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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③] “안철수와 유승민, 결혼하자마자 별거 들어간 격” - 장진영 바른미래당 동작을 위원장 인터뷰 ③

공희준 편집위원

  • 기사등록 2018-10-20 18: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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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집권당이 자리 바꿈을 한 지도 1년 반 정도가 지났다. 대한민국의 현 시대상황을 중심 주제로 전문가와 긴급 인터뷰를 가졌다. 장진영 전 국민의당 수석 최고위원 겸 현 바른미래당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장진영 위원장은 현실 정치에 입문하기 전 정교하고 날카로운 법리를 펴는 젊은 변호사이자, 잘생긴 외모를 자랑하는 인기 방송인으로 오랫동안 활동해왔다. 인터뷰는 서울지하철 이수역(총신대역) 근처에 위치한 장진영 위원장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인터뷰는 총 5회에 걸쳐서 분재될 예정이다. 세 번째 글이다. 

- 공희준 (이하 공) : 방금 열거하신 경험들은 개인적인 기록이지 않나요? 누리꾼들은 그런 경우 팀 승리와 무관한 스탯(통계 곧 Statistics의 약자) 쌓기라고 비판합니다. 위원장님의 소속 구단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바른미래당의 현재 상황은 탈꼴찌에 급급한 지경이니까요.


= 장진영(이하 장) : 저 같은 루키(Rookie : 신인급 선수)가 강팀에 입단했다면 주전으로 기용되는 것은 고사하고 경기에 출전할 기회를 잡기조차 버거웠을 겁니다. 약체로 분류되는 팀에 들어간 덕분에 데뷔하자마자 주전 자리에 올라가서 제 나름 화려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가 있었습니다. 위안을 삼자면 그렇다는 것이죠. (웃음)


- 공 : 2군에서 눈물 젖을 빵을 먹지 않고도 곧바로 1군에 올라왔다는 말씀이네요. (웃음)


= 장 : 어떤 일이든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장진영 바른미래당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이 부분과 관련된 얘기를 할 때 그는 최선을 다해 긍정적 자세를 취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나는 그의 삶의 좌우명이 혹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수석 최고위원은 나의 힘


= 장 : 저는 매우 이색적 경험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 원외 인사가 40석 가까운 국회 의석을 보유하고 있는 정당의 수석 최고위원에 당선된 일은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국민의당이 정의당처럼 원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채우지 못하는 작은 정당은 아니었잖아요. 정치 신인인 저에게는 좋았으면 좋았지, 결코 나쁘지는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저의 자산으로 긍정적으로 활용하고 확대재생산해가는 일은 앞으로 오롯이 저 자신의 몫일 것입니다.


장진영 위원장은 이와 같은 견해를 피력한 다음 필자가 굳이 묻지도 않았음에도 “저는 후회하지도, 자책하지도 않습니다”라고 되풀이 강조하였다.


- 공 : 이제까지는 개인전에 관련된 성적을 분석해봤습니다. 지금부터는 단체적 종목에 대한 평가로 무게중심을 옮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수는 누구나 범하기 마련입니다. “승패는 병가지상사”라고 하고요. 그런데 국민의당은 매우 독특했습니다. 실수도 나빴지만 그 실수를 만회하려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더더욱 졸렬했습니다. 총선 직후에 터진 리베이트 사건도 그랬고, 대선이 끝나고 불거진 제보조작 사건도 똑같았습니다. 어떤 정당이든 사고도 나고, 악재도 생깁니다. 그렇지만 유독 국민의당은 빈틈을 메우려다가 틈이 되레 더 커지기 일쑤였습니다. 일각에서는 신생 정당으로서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라며 어쩔 수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저는 생각이 많이 다릅니다. 국민의당이라는 정당은 신당이라고 부를 수 있었겠지만, 그 구성원들 가운데 많은 인물들은 올드 보이라고 칭해져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치를 오랫동안 해 오신 분들이었습니다. 아마추어들 같이 계속 허둥지둥 댔던 사태가 경험이 모자라거나 연륜이 짧은 탓만은 아니었다는 게 저의 진단입니다. 


= 장 : 정치를 오래 하신 분들이 많이 계셨다는 지적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당을 꾸려가는 건 다른 차원의 일입니다. 정치를 오랫동안 해왔다고 해도 그건 거대 양당 체제 하에서의 경험이고 연륜일 뿐입니다. 찬바람 휘몰아치는 허허벌판으로 나와서 제3당을 창당하고 운영했던 경험은 그분들 또한 저 같은 정치 신인들만큼이나 당연히 없었을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조건이 열악했습니다. 자금이든 조직이든 어느 것 하나 여유로운 부분이 없었습니다. 중진으로 분류되는 분들마저도 이런 상황은 처음으로 접해본 조건이었습니다. 더욱 본질적으로는 제3정당이 우리나라 정치에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기반이 제도적으로 갖춰지지 않았고요.


- 공 : 그건 우리나라의 기존 선거법이 “양당제 권하는 선거법”이기 때문일 겁니다.


= 장 : 그렇죠. 소선거구제+단순단수대표제인 현실에서는 제3당은 집권을 노리기에 앞서서 생존 자체가 당의 목표가 되기 마련입니다. 이건 정의당 역시도 바른미래당과 형편이 비슷합니다. 저는 기성 거대 양당 외의 정당들이 이런 구조적 어려움을 1~2년 안에 극복하고 돌파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국민의당의 잘못만을 부각시키고 문제시하는 시각은 단견일 수가 있습니다.


장진영 대변인은 국민의당의 대변인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는 동작을 지역위원장 이외의 다른 특별한 당직은 맡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제가 국민의당의 집단적 오류를 거론하는 대목에 이르지 그는 지극히 자연스럽게 대변인 역할에 스스로 빙의되는 것처럼 보였다.


= 장 : 방금 이른바 리베이트 사건을 당이 저지른 중대한 실수의 예로 드셨는데, 저는 그 사건의 처리 과정이나 수습 방식이 졸렬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지나치게 대응한 측면이 있습니다. 안철수-천정배 두 공동대표가 동시에 사퇴할 사안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잖아요.


국민의당은 기적을 만들어낸 당인데…


장진영 현 바른미래당 동작을 지역위원장은 지난 국민회의 시절, 원외의 정치 신인으로는 아주 이례적으로 규모 있는 정당의 수석 최고위원에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되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 출처는 장진영 페이스북

- 공 : 그런 부분이 좀 의아하기는 했습니다. 보통은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에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곤 합니다. 선거에서 승리하고도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킨 정당은 국민의당이 아마 최초였을 겁니다.


= 장 : 국민의당은 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여러 선거 전문가들의 판세 전망을 보기 좋게 빗나가게 만들며, 마흔 석 가까운 의석을 확보하는 기적을 창조했습니다. 그러고도 리베이트 사건 수습하겠다고 비대위를 구성한 일은 어떻게 보면 순수한 대응이었고, 또 어떻게 보면 순진한 반응이었습니다.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는데…. 이러한 까닭에 저는 리베이트 사건에 대한 대처는 졸렬했다기보다는 과도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졸렬한 부분이 분명 있기는 있었습니다. 단적으로 지난 지방선거 당시의 공천파동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 공 : 공천파동이라면 노원병과 송파를 두 지역에서 치러졌던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후보 공천작업을 염두에 두고 하시는 말씀인가요?


= 장 : 그 두 지역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방선거 과정 내내 국민의당 출신들과 바른정당 출신들이 갈등하고 싸웠습니다. 이때 발생한 불미스러운 파열음이 당 밖의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선명하게 들렸으니 민심이 국민의당을 어떻게 예쁘게 바라볼 수가 있었겠습니까? 당선되지도 않을 거면서 자기들끼리 싸움박질하는 데에만 열중한다는, 바른미래당을 향한 싸늘하고 냉소적인 시선이 다수의 유권자들 사이에 팽배했었습니다.


- 공 : 바른미래당의 자중지란과 불협화음은 이제는 새롭거나 새삼스러운 현상도 아닙니다. 위원장님께서는 이런 내홍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 장 : 근본 원인은 안철수와 유승민 두 사람이 서로 불신하고 불화하는 데 있습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은 이 두 분들께서 당사자가 되어 주변의 만류와 우려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밀어붙인 결혼이었습니다. 문제는 혼인을 성사시키는 데만 열중했지, 결혼한 다음에 어떻게 잘살지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점에 있습니다.


- 공 : 비유하자면 이분들이 결혼식도 올리고 혼인신고도 했는데, 막상 같이 살지는 않고 있는 거네요.


= 장 : 결혼하자마자 별거에 돌입한 격이죠.


- 공 : 여전히 두 집 살림입니다.


= 장 : (언성을 약간 높이며) 당의 구성원들끼리 진정으로 화합하는 모습을 좀체 보여주지 못하니 국민들께서 바른미래당에 무슨 기대감을 가질 수가 있겠습니까! (4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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