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은 기자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이 정부와 서울시가 재정 지원에 나서지 않고 구조조정 방침을 고수할 경우 오는 14일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3일 밝혔다.
김대훈 서울교통공사 노조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서울시는 재정난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면서 한 목소리로 구조조정 압박만 일삼고 있다"고 하면서 파업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재정위기의 원인을 잘 아는 서울시가 정부 책임으로 떠넘기며 운영기관에게 인력감축, 안전관리 외주화 등 비용 절감책을 강요하는 것 역시 파렴치한 태도"라며 "마지막까지 대화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노동조합의 인내를 무색하게 만들고, 구조조정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이 선택할 수 있는 건 파업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는 자리를 국회에서 서울시청 앞으로 옮겨 노동자 50인의 릴레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현정희 전국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정부와 서울시가 공공성에 대한 책임을 미룬 채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이 파업에 돌입할 경우 24만명의 공공운수노조가 함께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서울교통공사는 직원 1539명을 감축하고 복지 축소, 임금 동결 등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마련했다. 공사 전체 직원이 약 1만6700명인 점을 감안할 때 10%에 가까운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노조는 사측이 코로나19로 인해 심화된 적자를 노동자에게만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17~20일 조합원 쟁의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81.6%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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