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내겐 발목을 적시는 불편함에 불과한 물이 누군가에겐 턱밑을 치받는 물이라면 내 불편함 정도는 견뎌주는 게 사람이다. 그래야 내 턱밑까지 물이 찼을 때 누군가 자신의 불편함을 무릅쓰고 나를 구해준다. 그러라고 사람은 함께 사는 것이다."(55쪽) '사회심리 에세이'라고 이름붙여진 이 책은 이웃의 슬픔과 고통을 대하는 사람의 자세와 사람이 사람다워야 할 까닭에 대한 성찰이 담겼다.
저자는 용산참사, 쌍용차 해고사태, 한진중공업 해고사태,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밀양 송전탑 건설 강행, 세월호 참사, 부당한 공권력, 어이없는 사회지도층 등 한국사회의 현안을 다루면서 결국 궁극적으로 우리가 닿아야 할 사람다움에 대한 것이 뭔지 알려준다. 젊어서는 광고기획자, 마흔 넘어서는 심리기획자, 지금은 안산의 '치유공간 이웃'의 대표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이웃', '함께', '엄마', '사람'의 네 가지 키워드로 사람다움, 함께 사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명수 지음·유리창·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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