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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의 ‘라스트 댄스’의 의미는 - ‘윤 어게인’을 끝장내고, ‘문 어게인’에는 마침표를 찍어야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5-12-20 20: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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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어게인’과 ‘문 어게인’을 동시에 막는 일이야말로 김두관이 라스트 댄스에서 반드시 성공적으로 보여줘야 할 모습을 것이다. 이미지는 chatgpt로 필자가 합성해 만들어내 이미지임.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장관직 사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장관급 인사의 첫 번째 자진 퇴장으로 기록됐다. 전 전 장관은 오거돈 전 해수부 장관에 뒤이어 민주당 소속 정치인으로서는 두 번째 민선 부산광역시장 당선을 목표로 뛰어왔다.

 

전재수 전 장관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형준 현 부산시장과 엎치락뒤치락하는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전 전 장관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즉 통일교 재단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는지 여부는 경찰 수사를 통해, 경우에 따라선 특검 수사를 거쳐 밝혀질 터이다.


사태의 관건은 전재수가 박형준과의 경쟁과 대결에 전적으로 투여해야만 했을 시간과 노력의 상당 부분을 자신의 결백과 무고함을 증명하는 데 쓰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전재수 개인은 물론이고 부산시장 탈환을 오매불망 염원해왔을 민주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는 무척이나 허탈하고 맥빠지는 노릇일지도 모른다. 전재수가 지금의 고비를 넘기고 한 단계 강하고 성숙한 면모로 돌아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


‘부울경’이라는 약칭으로 흔히 불려온 부산과 울산과 경남은 1990년 1월의 3당 합당을 계기로 몇몇 공단지역을 제외하면 보수의 아성으로 굳게 자리매김해왔다.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제도가 본격적으로 부활한 다음 민주당 계열 정당은 이 지역에서 단 네 명의 광역자치단체장만을 배출했을 뿐이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그들이다. 전재수가 작금에 직면한 난관을 성공적으로 돌파하고 내년 여름 부산시청에 입성한다면 그는 부산과 울산과 경남을 통틀어 민주당 출신의 다섯 번째 광역자치단체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부울경 밖의 외지인들 시각으로 바라보면 김두관부터 시작해 전재수에 이르는 다섯 명은 그 나물에 그 밥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 현대 정치사의 전개에 약간의 일가견이나마 가진 관찰자라면 그들 간에 섬세하면서도 명징한 차이점이 존재함을 단박에 인지할 수 있으리라.


그 잣대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관계이다. 김두관 전 지사와 전재수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과 비록 대립적 관계로까지 나아가지는 않았을지언정 친문으로 분류되기 어려운 인물들이었다. 김두관은 친문재인 세력으로부터 줄곧 ‘저강도 왕따’를 당했고, 전재수는 지난 22대 총선 당시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원 유세를 사실상 거부할 정도로 친문 진영과는 분명하게 선을 그어왔다.


윤석열이 희대의 친위 군사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자멸한 결과로 정권이 조기에 교체됐다.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정부의 안티테제이기도 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안티테제도 동티 나지 않게 지향하는 이중적 성격을 띠고 있다. 다수의 중도층 유권자들은 전한길 부류가 주장하는 ‘윤 어게인’도 끔찍하게 싫지만,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은근히 부추겨온 ‘문 어게인’에 향해서도 커다란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김두관과 전재수처럼 문재인 정부로부터 자유로운 범여권 인사들의 정치권에서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 지지도 사이에 적잖은 낙차가 발견되는 현상은 이러한 맥락에서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 이재명 정부는 당연히 이재명 대통령이 이끌고 있다. 이 대통령을 꼭짓점으로 하여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정부를 떠받치고 있는 일종의 삼각형 구도이다. 문제는 집권 여당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바깥 김어준의 선동에 내응해 언제라도 ‘문 어게인’을 외칠 사람들이 정청래 대표를 필두로 당내 곳곳에 포진해 있는 상태이다.


전재수가 운신의 폭이 당분간 제약됨으로써 부울경에서는 친문의 영향력이 다시금 강화될 여지가 커지고 말았다.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었다. 참여정부의 검찰총장도, 이명박 정부의 검찰총장도, 박근혜 정부의 검찰총장도 아니었다. 윤석열이 문재인 정부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정확한 배경은 그가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엽기적으로 내란을 벌였던 진정한 동기만큼이나 아직도 두터운 베일에 휩싸여 있다.


부울경은 더는 국민의힘의 아성으로 남아선 안 된다. 동시에 이곳이 친문의 부활을 위한 둥지가 되어서도 곤란하다. 그러므로 국민의힘과 오랫동안 견결하게 싸워왔으면서도 친문의 재득세 역시 저지하려는 의지가 검증된 인사들이 이제부터 부울경에서 적극적 행보에 나설 필요성이 있다.

 

김두관은 원조 친노이다. 그는 친문을 압도할 수 있는 명분과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다. 더욱이 민주당에서 나날이 옅어지는 서민적 코드와 감수성을 여전히 지키고 있다. 김두관의 정치적 이력과 자산이 부울경에서 ‘윤 어게인’의 망령을 완전히 퇴치치고, 아울러 ‘문 어게인’의 망상에도 확실히 마침표를 찍는 방향으로 원칙과 상식 있게 활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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