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임유 지음·한울·2만4000원
시흥시가 2013년 야심차게 시작한 '시민호민관 제도'에 따라 초대 호민관으로 일한 저자가 지난 2년간 만난 억울한 시민들의 이야기를 모아놓았다.

'시민호민관 제도'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시행중인 '옴부즈맨 제도'의 하나지만 상근이면서도 혼자 모든 책임과 권한을 갖는 옴부즈맨은 시흥시의 시민호민관이 전국 최초라 할 수 있다. 초대 호민관인 저자는 금융업, 청와대 행정관, 언론인, 중소기업 경영자 등 다채로운 경력에 걸맞게 상담사와 법률가의 영역을 넘나들며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해결해주고 억울함을 풀어주는 역할을 잘 했고 그 성과를 이 책에 담고 있다.
아울러 이 책은 다양한 우리 이웃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도 된다. 26년째 보상을 기다리는 아줌마, 잡초를 베다 웅덩이에 빠진 할아버지, 고열로 쓰러진 딸아이를 업고 응급실로 뛰어간 사이에 주차단속을 당한 아이 아빠, 두 달 사이에 주차위반 스티커를 열 장이나 받은 운전자 이야기 등 다채롭다. 행정의 최일선에서 활약하며 시민들을 만나는 자치단체 공무원이나 기초, 광역의원들에게 훌륭한 사례집이자 지침서로, 일반 독자들에겐 한 편의 잘 쓴 르포로 쉽고 재미있게 읽힐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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