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희준 편집위원
문재인 정권은 무지몽매해
김대호 : 문재인 정권에 대한 다양한 평가들을 간단히 요약하면 한마디로 “총체적으로 무지몽매하다”입니다.
무지한 게 죄는 아닙니다.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에 무지한 것이야말로 진짜 큰 잘못입니다. 자신이 무지한 것을 알면 남의 생각과 견해에 귀를 기울이는 법입니다. 문재인 정권은 그와 같은 겸손한 경청과 소통의 태도를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무지한 것에 더해서 자신들만이 선이고 정의라는 오만과 편견에까지 뼛속깊이 물들은 집권세력이 다름 아닌 지금의 문재인 정부이고 더불어민주당입니다. 무지몽매하면 무지막지하기 마련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이는 무지막지한 정책들은 궁극적으로는 정권 수뇌부의 무지몽매함의 소산입니다.
문재인 정권의 현재 심리상태는 사납고 완고한 어느 노인의 심리상태와 아주 비슷합니다. 그와 같은 사나운 성정과 완고한 기질이 어디서 비롯되겠습니까? 저는 정신세계는 여전히 20대 초반의 정신세계인데, 실제 나이는 환갑에 다다른 문재인 정권 핵심 지지자들의 내적인 모순과 불일치가 문재인 정권이 드러내온 완고함과 사나움의 근원이라고 봅니다.
문재인 정권 핵심 지지층인 기득권 586세 세대는 자신들만이 대한민국의 민주진보개혁 세력의 대표성을 독점적으로 갖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는 자기들만이 역사 발전의 유일한 주체라는 인식과도 맥락이 통합니다. 그로 인해 이들 586 기득권 세대가 정말 대책 없는 집단이 돼버린 겁니다. 그들에게는 자기 성찰의 의지도, 부단한 학습능력도 모두 결핍됐습니다.
자유한국당도 공범이다
문재인 정권의 독선과 기득권 586 세대의 오만이 끝없이 과잉팽창해온 현상에는 자유한국당 등의 기성 야당들의 책임이 결코 작지가 않습니다. 야당들이 워낙 무기력한 까닭에 문재인 정권 사람들은 내년 총선 판세를 아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인제 후보가 이회창 후보의 표를 크게 잠식해준 덕분에 대선에서 천신만고 끝에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명박과 박근혜가 주도하는 강력한 야당의 존재를 늘 염두에 두고서 신중하게 국정운영을 해나가야만 했습니다. 게다가 참여정부 후반기 무렵에는 진보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도 상당히 누적된 형편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측면에서는 유례없는 유리한 조건에서 출발했습니다. 제1야당은 촛불로 탄핵된 박근혜 정권의 원죄로 말미암아 정치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완전히 위축돼 있었습니다. 중도층 유권자들은 문재인 정권을 일단은 믿고 밀어주자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이렇게 전무후무할 순조로운 환경에서 출발한 상황 또한 문재인 정권의 독선과 586 세대의 오만을 적잖이 부추겼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두 사람에게는 매우 중요한 공통분모가 발견됩니다. 일선 현장에서 직접 민생경제를 체험했다는 점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에 입문하기 이전에 규모 있는 해운회사를 경영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조세전문 변호사로 활동했기 때문에 기업의 생리와 세계에 관해 굉장히 정통했습니다.
김대중과 노무현은 시장경제를 선악의 관점으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누구 하나 때려잡으면 민생이 왕창 좋아진다는 식의 주술적인 관념과 무책임한 망상을 전연 품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시장의 복잡하고 미묘한 메커니즘을 날카롭게 이해한 경세가이자 정치지도자들이었습니다. 이것이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거대한 국가권력을 주의 깊고 분별력 있게 사용한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김대중의 경륜도, 노무현의 지혜도 전부 허무하게 유실되고 말았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크나큰 착각과 오판에 도취돼 있습니다. 그게 어떤 착각과 오판이냐? 박근혜 탄핵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 전부가 문재인 정부를 지지한다는 오산과 판단착오입니다.
자유한국당은 탄핵의 충격과 후유증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곤혹스러운 당내 사정은 문재인 정부로 하여금 아무 일이나 마음대로 막 벌여도 된다는 달콤한 악마의 속삭임에 자꾸만 넘어가도록 이끌어왔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문재인 정권 수뇌부의 대부분은 시장에서 땀 흘리며 자기 손으로 돈을 벌어본 적이 없는 인사들입니다. 이들은 제 돈으로 다른 사람을 직원으로 고용해 월급을 줘본 적도 당연히 없습니다.
이들은 대개가 대학교수 등으로 편안히 생활해오다가 청와대 고위 참모나 정부의 요직에 발탁된 경우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현장의 애끊는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겠습니까? 생생한 실물경제를 접해본 경험이 있겠습니까? 현재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러다가는 김영삼 정부 말기에서처럼 문재인 정부가 끝물에 다다를 즈음에 또다시 IMF 관리체제를 받아야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공포감과 위기의식이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습니다.
지금 기업들의 해외 투자액이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는 중입니다. 이게 무슨 의미겠습니까? 한국에서는 더 이상 기업을 꾸려나가지 않겠다는 공공연한 의사 표시입니다. 그렇게 일자리가 속절없이 자꾸만 사라져 가면 무고한 청년들이 제일 먼저 피해를 보기 마련입니다. 우리나라는 고용절벽 정도에 직면한 수준이 아닙니다. 고용이 완벽히 얼어붙은 ‘고용 빙하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닐 지경입니다.
이제는 거리와 광장으로 나갈 때
결국에는 국민들이 문재인 정권을 향해 민심의 힘과 무서움을 보여줘야만 합니다. 한 가지 맹점은 집권세력에게 국민의 힘과 무서움을 보여줄 수 있는 단호한 심판의 기회인 국회의원 총선거가 내년 4월에나 치러진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전에는 여론조사에 국민들의 정확한 민심이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으로 생각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더 효과적이고 매서운 수단이 하나 있습니다. 다수의 국민들이 거리와 광장으로 나가서 문재인 정권을 큰소리로 꾸짖는 방법이 바로 그것입니다.
문재인 정권은 학습능력이 없습니다. 학습능력이 없으니 성찰능력 역시도 없습니다. 국민들과 정직하게 대화할 자세도, 시민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귀담아들을 의향도 마찬가지로 없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좋은 글을 쓴들, 아무리 훌륭한 정책과 아이디어를 제안한들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할 때는 쇠귀에 경 읽기에 불과할 뿐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스무 살 때의 정치 인식, 경제 인식, 사회 인식, 역사 인식, 세계 인식, 문화 인식을 환갑의 나이가 다 되도록 답답하고 고루하게 고집해온 낡고 늙은 지지자들이 만들고 지탱하는 사납고 완고한 정권이기 때문입니다.
사납고 완고한 낡고 늙은 정권과 제대로 맞서 싸우려면 불요불굴의 독한 결의를 다질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국민들과 함께 힘과 뜻을 모으기 위해 광화문광장으로 향할 계획입니다. 서울의 부도심 지역을 누비고, 지방의 주요 대도시들을 돌면서 문재인 정권이 지난 2년 반 동안 저질러온 경제정책의 과오들을, 외교안보 노선의 오류들을, 그리고 총체적인 국정의 난맥상을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고발하고 폭로하는 연설회를 힘차게 벌여나갈 예정입니다.
공희준 : 흥미진진한 이야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대호 : 재미있게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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