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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검사는 검찰을 떠나라 - 윤석열 당선인과 한동훈 검사장은 일정한 거리 두기가 필요해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2-03-16 17: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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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2인자는 누구

 

한동훈 검사장은 윤석열 정부의 2인자에 안주하는 편하지만 미래 없는 선택을 하지 말아야 한다. (사진 출처 : 나무위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경쟁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피를 말리는 접전 끝에 간발의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누르고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되자 오는 5월 10일 출범할 새 정부의 2인자로 세 사람의 이름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첫 번째는 본 투표일이 임박해 윤석열 후보와의 야권후보 단일화에 극적으로 합의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이다. 제도권 정치 입문 10년 만에 처음으로 무사하고 성공적인 철수를 완료한 안철수 대표는 차기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영순위 물망에 올라 있다.

 

두 번째는 안철수만큼이나 윤석열의 애간장을 태웠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보수 정당에 ‘이대남(20대 남자)’이라는 블루 오션을 개척해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이다. 그는 올해 6월에 치러질 예정인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선거운동 총사령탑을 또다시 맡을 걸로 전망된다.

 

세 번째는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현재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사실상의 좌천 인사를 당한 한동훈 전 서울중앙지검 차장 검사이다. 윤석열 신화의 출발점으로 자리한 적폐수사가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와 성원을 받은 데에는 한동훈의 치밀한 기획력과 과감한 추진력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안철수 대표는 전문성과 콘텐츠의 두 가지 방면으로 윤석열 정부에게 화수분 역할을 해줄 수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안철수가 세 번째로 대선에 출마하며 표방했던 ‘과학기술 강국’의 목표를 차기 정부의 중요한 국정 과제로 이의 없이 흔쾌하게 수용한 연유이다. 더욱이 안철수의 존재는 윤석열 정권이 지나치게 보수화ㆍ우경화하는 흐름을 일정 정도 억제해주는 방화벽 효과를 발휘할 수가 있다.

 

이준석 대표는 2030 남성 세대의 주요하고 핵심적인 강점인 창의력과 순발력, 그리고 신속하고 폭발적인 정보유통 능력을 윤석열 정부에게 지속적으로 수혈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석을 향한 젊은 여성 유권자들의 무시 못할 반감과 국민의힘 내 중진 정치인들의 집요한 견제를 무릅쓰고 윤석열이 이준석 대표를 계속 끌어안을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그렇다면 한동훈은 윤석열 정부에 어떠한 기여와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까? 그는 더불어민주당 정권 치하에서 친정부 성향의 몇몇 편향되고 비뚤어진 정치검사들 때문에 만신창이가 된 검찰조직을 추스르면서, 이런저런 구실을 내세워 억지로 봉합되거나 혹은 용두사미가 돼버린 각종 권력형 비리 수사를 재개할 적임자로 국민들의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위선적인 내로남불 행각을 일삼으며 부정한 수단과 불법적 방법으로 이기적 사익을 추구해온 기득권 586 세력의 부정부패를 단호하게 척결해 달라는 민심의 요구와 여망이 한동훈의 화려한 복귀를 재촉하고 있다고 하겠다.

 

문제는 새로 탄생한 정권들마다 번번이 발목을 잡아온 징크스가 있다는 점이다. 다름 아닌 ‘오비이락’이다. 진영논리에 찌들어 자기들 편만 배불리는 가렴주구에 열중하다가 집권 5년 만에 정권을 허망히 내어줄 운명에 직면한 무능부패한 기득권 586 집단은 윤석열 정부를 정치보복 프레임 안에 끌어들이려고 광분과 발악에 가까운 필사적인 몸부림을 보여주고 있다. 한동훈 검사가 윤석열 정권의 검찰 요직에 기용되면 차기 정부는 초장부터 야당의 발목잡기 전략에 대책 없이 휘말려들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카드를 고집하는 바람에 집권 여당의 정권재창출 시도를 무산시킨 전직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 일보 직전이다. 문 대통령이 진정으로 검찰 개혁을 염원했다면 굳이 조국 카드를 무리하게 밀어붙일 까닭이 없었다. 남한 유권자들은 조국을 검찰 개혁의 적임자가 아닌 검찰 장악의 전위대로 해석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윤석열 정권이 태동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열심히 수사한 당신 이제 떠나라

 

한동훈 검사는 자신이 조국 전 법무장관에 비견되는 게 몹시 억울하고 언짢을지 모른다. 허나 평범한 일반 대중의 인식에서 한동훈은 수사의 베테랑인 동시에 인정사정없는 냉혹한 엘리트 계급의 일원으로 투영되고 있다. 필자는 조국 전 장관을 무려 10여 년 전부터 줄기차게 비판해온 인간이지만, 환갑이 훌쩍 지난 나이의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여전히 옥에 갇힌 사태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불편하게 느껴진다. 팔순을 앞둔 고령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감생활이 하염없이 장기화되는 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한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정경심도, 이명박도, 최근에 사면복권된 박근혜 전 대통령도 한동훈 검사의 발군의 수사력이 있었기에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유죄를 선고받고 영어의 몸이 되었다. 한동훈이 남한 제일의 칼잡이라는 사실에 더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그런데 한동훈과 일심동체로 간주되어온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에 승리하며 정무적 판단을 법률적 판단에 선행시켜야만 하는 입장에 필연적으로 놓이고 말았다. 두 사람이 여태까지 유지해온 찰떡궁합이 불가피하게 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된 것이다.

 

더군다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이에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복권 논의가 거의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명박에게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벌을 구형했던 한동훈만 괜히 어색하고 계면쩍어지는 분위기이다. 한동훈 검사장이 중죄를 끌어낸 박근혜도, 이명박도, 정경심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자유를 되찾은 상태에서 한동훈이 우리나라 검찰조직의 중심부로 재진입하는 일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의 말을 잠깐 빌리자면 국민들 눈에는 코미디로 비칠 가능성이 크다. 한동훈이 검찰에 남아야 할 근거와 명분이, 성과물과 연속성이 하필이면 윤석열 정부에 의해 부정된 탓이다.

 

윤석열도, 한동훈도 시스템에 입각한 검찰 수사를 강조해왔다. 검사 한 명의 역량의 있고 없음의 여부로 수사의 성패가 갈리는 현상은 법치선진국에 어울리지 않는 부끄럽고 후진적인 모습이라는 게 양자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정권의 치명적 과오는 시스템으로 구동돼야만 할 검찰 조직을 특정 개인의 입맛과 이념이 들었다 놨다 하는 1980년대의 대학교 총학생회 수준으로 후퇴시킨 부분에 있다. 윤석열 정부의 등장은 검찰이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곳으로 정상화됐음을 뜻한다. 한동훈 검사가 그의 청춘을 바쳤던 검찰을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충분히 마련된 셈이다.

 

동일한 2인자일지언정 안철수와 이준석은 윤석열에게 빚진 구석이 별로 없다. 반면, 한동훈은 자칫하면 윤석열의 종속변수로 취급당할 위험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과거 후농 김상현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적당한 거리 조절에 실패해 쓸쓸히 정계를 은퇴해야만 했다.

 

한동훈이 정든 검사복을 지금 당장 벗는다고 하여 그의 미래가치와 잠재적 상품성은 전연 줄어들지도, 훼손되지도 않는다. 진로의 선택지와 운신의 폭 측면에서 한동훈에게 오히려 여태껏 없었던 무궁무진한 기회의 창이 새롭게 열리게 된다. 왜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민중은 현실에 편안히 안주할 수 있음에도 주저 없이 버리고 떠나기로 거취와 진로를 결단한 인물에게 머잖은 장래에 더욱 큰 기대와 신뢰와 희망을 보내주는 법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꽃길만 걸으며 승승장구할 기회를 스스로 마다하고 미련 없이 자발적으로 거칠고 고독한 광야로 나아간 한동훈이 공적 무대로 복귀할 통로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열려 있다. 2024년 총선에 출사표를 던질 수도 있고, 윤석열 정부 임기 후반기 법무부 장관 같은 비중 있는 직책으로 입각할 수도 있다. 지역적으로는 강남에, 직업적으로는 검찰에 한정되었던 그의 기존 한계를 극복하고서 시야와 경험치를 착실히 넓혀갈 귀중한 성찰과 자기계발의 시간을 확보할 수도 있다. 아니면, 그가 가슴 속에 조용히 품어왔을 수 있는 진짜 큰 꿈을 이루고자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고루 격의 없이 부지런히 종횡무진으로 만나며 널리 인재를 규합할 수도 있다.

 

일설에 따르면 한동훈 검사의 IQ, 곧 지능지수가 무려 175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필자는 ‘인생은 장기전’이라는 21세기의 새로운 표준(New Normal)을 그가 이미 오래전에 영리하고 지혜롭게 숙지했을 것이라고 믿고 싶은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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