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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와 배현진의 ‘홍배가합전’ 관전기 - 스승 홍준표는 치사했고 제자 배현진은 앙칼졌다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6-01-12 20: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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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배현진 의원의 잠실벌 사제 대결은 배현진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배현진에게는 승리한 대가로 표독한 이미지만 남은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이미지는 챗ChatGpt 를 이용해 만듦)


“나도 배현진 봤는데.”


한때 잠실에서는 이런 얘기가 주민들 사이에 유행어처럼 떠돈 적이 있었다. 배현진 의원이 MBC 문화방송을 퇴사하고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직후였다. 외부 인사 영입 형식으로 자유한국당에 들어온 배현진은 당시 당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역구를 자연스럽게 물려받았다. 보수 정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현재의 송파구 을 지역구이다.


송파 을 지역구는 서울에서도 살만한 축에 속한다는 주민들이 많은 동네다. 콧대 높은 송파 을 주민들에게도 공중파 방송 정규 뉴스 프로그램의 간판 여성 앵커는 여간해서는 면전에서 육안으로 접하기 어려운 존재였다. 방송국을 갓 나와 여전히 아나운서 분위기가 물씬하던 배현진의 실제 얼굴을 영접한 주민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실물이 훨씬 낫다는 것이었다. 야속하게도 배현진은 내가 꼭 집에 없는 날만 골라서 필자가 사는 동네를 지나갔었다.


배현진의 실물을 영접한 사람들 가운데에는 당연히 홍준표도 포함돼 있었다. 홍준표의 실거주지는 잠실의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이다. 재건축이 추진되면서 오래전부터 땅값이 들썩여온, 잠실에서도 내로라하는 아파트 단지다.


홍준표와 배현진은 이후 유튜브 TV 「홍카콜라」를 함께 제작하는 등 진짜 혈육 버금가는 진득한 우애를 과시했다. 홍준표가 며칠 전 배현진을 극렬하게 비난하며 “딸 같아서 거뒀다”고 푸념한 배경이다.


문제는 홍준표에게 배현진은 딸은 딸이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거래처 같은 딸이었다는 점이다. 이 세상 어느 아비도 딸을 향해 “학력 콤플렉스가 있다”는 인격모독적인 치사한 막말을 쏟아내지는 않기 때문이다.


홍준표는 배현진이 대학을 편입해 졸업한 이력을 은근히 겨냥해 그와 같은 모진 소리를 해댄 듯싶다. 딸이 가진 콤플렉스의 9할은 근본적으로 아버지 자신이 가진 콤플렉스에서 비롯되기 마련이다. 홍준표는 자기가 소싯적에 유수의 명문고등학교에 다녔다면 인생이, 특히 검사 생활이 좀 더 수월하게 풀렸을지 모른다는 하소연을 공공연히 해왔다.


배현진이 홍준표의 악다구니 소리를 끝까지 묵묵히 참고 견뎠다면 홍준표의 비루하고 구질구질한 노욕만 다시금 드러나는 것으로 사태는 무난히 종료됐으리라. 그러나 홍준표의 무차별 공격에 맞선 배현진의 대응은 앙칼져도 너무나 앙칼지고, 표독스러워도 너무나 표독스러웠다. 웬만한 유명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지도와 스타성을 지닌 2.5선 의원의 품격과 교양미는 찾아보려도 찾아볼 수 없었다. 홍준표 앞에만 서면 배현진은 왜 자꾸만 거칠어지는 것일까?


한국의 보수 세력이 윤석열 때문에 망했음은 공지의 사실이다. 홍준표와 배현진의 막장극 뺨치는 결별과 불화에도 내란수괴 윤석열의 음산한 그림자자 드리워져 있음은 물론이다.


배현진은 윤석열에서 한동훈으로 빠르게 갈아탔다. 배현진이 2024년 총선에서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발송한 8쪽짜리 선거공보물에는 윤석열이라는 이름 석 자가 아예 등장하지 않을 정도였다. 한동훈계로 환승한 배현진은 윤석열을 일찌감치 기록말살형에 처했다.


반면, 본인의 정치생명 연장을 목적으로 수도권을 버리고 대구로 내려간 홍준표의 촉과 감은 무뎌질 대로 무뎌진 터였다. 그는 윤석열이 친위 군사쿠데타를 일으켜다 실패하자 비상계엄은 한바탕의 해프닝에 불과할 뿐이라며 윤석열을 무리하게 두둔했다. 이는 윤석열로부터 모종의 정치적 떡고물이 떨어지길 기회주의적으로 기대한 결과로 두고 만 홍준표 정치인생 최악의 치명적 패착이었다.


이제 홍준표는 어차피 아무런 희망과 비전이 없는 뒷방 늙은이 신세다. 윤석열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비굴하게 인사했던 ‘코박홍’ 이미지는 홍준표를 영원히 밤마다 가위눌리도록 만들 게 뻔하다.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로 출발해 ‘이불킥 홍준표’로 마침표를 찍는 실로 파란만장한 대서사시 아닌 대서사시였다.


2026년 연초에 예고 없이 펼쳐진 「홍배가합전」에서 승리한 배현진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까? 미모의 여성 정치인에게 이상할 만큼 관대한 우리나라의 사회 풍토를 고려하면 그는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유력한 현역 정치인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잠실의 나경원’ 배현진의 건투를 빈다.


그런데 글을 쓰고 보니 내용과 기조가 배현진에게 과도하게 편향됐다. 미모의 여성 정치인에게 터무니없이 온정적인 한국적 세태로부터 나 역시 자유롭지 않은 탓이랄밖에. 홍준표가 뒤늦은 후회에서 토로한 것처럼 정치인에게는 인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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