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역사 속에서 반복돼 온 독재와 폭정의 명제를 다룬 블랙코미디 ‘협력자들:불가코프와 스탈린’이 한국에서 초연된다.
‘협력자들:불가코프와 스탈린’(원제 Collaborators)은 영국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극작가인 존 홋지(John Hodge)의 작품으로, 2012년 영국 최고 권위의 희곡상인 ‘로렌스 올리비에상(Olivier Award)’ 수상작이다.
지난 2011년 런던에서의 흥행에 힘입어 2016년부터는 뉴욕과 워싱턴에서도 공연된 바 있고, 한국에서는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윤완석 제작, 김시번 연출, 김일호 번역, 관악극회 공연으로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첫 선을 보인다.
이 작품은 20세기 최고의 러시아 극작가로 칭송받는 미하일 불가코프와 그의 열렬한 팬이었던 스탈린의 운명적 만남을 그리고 있다. 연극은 폭정 아래서 ‘괴물’에게 이끌려 결국 대숙청에 기여하는 비극적 ‘인간’의 이야기를 진지하고도 재미있게 풀어낸다.
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하고 현 세종문화회관 이사장인 연극인 김명곤씨가 스탈린 역을, 서울대학교 산학교수이자 배우인 최기창씨가 불가코프 역을 맡았다.
원로배우 이순재씨를 비롯해 심양홍, 임진택, 김인수, 나호숙, 염인섭, 박재민, 지주연 등 작품 경력이 많은 연기자들도 대거 출연한다.
김시번 연출(47)은 “스탈린 시대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현대사도 피와 눈물이 절절히 배어있다”면서, “연극 ‘협력자들’은 우리가 곱씹어야 할 동시대적 드라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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