변되는 각종 이권과 권력을 겨냥한 적나라한 욕망이 당을 그럭저럭 억지로 지탱시켜왔을 뿐이다.
더욱이 정당민주주의가 정착된 그 어느 정당도 반대편 정권의 검찰총장을 황급히 빼와서 자당의 대통령 후보로 옹립하거나 총리 후보자로 출마시키지는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당민주주의의 실현을 향한 약간의 진정성이라도 있었다면 그는 국민의힘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대선경선에 뛰어들었어야만 옳았다.
왜냐? 검사 윤석열이 모질고 혹독한 수사로 기소해 차례로 감옥에 보낸 전직 대통령들인 박근혜와 이명박 전부 국민의힘의 전신을 이루는 정당 소속으로 대선에 입후보해 당선된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정당민주주의에 관해선 윤석열 대통령은 단 한 글자도 입 밖으로 발설한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까닭이다. 더군다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유들 가운데 하나가 여당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죄목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미구에 자기에게 정통으로 돌아올 부메랑을 던져도 지나치게 힘차게 던졌다.
대통령 윤석열에서 성주(城主) 윤석열로
필자는 윤석열이 박정희의 공화당 사례나 전두환의 민정당의 경우처럼 반민주적인 체육관 선거를 통해 허울뿐인 허수아비 지명직 당대표를 국힘의힘의 명목상의 차기 당수로 앉히는 데 어렵지 않게 성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권력 앞에서는 한없이 비굴해지는 게 대한민국 보수정당의 유구한 전통이었다. 권성동ㆍ윤한홍ㆍ이철규ㆍ장제원ㆍ정진석 등속의 지방토호 출신 구태 기득권 정치인들은 권력 앞에서 비굴해지기로는 한결같이 빼어난 경쟁력을 과시해온 인사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켕기는 구석이 있는지 윤 대통령 주변에서는 수도권 지역에서의 득표력이 있는, 중도층의 민심에 호소할 수 있는, 2030 청년세대들에게 말발이 서는 당권주자가 다음번 당대표로 뽑혀야 한다고 겉으로나마 떠들어대고 있다. 문제는 윤석열은 물론 그를 철통같이 에워싼 윤핵관들의 낡고 칙칙한 면면을 고려한다면 수도권 주민들이, 중도 성향 시민들이, 젊은 MZ 세대 유권자들이 2024년 4월에 치러질 제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할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다.
혹여 윤석열 대통령이 그의 수하들을 모조리 이끌고 국민의힘을 자진 탈당한다면 여당에게 조금의 승산이 생길지 모른다. 허나 공정하지도 않고 상식적이지도 않은 지금의 윤석열에게 그와 같은 기대를 거느니 우루과이의 악동 수아레스가 가나 축구팬들에게 그간의 만행과 망언을 진솔한 자세로 공개사과하기를 바라는 게 차라리 나을 듯싶다.
길을 내는 자는 흥하고, 성을 쌓는 자는 망하기 마련이다. 2차 세계대전의 서전 단계에서 독일과 프랑스의 승패는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결판난 상태였다. 전전(戰前) 기간에 독일은 새로운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을 닦는 공사에 나섰고, 프랑스는 독일과의 국경선에 현대판 만리장성일 마지노선을 건설하는 일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부지런히 성을 쌓는 중이다. 윤석열의 권력을 지키려는 목적의 성이자, 그를 옹위하는 구시대 정치인들의 기득권을 유지시켜주려는 용도의 성이다. 그가 쌓은 성들 중에는 여러 가지 불미스런 범죄의혹에 휩싸인 배우자와 장모를 보호하려고 급조한 성까지 있다.
공정과 상식의 시대정신을 배반하고, 국민들이 염원하는 통합과 협치의 사명을 헌신짝처럼 방기해버린 윤석열 대통령이 쌓은 성들은 민심의 분노와 역사의 심판 앞에서 과연 얼마나 버틸 있을까? 그가 쌓은 성들이 내후년 봄 모래성 같이 허망하게 무너져 내릴 때 그 돌더미에 애먼 사람들이 다치는 불상사만은 부디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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