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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후계자는 한동훈이 아닌 이상민 - 윤석열의 이상민 키워주기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2-12-28 20: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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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동아일보를 버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띄우는 방식은 유수의 연예기획사가 신인 아이돌그룹을 띄워주는 방식을 방불하게 한다. 사진은 국회에서 의원들이 질의에 답변하는 이상민 장관의 모습 (사진 팍스뉴스 김한주 기자)

동아일보가 윤석열 정권의 내후년 총선 패배 가능성을 우려하는 논설을 거의 연일 지면에 게재하고 있다. 이번에는 이승헌 편집국 부국장이 출동해 윤 대통령이 꿈꾸는 국민의힘의 미래상은 국정을 힘있게 추동하는 원내 1당이 아닌, 저들만의 폐쇄적인 ‘윤핵관 월드’로 평가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개는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 언론의 동향과 논조를 분석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관이 굵은 형광펜으로 주요 대목에 밑줄을 그어 용산의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올려놓은 문제의 오늘자 동아일보 기명 칼럼을 대충 훑어본 윤석열 대통령은 아마 이와 같은 혼잣말을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을까?

 

지금은 전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의 표심이 총선 승패를 판가름하는 시대다. 필자는 윤석열이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강원도와 경상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지방토호형 구태 정치인들만 정확히 골라서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불러들여 밀담을 나눴다는 소식을 들은 다음 윤 대통령에게는 제22대 총선에서 승리하려는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점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각급 선거에서 이기려는 간절한 마음을 보편적으로 갖고 있었다. 단지 승리를 일궈낼 역량이 있고 없고에 따라 희비가 교차했을 따름이다. 윤석열은 선거에 승리할 의사가 없음을 드러내놓고 표시한 최초의 현직 대통령이라는 대목에서 현대 한국정치사의 한 장을 또다시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다.

 

물론 윤 대통령이라고 하여 자신의 임기 중에 본인의 권력이 심각하게 약화ㆍ훼손되는 걸 원하지는 않을 터이다. 보통의 정상적 통치자라면 안정된 다수의 국회의석을 확보함으로써 정권의 기반을 공고히 다지는 길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윤 대통령은 그러한 일반적이고 검증된 방법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윤 대통령이 수도권 서민들의 민심에, 중도층 유권자들의 표심에, 젊은 청년세대의 여론에 커다란 의미와 중요성을 부여하지 않고 있음을 하필이면 강원도에 지역구가 있는 유상범 의원이 다시금 명토박아 말했다. 유상범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의 신임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김세의와 신혜식 부류의 극우 유튜버들이 입후보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유상범은 검사 출신 정치인으로 검찰 선배인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남부럽지 않은 총애와 신임을 받아왔다. 윤석열에게 철저히 주파수를 맞춰온 유상범의 발언에는 윤심(尹心)이 무엇을 바라는지가 액면 그대로 담겨 있다. 수도권에서 참패해도, 중도 성향 표를 깔끔히 날려 먹어도, 청년세대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해도 지방에 거주하는 보수적인 노년층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만 받으면 장땡이라고 생각하는 게 작금의 윤석열 일행의 신념이라 하겠다.

 

왕세제 이상민의 책봉인가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죽을 쑤어도 현 정권의 정국 장악력과 주도력을 유지시켜줄 별도의 복안(Plan B)을 진즉에 이미 준비해놨다는 결론을 우리는 도출할 수가 있다. 그 플랜 B 카드란 다름 아닌 공권력, 특히 경찰권의 확대ㆍ강화이다.

 

지금 이 순간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며 꼼꼼하게 챙겨주는 여권 인사는 누구일까? 단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리라. 필자는 10ㆍ29 참사를 오롯이 윤석열 정부 탓으로 돌리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 불행하고 비극적 사태를 정부여당을 겨냥한 정치공세의 기회로만 활용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의 치졸한 행태와 정략적 발상에 대해서도 나는 매우 비판적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참사에 대한 법률적이고 도의적인 책임을 중앙정부의 행정기관에 몸담은 특정인이 반드시 져야만 하고, 책임의 최종적 주체는 치안과 안전 분야의 직접적 유관부처 장관으로 재임하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돼야만 한다고 확신한다.

 

이상민 책임론은 참사가 발생한 지 두 달이 경과하며 어영부영 흐지부지돼가는 모양새이다. 이상민 책임론이 희석되는 데에는 야당의 신중하지 못한 무차별적 대여공격이 적잖이 작용했다. 허나 여호와의 것과 카이사르의 것이 엄연히 구별돼야 하듯이, 야당이 떠들건 말건 그와 관계없이 이상민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마땅하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상민을 문책성 경질하기는커녕 그의 정치적 위상과 몸값을 본격적으로 키워주는 작업에 도리어 착수한 인상이 역력하다.

 

나는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을 이런저런 회의에 열심히 데리고 다니는 광경을 보면서 마치 내로라하는 연예기획사 사장이 갓 데뷔한 신인 아이돌그룹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부지런히 출연시키며 대중들 사이에서 인지도와 지명도를 높여나가는 치밀한 홍보전략이 떠올랐다. 필자가 구체적 빈도까지 자세히 조사해보지는 않았지만, 각종 행사장에 윤석열 대통령과 나란히 등장하는 횟수에서 이상민 장관에 필적할 만한 사람은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유일할 듯하다. 윤석열에게 이상민은 “바지 입은 오피스 와이프(Office Wife)”인 셈이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윤석열 대통령은 4대 지방협의체 회장단과의 만찬석상에도 이상민 장관을 자치행정의 주무장관 자격으로 배석시켰다고 한다. 이쯤 되면 가히 후계자, 곧 ‘왕세제’로 낙점해 특별 관리에 들어간 분위기이다.

 

이상민 행안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고등학교 후배다. 윤석열 대통령은 학연을 비롯한 각종 개인적 인연을 각별하게 중시하는 성격이다. 더욱이 이상민은 군과 더불어 국가 안의 합법적인 양대 무장집단의 하나인 경찰조직에 대한 현 정권의 통제력을 경찰국 신설을 계기로 한층 더 제고한 상태이다.

 

대통령이 누구를 후계자로 점찍어 밀어주든 그건 전적으로 윤 대통령의 자유이다. 그러나 용산구청장이 구속되는 등 실무자들이 잇따라 줄줄이 사법처리되는 와중에 참사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을 행정안전부 수장을 대통령이 유달리 편애하는 모습은 국민들 시선에서 볼썽사나워도 너무나 볼썽사납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상민 장관을 그렇게 띄워주고 싶다면 차라리 그를 이참에 화끈하게 당대표 경선에 출마시키면 어떨까? 윤핵관들을 앞세운 용산 대통령실이 경선규칙을 엿장수 맘대로 정하는 식이니 사랑하는 고등학교 동창생 겸 대학교 직계후배를 여당 당수로 내리꽂는 것쯤은 이제는 일도 아닐 게다. 대통령 윤석열에 당대표 이상민, 마누라 생일은 잊어도 동문회 행사는 빼먹지 않고 챙겨온 전국의 수많은 중장년 사내들의 가슴을 웅장하게 하는 스토리텔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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