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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은 이재명 이후를 준비해야 - 더불어민주당은 아데나워의 서독처럼 부활할 수 있을까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2-01-21 00: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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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면 민속, 남이 하면 무속


이낙연 전 총리는 전후 독일의 재건을 책임진 아데나워의 역할을 맡을 수가 있다. (사진 김한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남한의 주류 기득권 586 세력이 던진 비장미 가득한 회심의 승부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단군 이래의 최악의 악녀로 유권자들의 뇌리에 각인시키려는 짓이었다.

 

결과는 알려진 바대로 참담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예상 밖의 호감이 하늘이 두 쪽 나도 이재명을 무조건 찍어줄 더불어민주당 고정 지지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남조선 인민대중 사이에 돌연히 생겨나면서 그 덕분에 윤석열 대선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또한 급격히 상승했다.

 

오히려 궁지에 몰린 쪽은 이재명 대선후보였다. 오랫동안 인구에 회자돼오기만 했을 뿐, 좀처럼 공론화될 기회를 얻지 못했던 이른바 「이재명 욕설 녹음 파일」의 봉인이 갑작스럽게 해제되는 결정적 계기가 하필이면 더불어민주당의 열렬한 우군이자 맹방일 MBC 문화방송에 의해 제공됐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주인공인 이재명 후보 본인은 물론이고 부인인 김혜경 여사까지도 비중 있는 주연급 조연으로 등장하는 문제의 녹음 파일이 사생활의 영역이라고 주장하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허나 사태는 이미 활시위를 떠난 화살이 돼버린 형국이다. 상대방의 사적 통화 내용을 까발렸으니 나의 개인적 통화 내역도 공개되는 건 너무나 공정하고 자연스런 순서일 터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후보 부부가 미신적인 무속에 심취했다며 공세의 포문을 다시금 열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의 특보로 종교인인지 무속인인지 정체가 아리송한 인물이 임명된 사실을 감안하면 이 또한 더불어민주당의 특기이자 본능일 내로남불 시리즈의 하나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내가 굿판을 벌이면 민속이고, 남이 굿판을 벌이면 무속”이라는 식의 터무니없이 억지스러운 이중잣대인 탓이다. 남한의 주류 진보 진영이 여태껏 온갖 기이하고 엽기적인 내로남불을 선보여왔지만, 이쯤 되면 고사상에 오른 삶은 돼지머리가 앙천대소할 노릇이리라.

 

이낙연은 아데나워로부터 배워야

 

더불어민주당의 최후의 노림수가 히틀러의 마지막 대도박이었던 아르덴 공세만큼이나 초라하고 처참하게 실패한 본원적 원인은 더불어민주당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처음부터 해서는 안 될 작전을 무모하게 시작한 데 있다.

 

히틀러는 수도 베를린을 방어하는 전투에 동원해야만 마땅할 예비대마저 싹싹 긁어모아 아르덴 공세를 펼쳤다가 되레 독일의 패전만 더 앞당기고 말았다. 김건희를 겨냥한 더불어민주당의 편집증적인 정치적 스토킹 행위는 중도층 유권자들이 더불어민주당에 그나마 희미하게 가지고 있던 일말의 희망과 기대감조차 허망하게 무너뜨렸다. 선거 승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도층 유권자들의 더불어민주당에 관한 인식과 평가가 “정권을 잡으면 안 되는 정당”으로부터,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될 정당”으로 치명적으로 악화된 이유에서다.

 

더불어민주당이 속수무책으로 패망해가는 지금 이 순간,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역임했고 현 집권여당의 직전 당대표로 활동한 이낙연 전 의원은 어떤 상념에 빠져 있을까? 필자는 그의 마음상태가 영국과 미국 연합공군의 무차별적 폭격과 소련군 전차부대의 맹렬한 전진을 견디지 못하고 나날이 앙상한 폐허로 변해가는 2차 대전 말기의 독일의 참상을 지켜보던 콘라드 아데나워(1876년~1967년)가 느꼈을 심정과 비슷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다.

 

아데나워는 히틀러 정권에 격렬한 저항도, 적극적 부역도 하지 않았다. 조용히 숨을 죽이고서 때를 기다리며 전후 독일의 재건 방안을 구상하고 부흥 계획을 준비했다. 독일연방공화국, 즉 서독 초대 총리에 취임한 아데나워는 대영제국 총리 처질의 표현을 빌리자면 흑암의 시간(Darkest Hour)에 자신이 공들여 가다듬고 마련했던 정책과 비전을 착실하면서도 강력하게 추진함으로써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연거푸 패한 것도 모자라 끝내는 부도덕하고 반인륜적인 전범국의 나락으로 절망적으로 굴러 떨어진 독일이 분단을 극복하고, 곧이어 유럽의 명실상부한 맹주로 극적으로 부상ㆍ군림할 수 있는 토대를 단단하게 구축해놓았다.

 

전형적인 586 기득권 정치인인 송영길 당대표 체제의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이승만의 자유당이나 자행했음직한 사사오입 계산까지 무리하게 밀어붙이며 대선후보로 선출한 이후에 국민의 지지도, 윤리적 품격도, 정당으로서의 체통과 자존심도 모두 잃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중요한 직책을 담당한 어느 수의학자가 이재명 후보의 욕설 파일을 정당화한답시고 한 유명 여성 가수가 20년 전에 불법적으로 유출된 동영상으로 말미암아 겪었을 치욕스럽고 아픈 상처마저 잔인하게 후벼 파는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공포의 광경을 목격한 많은 인민들은 더불어민주당은 다른 일들을 전부 떠나서 “애들 교육상” 빨리 사라져야만 할 정당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나치스의 제3제국도 맞지 않은 원자폭탄을 더불어민주당은 민심의 핵폭탄 형태로 수십 방을 얻어맞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인 셈이다.

 

이제 더불어민주당은 찍을 사람만 찍는 좀비 정당으로, 집토끼 정당으로, 부스러기 정당으로 전락했다. 오늘날의 2030 세대가 더불어민주당을 대하며 드러내는 혐오감은 과거 1980년대에 전두환 정권을 향해 당시의 청년층이 보여준 적개심을 연상시킬 지경으로 살벌하고 심각하다. 오죽하면 20대 남성들 공동체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차마 대놓고 지지할 수 없는 정당으로 통하겠는가?

 

이낙연은 현재는 야인 신분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참패는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에서 운동권과 시민단체의 정당으로 급격히 변질된 더불어민주당의 부활과 재생이라는 막중한 역사적 책무를 그에게 부여할 걸로 전망된다. 이 무겁고 가시 박힌 고난의 십자가를 이낙연은 과연 무사하고 온전하게 짊어질 수가 있을까? 올해 연말쯤이면 그 성패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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