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은 기자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행정청의 업무가 증가해 수질검사가 지연돼 지하수 이용허가 연장신청이 늦어졌다면 신청인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어 연장신청을 받아줘야 한다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이하 중앙행심위)는 제주도지사가 지하수 이용허가 유효기간 내에 연장허가를 신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연장신청을 반려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광어양식업을 하는 청구인 A씨는 올해 3월 24일까지 지하수 이용허가를 받았다. A씨는 유효기간 만료 약 2개월 전인 올해 1월 27일에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지하수 수질검사를 신청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으로 업무가 폭증해 제주도 조례에서 정한 15일의 처리기간 내에 수질검사를 하지 못했다. 이후 A씨는 수질검사가 지연돼 보건환경연구원에 문의하자 다른 기관에서 수질검사를 받도록 안내받았고 A씨는 즉시 제주대학교에 수질검사를 의뢰했다.
올해 3월 30일 수질검사 성적서를 발급받은 후 다음 날 제주도지사에게 수질검사 성적서를 첨부해 지하수 이용허가 연장신청을 했는데 제주도지사가 허가 유효기간이 만료됐다며 반려하자 중앙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중앙행심위는 A씨가 허가 유효기간이 만료되기 2개월 전에 이미 수질검사를 신청했고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처리기간(15일) 내에 수질검사를 완료했다면 유효기간 내에 연장신청이 이뤄졌을 것이므로 연장신청이 지연된 책임이 A씨에게는 없다고 봤다.
또한 청구인이 지하수를 이용하지 못하면 약 1500평 규모의 광어 양식장을 폐업해야 하는 사정까지 고려하면 제주도지사가 A씨의 지하수 이용허가 연장신청을 반려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민성심 국민권익위 행정심판국장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행정청의 업무가 과다해 연장신청이 늦어진 것은 신청인의 책임이 아니다"라며 "행정청의 업무지연이 원인이었는데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연장신청을 반려한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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