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김정산 지음·옥당·1만3000원
18세기 조선, 당쟁과 사화로 온 나라에 피바람이 불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충직한 무사가 주군의 명을 수행하면서 겪는 음모와 사랑, 그리고 주군을 향한 충정을 그린 소설이다.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수령군은 측근인 우의정 심숙보에 대한 암살음모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끼는 호위무사 장선달(주인공)에게 그를 보호하라는 밀명을 내린다. 하지만 장선달은 심숙보와 오래된 악연이 있다. 장선달은 30년전 심숙보의 집안이 역모에 연루돼 몰락했을 때 해윤사에 의탁한 그의 딸과 사랑에 빠졌다. 얼마 후 신원이 복원된 심숙보는 딸에게서 장선달을 떼어놓기 위해 그를 죽이려 한다. 죽음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장선달은 절에서 무예를 닦으며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주인공은 결국 주군의 명에 따라 우의정의 본가가 있는 도성으로 향한다. 부친상을 당한 우의정의 본가에는 수령군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이 모두 모여들었고 연이은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주인공은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과 소망을 주군에게 보내는 다섯 편의 편지를 통해 상세히 전달한다. 사랑할 줄 아는 주군, 백성의 입에 밥 들어가는 일을 살피는 주군, 바른 인재를 옆에 둘 줄 아는, 부모의 마음으로 백성을 살피는 주군이 되라고 주인공은 충언한다. 저자인 김정산이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약 100년 역사를 복원한 '삼한지' 이후 10년만에 내놓은 이 작품에선 이상적인 리더를 바라는 우리 사회의 염원이 투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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