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호 기자
이란에 억류됐던 한국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와 선장이 95일 만에 풀려났다.
외교부는 9일 “이란 당국에 의해 억류돼 이란 반다르압바스 항 인근 라자이 항에 묘박 중이던 우리 국적 선박과 동 선박의 선장에 대한 억류가 오늘 해제됐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부는 “선장과 선원들의 건강이 양호하고, 화물 등 선박의 제반 상황도 이상이 없다”고 전했다. 선박은 행정절차를 마치고 이날 오전 10시 20분 출항했다.
이란은 지난 1월 4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을 항행하던 한국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를 해양 오염 혐의로 나포했다. 한국인 5명을 포함한 선원 총 20명도 억류했다.
이란은 지난 2월 2일 선원 19명을 석방하면서도 해양 오염에 대한 사법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이유로 선장과 선박은 계속 억류했었다.
석방된 선원 9명은 귀국했고, 현재 선박에는 선장과 선박 관리를 위해 교체 투입된 선원 등 총 13명이 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지난 1월 10∼12일 이란을 방문하는 등 조속한 억류 해제를 위한 협상을 이란 측과 이어온 바 있다. 이란은 공식적으로는 해양 오염을 이유로 선박을 억류했지만, 한국 정부의 거듭된 요청에도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관련 사법절차도 진행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에 관해 관계자들은 한국과 이란 정부 양측 모두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동결자금이 억류의 이유라고 해석했다.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 탈퇴를 공식 선언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이란의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계좌가 동결된 바 있다. 국내 은행에 묶인 이란 자금은 70억달러로 약 7조 600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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