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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 세대의 부정부패, 이제부터 시작이다 - 김만배의 승리와 586의 몰락 ②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1-10-18 17: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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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은 불평등에 찬성합니다


기득권 586 카르텔을 못 깨면 화천대유는 반드시 또 나온다. (이미지 : 구글검색)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는 84학번이다. 즉 1984년에 대학에 입학했다는 뜻이다. 허나 1980년대에 대학생활을 했다고 하여 586 세대의 주역으로 자동으로 편입되는 건 아니다.

 

586 세대는 평등을 강조한다. 그런데 이들이 역설하는 평등은 자신들과, 자신보다 힘세고 돈 많은 집단 사이의 평등을 가리킬 뿐이다. 이들은 자기들과 비교해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가 뒤떨어지는 사람들을 대하면 “우리는 불평등에 찬성합니다”라고 일제히 외치며 갑자기 실력주의자로 돌변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가 한창 고조됐을 당시에 그를 옹호하는 586 세대의 상당수가 조 전 장관 일가가 누리는 귀족적 삶을 정당한 노력의 산물로 당연시하는 태도를 띠었던 게 대표적 사례다.

 

그렇다면 586 세대 내부는 평등한가? 물론 지극히 불평등하다. 세 가지 맥락에서 586 세대 내부는 철저히 불평등하다.

 

첫째는 학벌에 따른 불평등이다. 586 세대는 대학졸업장을 중시하지 않는다. 대신에 대학교 합격증에 편집증적으로 집착한다. 그들은 어떤 인간이 일단 특정 대학에 입학했으면 다음부터는 그 사람을 인도의 저 악명 높은 카스트 제도 뺨치는 고정불변한 위계적 신분질서 구조에 옴짝달싹 못하게 가둬놓는다.

 

그리하여 어떤 후과가 야기되느냐? SKY로 통칭되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한번 들어갔으면 평생 책 한 줄 읽지 않아도 지성인으로 행세할 수가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비명문대생이나 지방대생은, 캠퍼스가 서울 바깥에 입지한 분교생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실력과 성취를 인정받지 못한다. 이 해괴하고 엽기적이며, 미개하고 몰상식한 ‘입학만능주의’로 말미암아 일류대 출신의 일자무식한 삼류 인간들이 586 사회에서 대량으로 양산돼왔다.

 

둘째는 학번에 따른 불평등이다. 586 세대의 주축은 82학번에서 86학번에 해당하는 중장년 남녀들이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숫자가 많다. 머리는 신통치 않을지언정 머릿수에서만은 압도적 우위를 과시해왔다.

 

수적 우세를 부정적 방향으로 보완ㆍ강화하는 요소가 이들 집단 고유의 알량한 우월감과 선민의식이다. 그들은 같은 80년대 학번들이라고 해도 위의 학번은 기회주의적이라고 비난한다. 아래 학번들은 고생하지 않았다고 깔본다. 이 세상에서 오직 자기들만이 치열하고 혹독한 투쟁의 길을 견결하게 달려왔다고 생각하는 무리가 김만배 씨가 딱 정중앙에 위치하는 82학번부터 86학번까지의 사람들이다.

 

셋째는 성공과 실패에 따른 불평등이다. “성공하면 충신, 실패하면 역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사를 오랫동안 관통해온 철칙이다. 586 세대는 이러한 승자독식의 철칙을 깨고자 소싯적에 민중해방의 깃발을 높이 쳐들었더랬다. 그렇지만 이후에 전개된 상황은 586 세대 또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의 문법과 관행에 충실했음을 증명한다. 김민석, 송영길, 오영식, 우상호, 이인영, 임종석 등의 제씨들이 국회의원이 되고 당대표가 되고, 장관이 되고 청와대 비서실장이 된 건 이들이 본인이 소속된 준거집단에서 1등으로 기억되는 메이저 캠 출신의 의장님이고, 회장님인 덕분이었다.

 

김만배는 살아 있다

 

김만배 씨는 대학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시 가정해보자. 그가 만약 과거 학생운동권에서 ‘메이저 캠’으로 불렀던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면 중앙언론의 일간지 기자로 취업할 수 있었을까? 김만배가 84학번이 아니라 88 학번이나 89 학번 정도 됐다면 586 세대의 중핵인 82학번에서 86 학번에 포괄되는 화려한 면면의 인사들을 상대로 폭넓고 끈끈한 인맥을 단단하게 구축할 수 있었을까? 결정적으로, 김만배 전 기자가 부유한 사업가로 인생역전에 성공하지 못하고, 고단하고 쪼들리는 월급쟁이 신문기자로 남았으면 역시나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내로라하는 전직 판검사와 현역 정치인들이 그를 과연 흔쾌히 만나기나 해줬을까?

 

586 세대는 스크럼 짜기가 체질화된 세대이다. 이들은 셋만 모여도 본능적으로 조직을 결성한다. 문제는 나이를 먹으며 삶의 본질적 목표가 ‘독재타도’에서 ‘재산축적’으로 진즉에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예전의 몸에 굳은 타성을 버리지 못한 채 여전히 걸핏하면 스크럼을 짜고, 셋만 모이면 즉각 모임을 꾸린다는 점이다. 586들이 부패 바이러스에 유달리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감염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한창 확산될 즈음 교회가 전파의 주범으로 지목돼 여론의 몰매를 맞았다. 부정부패의 바이러스도 자연세계의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무서운 속도로 퍼져 나가기 마련이다. 지금은 타도할 독재정부도 사라지고, 586 세대도 변혁이 선도적 주체가 아닌 변혁의 일차적 대상으로 변질된 시대다. 한마디로, 민주동문회 따위의 쓸데없는 사조직들이 더 이상 존립할 이유도, 활개 칠 명분도 없는 것이다.

 

현실은 정반대다. 문재인 정권이 절대권력으로 군림하고, 더불어민주당이 무소불위의 초거대 집권여당으로 체구가 커지며 더욱더 북적북적 번창하는 곳이 수많은 민주동문회들이다. 민주주의가 불필요한 민주동문회에서 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로비와 담합, 비리 공모와 뒷배 봐주기 외에는 전무할 게다.

 

김만배의 거취가 향후에 어떻게 변동ㆍ정리될지 필자는 정확히 예측할 방법이 없다. 호화 변호인단을 대동하고 있으며, 김오수 현 검찰총장이 성남시 고문변호사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지는 않는다. 더욱이 김만배 일행에게 천문학적 액수의 불로소득을 안겨준 토양은 아직도 강력하게 건재해 있기만 하다. 메이저 캠을 다닌 성공한 82~86학번들의 음습하고 끈적끈적한 586 카르텔 말이다.

 

제도권과 운동권이 만수산 드렁칡처럼 뒤엉켜 천화동인의 일확천금을 노리는 586 카르텔을 남조선의 인민대중이 단호하게 분쇄하지 못하면 제2, 제3의 화천대유는 앞으로도 계속 출현하리라. 성남 대장동 게이트는 위선적이고 탐욕스러운 586 세대가 자행한 천인공노할 파렴치한 경제범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인 것이다. 기득권 586 세대는 4인 이상 모이지 못하도록 영원히 금지하는 착한 집합금지 명령을 과감하게 발동시킬 차기 대통령이 등장하길 바라는 게 비단 혼자만의 꿈은 아닐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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