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황 대행은 대통령이 아니다. 탄핵된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이고, 박근혜 정부 실정의 당사자다. 국회가 황 대행을 용인한 것은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황 대행은 국민과 국회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대행을 맡자마자 법질서 운운한 것도 모자라 보수 원로들을 모아 개헌을 논의했다. 국회에 온 33분 동안 무의미한 덕담만 남기고 떠났다. 국회와 촛불 민심의 요구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대통령의 90초 사과, 9분 재 사과, 13분 면담이 연상된다.
황 대행은 박근혜 대통령의 길을 가지마라. 국민과 맞서지 마라. 국민의 유일한 대의기관인 국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치하라. 국민과 국회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라. 불필요한 논쟁을 유발시켜 국민에게 또다른 분노와 절망을 안겨서는 안 된다.
여야정 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하고, 국회에 출석해서 국민의 국정 불안을 하루빨리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오늘 여야정 협의체 수용은 당연한 조치다. 진지하고 성의있는 소통과 협치의 첫걸음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국무총리라면 대정부질문에 임해야 한다’ ‘여야정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고건 전 총리의 조언을 뼈 속 깊이 새기기 바란다.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s://paxnews.co.kr/news/view.php?idx=10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