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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④ 문재인 정부는 ‘강남 퍼주기’를 멈춰라 -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은 강남 앞에만 서면 왜 똑같이 작아지는가

공희준 편집위원

  • 기사등록 2019-01-08 17: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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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는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고 선포했다. 실상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유럽을 배회한 유령은 ‘독일 문제’였다. 마르크스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우리말로 공산당 선언을 썼다면 그는 분명 이렇게 서두를 뗐으리라. “지금 하나의 유령이 한반도 남쪽을 배회하고 있다. 그 유럽의 이름은 바로 강남이다”라고. 북핵 문제는 몇 명의 정치 지도자들의 결단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 반면에 강남 문제는 소수의 정치적 결단만으로 풀어가기에는 이미 너무나 크고 넓고 깊은 문제가 되고 말았다.

서울대는 욕하면서도 가고 싶은 학교다. 삼성은 욕하면서도 가고 싶은 회사다. 강남은 욕하면서도 살고 싶은 동네다. 한국병의 근원이라고 할 강남 문제가 출현한 원인과 배경을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 본부장으로부터 들어봤다.

김헌동 전 본부장은 한전 부지에 현대자동차 초고층 사옥을 허가한 일을 국민을 기만하는 조삼모사의 행정으로 평가했다. 삼성동 옛 한전 터의 정치경제학


공희준 (이하 공) : 본부장님께서는 새해 정부 정책이 집값과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계신지요?


김헌동 (이하 김) : 저는 옛 한국전력 사옥 부지가 어떤 방향으로 처리되느냐가 새해 정부 경제정책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방분권을 실현하겠다며 한국전력공사를 지방으로 이전시켰습니다. 삼성동의 한국전력 본사 사옥은 12층짜리 건물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그 자리에 115층짜리 재벌기업 초고층 사옥이 들어서도록 허가를 해줬습니다.


공 : 그럴 바에는 한전을 왜 굳이 지방으로 내려 보낸 건가요?


김 : 공기업 이전의 핵심 목적은 수도권 과밀현상의 해소와, 서울과 지방 사이의 균형 발전을 꾀하는 데 있습니다. 공기업들이 나간 자리를 재벌들이 차지한다면 그게 무슨 의의와 실효성이 있겠습니까?


공 : 학교 앞에서 유해하다고 호프집 쫓아낸 다음에 룸살롱 들어앉힌 모양새입니다.


김 : 문제는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정책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부재하다는 점입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같은 보수언론은 이게 재벌에게 유리한 정책인지라 비판은커녕 오히려 칭찬하기에 바쁩니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과 오마이뉴스 등의 진보매체들은 문재인 정권이 자기와 같은 세력이라고 해서 침묵을 지킵니다.


공 : 문재인 정부에 불리한 소식이니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전부 일제히 모르쇠 하겠죠.


김 : 진보언론사들은 자기편으로 생각되는 문재인 정부에게 불리한 뉴스는 아예 다루지 않곤 해왔습니다.


공 : 조중동은 재벌에 유리하다고 침묵해,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과 오마이뉴스는 문재인 정부에 불리하다고 침묵해, 이게 바로 적폐 중의 적폐인 침묵의 카르텔 아닌가요?


김 : 그러니 국민들이 모를 수밖에요.


공 : 보수 기득권과 진보 기득권의 철밥통 기득권 동맹을 깨라고 저 같은 영세 유사 언론인이 있습니다. (웃음)


김 : (한숨을 푹 내쉬며)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야만 할 진실과 사실을 널리 알려주는 강력하고 양심적인 언론기관이 현재는 아무 데도 없습니다. 이게 21세기 대한민국이 직면한 비참한 현실입니다.


200년을 내다본 강남, 20년도 못 본 분당과 일산


공 : 속상한 일입니다. 그래도 일단 진도는 나가야겠기에 곧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강남을 향한 집착과 욕망이 병적으로 강합니다. 따라서 어떤 분야에서 성공하든 결국 마지막에 하는 일은 강남땅에 집 사고 빌딩 사는 것입니다. 탤런트건, 영화배우이건, 가수이건, 스포츠 스타건, 심지어 걸그룹 멤버이건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강남에 대한 범국민적 동경은 신기루를 좇는 것인지요. 아니면 강남 지역이 실체적으로 살기 좋은 동네인 때문인지요?


김 : 국민들이 강남을 선호할 만한 까닭이 있습니다. 강남은 1970년대에 계획된 신도시입니다. 헌데 그냥 단순한 신도시가 아닙니다. 200년 앞을 내다보고 설계된 신도시입니다.


공 : 200년이요? 20년도 아니고. 그러면 지금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신도시들보다도 강남이 더욱더 진짜 신도시인 거겠네요?


김 : 강남 이후에 조성된 그 어떤 신도시들보다도 더 신도시적인 신도시가 바로 강남입니다.


공 : 본부장님 말씀이 단번에 이해가 되는 게 제가 노원구 월계동에 거주할 적에는 무슨 수를 써도 연결상태가 불량하던 인터넷 전화기가 잠실 지역으로 이사를 오니까 저절로 뻥 뚫렸습니다. 제가 KT 기사님께 인터넷 전화가 자동으로 정상화된 이유를 물어보니까 기사님이 한마디로 정리해주시더라고요. “망이 달라요”라고.


김 : 우선 도로망 한 가지만 보더라도 강남에는 16~18차선에 달하는 넓은 길들을 시원하게 일직선으로 닦아놓았습니다. 강남대로, 도산대로, 양재대로, 영동대로가 그것들입니다. 이 기간도로망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도로들이 바둑판처럼 가지런하게 짜여 있습니다. 더군다나 일반 국민들은 알기 어려울 매우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공 : 그게 뭔가요?


김 :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비율입니다. 강남은 아파트 25퍼센트, 단독주택이 35퍼센트의 비중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나머지 40퍼센트는 상업용지와 공원용지이고요.


공 : 그게 도시계획에서 황금비율인가요?


김 : 예.


공 : 오늘 또 새로운 사실을 배웠습니다.


김 ; 강남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장기적 구상과 안목 아래 설계된 신도시입니다. 강남의 면적은 분당 신도시의 10배 정도가 됩니다. 굉장히 낮은 인구밀도를 상정하고서 계획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5층짜리 아파트를 부순 다음 그 자리에 35층짜리 아파트를 올릴 수가 있습니다.


공 : 그러한 인구 증가도 소화 가능한 인프라인 거네요?


김 : 강남은 흔히 인프라로 불리는 사회간접자본만 잘 발달된 게 아닙니다. 인구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생활여건이 쾌적할 수밖에 없지요. 층수로 7배의 건물을 지어도요. 1기 신도시, 2기 신도시보다 강남이 더 새로운 도시처럼 보이는 비결이 여기에 있습니다.


강남은 서울의 일부분이 아닌 서울을 하나 더 만든다는 개념으로 조성된 시가지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지나치면 차라리 모자람만 못하다고, 강남은 강북과 다른 지역의 수준을 뛰어넘어 이제는 대한민국과는 또 다른 당신들의 천국이 돼버린 상황이다.


김 : 노태우 정권 시절이던 1990년대 초에 건설한 1기 신도시인 분당, 평촌, 산본, 중동, 일산보다도 1970년 박정희 정권 시대에 건설한 강남이 밀도가 낮습니다. 참여정부 당시에 만든 2기 신도시들인 위례, 판교, 동탄, 김포, 파주와 견줘도 밀도가 여전히 낮고요.


공 : 강남이 쾌적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네요.


김 : 강남 신도시 이후에 등장한 신도시들은 전부 베드 타운(Bed Town)일 뿐입니다.


공 : 그러고 보니 판교 테크노 밸리가 들어선 판교 신도시 말고는 다른 대부분의 신도시들은 모두 잠만 자는 곳입니다. 고용유발 효과가 있는 업무용 건물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김 : 말씀하셨듯이 잠만 자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출퇴근은 서울로 하기 때문입니다. 베드 타운을 지면 지을수록 강남의 집값이 더 뛴 배경입니다. 강남보다도 교통여건이 편리한 신도시는 어디에도 없거든요.


‘강남 퍼주기’는 망국의 지름길


200년을 바라보며 만들어진 강남의 땅값을 잡겠다며 건설된 신도시들은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면서 강남 땅값만 올려놓았다. 김 : 우리나라는 2000년대에 진입하면서 노골적으로 ‘강남 퍼주기’에 몰두해왔습니다. 재벌들은 현대자동차 그룹의 경우가 증명하듯 강남에 수조 원을 쏟아 부었습니다. 민자사업이란 구실 아래 강남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를 깔아주었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강남에 대규모의 호화로운 지하광장마저 만들어주었습니다. 강남에 이래저래 돈이 계속 몰려왔습니다.


공 : 제가 2019년 신년 첫날 가족과 함께 마을버스 타고서 한국종합전시장(COEX)을 다녀왔는데, 정말 인파로 바글바글했습니다. 시설이 원체 좋으니까요. 집에 올 때는 연장된 9호선 이용해 한달음에 편하게 도착했고요. 월계동에 살았을 때는 아이 데리고 대중교통 타고 코엑스 가는 게 고난의 행군에 버금갔었습니다.


김 : 강남은 집 주변에 편의시설이라든지, 휴식시설이라든지, 공원이라든지, 체육시설이라든지 하는 것들이 잘 구비돼 있습니다. 대형 유통시설의 우수한 접근성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이렇게 이미 살기 좋은 강남에 정부와 민간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개발을 해주고, 투자를 쏟아 부어왔습니다.


공 : 그렇다면 어느 시점에서인가 강남에 대한 퍼주기와 몰아주기를 단호히 중단시켜야 문재인 정부가 표방하는 공정과 정의의 국정지표에 부합하는 것 아닌가요?


김 : 문재인 정부가 내세워온 공정, 정의, 평등의 가치는 실제로는 구호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용을 뜯어보면 나랏돈이 강남으로 아직도 뭉텅이로 몰려가고 있습니다. 돈이 몰려가면 일자리도 따라갑니다. 돈과 일자리가 강남에서만 돌고 생겨나는데, 강남 집값이 올라가지 않을 재간이 있겠습니까? 국가는 강남에서 얻어지는 개발이익을 환수해야만 하는 책무가 있습니다. 그 환수된 재원을 다른 지역에 투자해야 지역균형 발전이 비로소 이뤄질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인 정부는 강남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환수하지 않고 있습니다.


5억 쥔 강남사람들은 그 입 다물라


공 : 저는 본부장님께 반론을 펴고 싶습니다. 왜냐면 역대 강남구청장들마다 강남사람들 돈을 나라에 억울하게 뺏긴다며 서울시나 중앙정부를 상대로 드잡이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김 : (단호한 어조로) 그건 엄살도 못 됩니다. 순 거짓말에요!


공 : 엄살도 아닌 거짓말이요?


김 : 순전히 거짓말입니다. 물론 강남에 집 한 채 가진 시민들 입장에서는 억울한 구석이 약간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강남의 5억짜리 집을 15억으로, 20억으로 만든 주범은 정부인데, 그 정부가 마치 부동산 투기범 다루듯 징벌적 차원에서 집주인에게 재산세를 부과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들이 정부 향해서 집값 올려달라고 집단으로 민원 제기한 것도 아닐 테니까요. 집값만 쓸데없이 올려놓고, 재산세만 자꾸 걷어간다면 납세를 해야 하는 당사자들로서는 화가 나는 일이겠죠. 하지만 강남 이외의 다른 동네 사람들이 보기에 그와 같은 고충은 행복한 고민으로 보이기 마련입니다.


공 : 그렇죠. 배부른 푸념으로 들립니다.


김 :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를 예로 들자면 한 채에 12억 원 나가던 집이 문재인 정부 들어와 17~18억 원대까지 급등했습니다. 강남에 소재한 대부분의 아파트들은 은마아파트처럼 채당 가격이 5억 이상 폭등했습니다.


공 : 평범한 노동자가 문재인 정부 집권 기간인 18개월 동안 5억 원을 저금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노릇입니다.


김 : 우리나라는 1년에 한 가구가 5백만 원을 저축하기도 힘든 국가입니다.


공 : 저도 해봐서 압니다. (웃음)


김 : 한 해에 5백만 원도 저축하기 어려운 나라에서 5억이면 100년 동안 모아야 마련할 수가 있는 거금입니다. 그 돈을 단지 강남에 집 한 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2년도 못 되는 사이에 벌어들였습니다. 대한민국 전체 가구 수의 1프로도 안 되는 가구들이요. 그 1프로에게 왜 투자다, 개발이다 해서 또다시 특혜를 베풉니까? 대부분의 국민들과의 사이에 벌써 백년의 자산격차를 만들어놨으면서도.


공 : ‘백년의 자산격차’라는 본부장님의 개탄을 들으니 「백 년 동안의 고독」이라는 소설 제목이 문득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뜬금없이 가슴속이 우울해지네요. 다른 동네 주민들은 백 년 동안의 고독을 감수하며 모아나가야 할 돈을 문재인 정부가 강남 1프로 특권층에게 봉헌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김 : 우리나라 청년들 중에서 과연 몇 명이나 평생 5억을 모을 수가 있겠습니까? 문재인 정부는 강남 땅값을 폭등시킴으로써 청년들을 화나게 하고, 서민들을 분노시켰습니다. 서민들과 청년들은 문재인 정부가 강남 집값에 잔뜩 낀 거품을 빼주기를 바랐습니다. 정부당국이 한 일은 거품을 외려 더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문재인 정부에게 표도 안 주는 계층을 위해서요. 다름 아닌 재벌과 강남사람들 말입니다.


공 :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관점에서는 자기들에게 표 찍어주는 사람 따로, 자기들이 재산 불려줘야 할 사람 따로 있는 셈이네요.


김 : 1987년을 기준으로 삼으면 30년간을, 1997년의 국가부도 사태를 시발점으로 잡으면 20년 동안을 우리나라 역대 정부들은 재벌과 강남사람들을 부자로 만들어줬습니다. 불로소득이 주도하는 성장을 결과적으로 지향해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래 정부여당은 주야장천으로 소득주도성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서민과 중산층의 소득이 늘고, 저축이 증대했습니까? 아닙니다. 재벌과 강남사람들만 부자 되는 성장으로 귀착됐습니다. 사회경제적 격차만 엄청나게 벌려놓았습니다.


공 : 문재인 정부의 지속적인 지지율 하락은 본질적으로 양극화 심화의 후과입니다.


박근혜와 박원순의 이상한 박박연대


공 : 강남에 있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허가가 문재인 들어와 크게 증가한 느낌입니다. 강남 재건축 다시 꽉 죄어야 옳나요? 아니면 이참에 아예 확 풀어야 맞을까요?


김 : 재건축을 추진하는 데에는 타당한 동기완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우선은 집이 머잖아 붕괴될 것 같기에 도저히 불안해서 사람이 살 수 없는 경우입니다.


공 : 제가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는 강남권에 당장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위태위태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없습니다.


김 : 서울 전체적으로도 그렇지만, 강남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심각한 안전문제로 당장 철거해야만 하는 아파트는 단 한 채도 없습니다. 반포나 압구정동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들을 직접 가서 살펴보세요. 그 동네 주민들은 불편해서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아파트들이 어떤 아파트입니까? 한국의 평범한 서민대중이 꿈에서라도 한번 갖고 싶어 하고, 살고 싶어 할 금싸라기 아파트입니다.


공 : 제가 작년 여름에 잠실의 제2롯데월드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거여동에 위치한 송파구민체육센터의 수영장을 다닌 적이 있는데, 지나가는 아파트들마다 재건축 추진한다는 초대형 현수막들이 도로쪽 외벽 벽면에 요란하게 나붙어 있었습니다. 다들 누가 봐도 앞으로 수십 년은 더 너끈히 버틸 수 있을 튼튼한 아파트들이었습니다.


김 : 그렇죠. 아주 멀쩡한 집들입니다. 강남구나 서초구에서라면 한 채에 안 나가도 20억은 나가는 멀쩡한 집들입니다. 조금씩 수리해 쓰면 앞으로 100년은 더 거주 가능할 건조물입니다. 그런 집들을 재건축하게끔 정부에서 허가를 남발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에서도 강남권의 재건축을 허가하기는 했었습니다. 단 5층짜리의 낮은 아파트들에 한정해서 조심스럽게 허가를 내주었을 뿐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거의 불허하는 분위기였고요. 그러니 재건축을 신청할 엄두를 아예 내지 않았습니다. 왜? 재건축을 해봤자 이익이 생기지 않을 테니까요. 그러다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고,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재건축 시장의 분위기가 급속히 바뀌었습니다. 원래는 재건축이 안 될 것을 종상향을 시켜주거나, 혹은 용적률을 높여주는 형식으로 인위적으로 재건축을 부추겼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진보진영 인사로는 드물게 강남에서 표를 많이 받은 데는 다 나름의 연유가 있습니다.


공 : 박원순 시장이 청와대의 견제 때문에만 최근 주춤한 것은 아니었네요. 강북의 인재여야 할 정치인이 강남의 희망이 됐으니.


김 : 문재인 정부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재건축 열기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뉴타운도 안 될 곳을 국가예산을 들여서 재건축을 해주겠다고 후보 시절의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탓이었습니다. 그러면 국가의 지원 없이 개발이익에 바탕해 자기들 스스로 재건축을 추진하겠다는 강남권 아파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겠습니까? 너도 나도 앞 다퉈 재건축 하겠다고 발 벗고 나서게 됐습니다. (⑤편에서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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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1-08 17: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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