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승민 기자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도 검찰의 수사방향을 예의 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당 메모에 등장하는 8명 가운데 3명이 전·현직 대통령 비서실장인데다, 성 전 회장이 생전에 자신과 만난 인사들을 날짜·시간별로 기록해둔 일정표(다이어리)에도 이들을 포함한 전·현직 청와대 관계자들이 다수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경우 실장 재임 기간 중엔 '성 전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했었지만, 성 전 회장의 일정표를 통해 두 사람이 참석한 식사 자리가 있었음이 확인되자 이를 번복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청와대는 일단 성 전 회장이 금품을 건넸다고 지목한 허태열·김기춘 전 실장을 제외하곤 일정표에 기록된 다른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에 대해선 문제가 될 만한 혐의나 의혹 등이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의 일정표엔 이외에도 허태열 전 실장,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그리고 새누리당 국회의원 출신의 안종범 현 청와대 경제수석 등과의 만남도 기록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박준우 전 수석과는 2013년 8월부터 작년 6월까지 20개월 간 모두 24회에 걸쳐 만난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성 전 회장도 정치권에 몸담았던 사람인 만큼 개인적 친분 등에 따라 청와대 인사들을 만났다면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부적절한 부분이 있었다면 검찰수사 등을 통해 분명히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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