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정지호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대학생 대표단을 만나 진상규명과 책임 규명,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정부가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4일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투표용지 부족 관련 대학생과의 간담회’를 열고 최근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청년층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번 간담회는 전국총학생회연합과 전국총학생회협의회 등 대학생 단체가 정부 입장 설명을 요청하면서 마련됐으며, 김 총리가 이를 수용해 주말 일정에도 신속히 개최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총리를 비롯해 국무조정실장, 국무총리비서실장, 국무1차장, 행정안전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대학생 측에서는 전현직 총학생회연합 대표와 전국총학생회협의회 관계자, 지역 권역 대표, 대학 총학생회장 등이 자리해 선거관리와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고 황당하다”는 인식을 밝히며 “오늘은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인 만큼 편하게 발언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태윤 전현직총학생회연합 대표는 “국민들의 참정권이 훼손된 만큼 진영 논리를 넘어 민주주의 수호 차원에서 정부와 총리의 입장을 듣고자 면담을 요청했다”며 △전반적 진상규명 △책임소재 명확화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학생 대표단은 우선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발생 경위와 원인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투표용지 준비와 투표관리 업무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소관이지만, 진상규명이 필요한 만큼 국정조사 요구와 수사를 포함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답했다.
참정권 침해에 따른 피해 구제 방안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김 총리는 “현재 법체계상 정부가 즉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수사인 만큼 적극 대응하겠다”며 “피해 구제 문제는 추가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재발방지 대책과 관련해서는 선거관리위원회 쇄신을 포함한 제도 개선 방안이 논의됐다. 김 총리는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어서 정부 차원의 제도개선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국회에서 국정조사가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요구하는 등 가능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 말미에는 청년들의 문제 제기를 정치적 시각으로 해석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이에 김 총리는 “민주주의 수호라는 관점에서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김 총리는 “청년 세대의 문제제기와 참여는 우리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며 “앞으로도 청년들의 다양한 의견이 충분히 검토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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