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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정몽규 '깜짝동맹'…8조 면세점 시장 경쟁 후끈 - 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 '합작 카드' 묘수 … 유통공룡들 서울시내 사업권 획득 놓고 본격 대결

이승민 기자

  • 기사등록 2015-04-13 14: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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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획득을 위해 깜짝 동맹을 맺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회동한 지 일주일 만의 일이다.

 

 

7월중으로 예정된 서울시내 3곳의 면세점 사업자 발표를 앞두고 유통공룡들의 사업권 획득 경쟁이 치열하다.

서울시내 3곳의 신규 면세점 중 중소기업 몫의 한 곳을 제외한 두 곳의 사업권을 놓고 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SK네트웍스(워커힐)·한화갤러리아·신세계 등 유통 공룡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현대산업 '입지'…호텔신라 '경험' 윈윈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법인 설립을 위한 기업결합신고를 하고 시내면세점 사업에 공동 진출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50대 50 비율로 출자해 'HDC신라면세점'을 신규 설립할 예정이다. 대표는 각사에서 1명씩 선임해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한다.

면세점은 현대산업개발이 갖고 있는 용산 아이파크몰 4개층을 활용, 1만2000㎡ 규모의 국내 최대 면세점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인 롯데월드면세점(1만1000㎡)보다 크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월 일찌감치 시내면세점 참전을 선언했다. 정몽규 회장은 당시 "용산이 발전 가능성과 지리적인 강점을 갖추고 있어 관광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며 면세점 사업지를 아이파크몰로 삼겠다는 전략까지 밝혔다.
   

다만 현대산업개발은 면세점을 운영한 경험이 없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국내외 면세 사업자를 만나며 사업 파트너를 물색해 온 가운데,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호텔신라와의 '합작 카드'를 만들어 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호텔신라는 면세점 운영 경험이 많은데다 글로벌 진출의지도 강하기 때문에 최상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며 "단독으로 운영할 때보다 매출액이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 오픈 첫 해부터 매출 1조원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용산 입지적 강점..인근 이태원·전자상가"
 

호텔신라도 현대산업개발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한시름 놓게 됐다.

호텔신라는 서울 장충동 호텔부지에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새로운 면세점을 따 내려면 건물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호텔신라는 롯데면세점과 함께 국내 면세점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한다. 현대산업개발과 손 잡으면서 독과점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특히 호텔신라는 아이파크몰의 입지적 강점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 지역은 관광특구인 이태원과 용산공원, 국립중앙박물관, 남산 공원을 끼고 있다. 최근 광주까지 완전 개통한 호남선KTX를 비롯 지하철 1호선과 4호선, ITX청춘, 경의중앙선에 공항철도와 신분당선이 예정돼 있다. 추가로 대형버스 1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옥외주차장을 확보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일본 도쿄의 아키아바라가 활성화 되면서 일본 전자산업이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처럼 용산에 새로 들어설 면세점은 침체를 보이고 있는 용산 전자상가를 활성화 시킬 것"이라며 "지역경제가 활력을 되찾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연 8조 시장…유통공룡 눈치작전 치열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이 용산을 점찍은 반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9일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선택했다. 현대백화점은 기존 면세점이 강북권에 밀집돼 있어 강남권에 면세점을 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세계와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등은 시내면세점 진출에 관심이 있지만 입지 선정 등과 관련한 말은 최대한 아끼고 있다. 롯데면세점도 초반 소극적인 모습과 달리 시내면세점 추가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이들 간 눈치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3년 관세법이 개정되면서 기존 면세점 운영 사업자라 하더라도 경쟁력이 없으면 5년마다 재승인 심사에서 사업권을 빼앗길 수 있게 됐다"며 "기업들 간 합종연횡을 하거나 기존 사업자라도 매장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은 오는 6월 1일 시내면세점 사업권 입찰을 시작하며 최종 사업자는 7~8월경 선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7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3% 증가했다. 세계 1위 규모다. 올해에는 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시내면세점 규모는 전체 시장의 60%가 넘는 4조9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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