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대선자금 등 정치권 금품 수수 의혹이 담긴 '성완종 리스트'로 인한 파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숨지기 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섭섭함을 나타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신문이 15일 공개한 성 전회장과의 전화 인터뷰 녹음파일 녹취록 전문에 따르면 성 전회장은 "박근혜 대통령한테 너무 실망을 했고, 아마 나 같은 사람이 앞으로 계속 나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한테 특별히 밉보일 것도 없고 대통령이 그렇게 (나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치적으로 크는 게 배 아파서 그런 게 아닌가 보인다"고 섭섭함을 토로했다.
성 전회장은 "조그만 기업인도 아니고 정치인인데 저 같은 경우 수사한다고 하면 대통령 재가 없이 할 수 있나"라며 "내가 참여해서 정권 창출한 것은 온 시민들이 아는데 이렇게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아무런 조건 없이 (박근혜 대통령을) 도왔는데 너무 배신감이 든다"며 "장관 (자리를) 달라고 하지도 않았고 (아는) 사람을 취직시켜달라고도 안 했는데 세상에 그럴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성 전회장은 이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정(司正) 대상으로 지목된 이유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친분 때문으로 봤다.
성 전회장은 "이 총리가 반기문 (사무총장)을 의식해서 계속 그렇게 나왔지 않느냐"며 "반기문하고 가까운 것도 사실, (반기문 사무총장) 동생이 우리 회사에 있고, (반 총장이 충청)포럼 창립 멤버인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 총장의 친동생은 현재 경남기업에서 상임고문으로 7년 가까이 일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 (충청)포럼 조직이나 (장학)재단 조직들이 전국적으로 돼 있고 이 총리도 이를 다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럼 부분들이 (나를 사정 대상으로 지목한) 요인이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다만 자신의 이런 행동들이 반 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뜻은 아니었다는 점도 밝혔다. 또 "이 총리가 (그런 거 너무 하지 말라고) 직접 말은 안 해도 느낌이 오게 했다"며 "자기 욕심이 많아서 남들 이용을 나쁘게 많이 한다"고 비판했다.
또 청와대와 이 총리가 힘을 합쳐 자신을 공격한다며 검찰 수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성 전회장은 "솔직히 말해 청와대하고 이완구하고 짝짜궁해서 하는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이렇게 하면 안 된다. 기획수사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 조사도 자원이 없으면 그만둬야지 마누라와 아들 다 뒤집어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라며 "검찰청법에 가지치기 수사를 못하게 돼 있는데 이런 식으로 하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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