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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의 대선행보 이제부터 시작이다 - 윤석열과 김문수의 브로맨스에 담긴 뜻은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2-10-18 01: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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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풀가동 김문수


김현정 뉴스쇼에 출연한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의 행보는 대선캠페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미지는 경사노위 누리집 대문에 걸린 김문수 동정)

벤치 클리어링의 최강자. 필자는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약칭 ‘경사위’) 신임 위원장을 이렇게 호칭하고 싶다. 양 팀 선수들이 모두 일제히 덕아웃에서 뛰쳐나와 물리적으로 대치ㆍ충돌하는 상황에서 김문수의 정치적 존재감은 언제나 최고로 빛을 발해왔기 때문이다.

 

김문수 위원장은 우리나라 제도정치권을 대표하는 투지 넘치는 허슬 플레이어이다. 세월을 과거로 소급하면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총재로 군림하던 민주자유당에 전격 입당한 일을 계기로 현실 정치인으로 변신하기 훨씬 이전 시절부터 선명하고 견결한 강경파였음이 확인된다. 수배와 구속과 투옥의 고단한 과정이 쳇바퀴처럼 지루하게 반복되었던 민주화투사이자 노동운동가로서의 김문수의 신산하면서도 가열 찬 예전 삶은 그가 일단 달리기로 결심하면 잠시도 쉬지 않고 엔진을 풀가동하는 성격의 사내임을 웅변하고 있다.

 

이쯤 되면 김문수의 근성과 성실성은 완벽히 검증되었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오늘날 그가 속해 있는 보수반동적인 태극기부대 세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민들은 김문수를 호의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다. 왜냐? 언제 어디서든 엔진을 풀가동해 질주하는 김문수의 장점이 너무나 자주 핸들을 급하게 꺾어온 그의 굴곡진 이력으로 말미암아 오히려 단점으로 평가절하를 당하는 탓이다. 방향을 바꿀 때는 속도를 줄여야 정상이건만 김문수는 가속페달을 한껏 밟은 상태에서 경로만 정반대로 설정하기 일쑤였다. 그가 극좌파에서 극우파로의 성공(?)적 변신을 해낼 수 있었던 독특한 비결이다.

 

경사위는 김대중 정부 당시 설치된 노사정위원회를 모태로 삼고 있다. 해당 조직의 공식누리집에 접속하면 화면 제일 상단에 걸려 있는 문구가 단박에 눈에 확 들어온다. 문구의 내용은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사회적 대화”이다. 노동과 자본, 즉 노동계와 경영계의 갈등을 조정하고 이해관계를 조율해 산업평화와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는 게 경사위의 설립목적이자 존립근거인 셈이다. 뭔가 문제만 생겼다 하면 대화와 협상 대신에, 절충과 타협에 앞서서 무조건 벤치 클리어링으로 해결하려 드는 한국사회의 고질적 병폐를 고치자고 만든 기구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새로 위원장에 취임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라고 하겠다.

 

그런데 이 중요한 사회적 논의기구의 총책임자로 하필이면 ‘걸어 다니는 인화물질로 불려도 과언이 아닐 김문수가 돌연 낙하산으로 내리꽂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치러진 대선이 처음으로 공직 선거에 출마한 경우였다. 그의 정치경험이 얼마나 일천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허나 윤 대통영이 김문수가 어떤 유형의 인간인지를 모를 정도로 대한민국 정치권의 동향에 무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욱이 검찰은 국가정보원 못잖게 국내외 각종 정보들이 집결되는 곳이고, 윤 대통령은 바로 그 검찰의 수장인 검찰총장직을 얼마 전 역임했었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은 도대체 무슨 꿍꿍이속으로 싸움닭 김문수를 경사노위 위원장에 임명했을까? 그 해답은 김문수가 투입된 이후 여당과 야당 사이에 연일 오가는 막가파식의 고성과 막말에 이미 적나라하게 나와 있다. 윤석열은 김문수를 벤치 클리어링 하라고 주전선수 명단에 포함시킨 것이다. 김문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다수의 야권 인사들을 겨냥한 무차별적 사상검증 시도와 막무가내의 색깔공세를 전방위적으로 펼치며 윤 대통령의 기대와 믿음에 십분 부응하는 중이다.

 

김문수의 간절함이 한동훈의 스펙을 이긴다

 

정치인 김문수를, 근본을 따지자면 인간 김문수를 추동해온 이념의 고갱이는 마르크스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니었다. 개인의 출세와 성공을 통해 가문의 명성을 크게 떨치는 일을 종국의 목표로 지향하는 조선 성리학 특유의 입신양명 지상주의였다. 김문수가 자신이 몰락한 영남 양반가의 후손임을 기회 있을 적마다 강조한 건 지독한 출세욕의 반영이자 뿌리 깊은 보상심리의 발현이었다.

 

김문수와 마치 쌍생아 같이 거명되는 사람이 이재오 전 의원이다. 경사위원장 낙점을 발판으로 명실상부한 윤핵관 대열에 진입한 김문수와는 다르게 이재오는 윤석열 정권에 최근 들어 노골적으로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는 김문수와 이재오의 권력욕이 본원적으로 결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이재오의 권력욕이 정권을 창출하는 데 만족하는 수준의 권력욕이라면, 김문수의 권력욕은 본인 스스로가 집권을 해야만 충족될 성질의 권력욕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은 정권을 위해서 체면이고 염치고 가리지 않고 몸 바쳐 싸우는 인물이 부재하다는 사실에 줄곧 불만을 표시해왔다. 장외에서 강신업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는 윤 대통령보다는 영부인 김건희 여사를 옹위하려 좌충우돌하고 있다.

 

김문수는 현 정권 출범 이래 사실상 최초로 윤석열 대통령을 보위하고자 물불을 가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관중을 즐겁게 하려고 경기장 안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김문수는 구단주 곧 윤 대통령을 한 명만을 행복하게 해주려고 그라운드 안으로 시도 때도 없이 난입해 상대팀 선수들과의 거친 몸싸움과 걸쭉한 말싸움을 번갈아 불사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작금에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인물상은 다음번 총선과 차기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줄 우승 청부사가 아니다. 대통령을 위해서라면 핵이빨 타이슨처럼 상대방 귓불마저 서슴없이 물어뜯을 수 있는 독기 넘치고 똘기 충만한 투쟁 청부사이다.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여러 팀을 전전하는 선수를 저니맨(Journeyman)이라고 한다. 김문수는 한국정치의 전형적 저니맨이다. 김문수는 구단 유니폼은 자주 바꿔 입었어도 플레이 스타일은 늘 한결같았다.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질 때마다 상대방 선수를 향해 앞장서 몸을 날렸다. 윤 대통령은 김문수의 그와 같은 승부욕과 투쟁심에 일찍부터 감동을 받았을 성싶다. 그는 김문수에 대한 숨겨왔던 수줍은 마음을 대통령이 되어서야 비로소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 게 아닐까?

 

많은 정치평론가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한동훈이 윤석열 정권의 황태자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를 알려면 먼저 김문수에서 물어보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리라. 지금 이 순간 윤석열 대통령 얼굴에서 흐뭇한 아빠 미소가 만면에 가득 차도록 만들고 있는 주인공은 단연 김문수 위원장인 이유에서이다. 윤석열의 후계자로 반드시 등극하고야 말겠다는 절박함과 간절함에서 김문수는 한동훈은 물론이고 여권의 나머지 모든 잠재적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김문수 대망론, 비록 세상은 코웃음 칠지언정 김문수 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 두 사람의 가슴만은 확실히 웅장해지는 시나리오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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