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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장관이 당대표가 될 수 없는 세 가지 이유 - 당대표 한동훈, 대통령 윤석열의 단점만 확대재생산한다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2-12-06 20: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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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They Go Low, We Go Law


한동훈 장관의 잦은 고소고발은 한동훈의 이미지를 제2의 강용석으로 희화화시키고 있다. 사진은 강용석 변호사의 고소왕 노이즈 마케팅을 보도한 「SBS 8시 뉴스」 화면 갈무리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 출신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미합중국 대선 역사상 최악의 진흙탕 싸움을 벌일 때 다음과 같은 유명한 발언을 남기며 혼탁해질 대로 혼탁해진 선거판에 경종을 울렸다.

 

“When they go low, we go high!”

 

번역하자면, “공화당 측이 저질스럽게 굴면 굴수록 민주당 진영은 외려 더더욱 품격을 지키자”는 뜻이었다. 이는 단지 머잖아 백악관을 떠나 집으로 돌아갈 예정인 영부인의 식상하고 상투적인 우아하고 입바른 소리가 아니었다. 똑같이 무차별한 난타전에 몰두하면 반칙왕 트럼프에게 유리하기 마련이므로 치졸한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네거티브 선거판을 건전한 정책경쟁이 주도하는 포지티브 선거전으로 구도를 신속히 전환하자는 고도의 전략적 언급이었다.

 

올해 치러진 한국의 21대 대선만큼이나 비호감 선거로 진행된 2016년 미국의 제45대 대통령 선거는 미셸 오바마의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개싸움으로 시종일관했고, 그 결과 검증된 반칙왕 트럼프가 투표에 참여한 전체 유권자 총득표수에서 지고도 더 많은 숫자의 투표인단을 확보해 전 세계 최강국의 지존 자리에 올랐다.

 

국내정치가 맹목적이고 몰상식한 진영논리로 말미암아 너 죽고 나 죽자 식의 살벌한 전쟁터가 됐다는 측면에서 한국과 미국은 찰떡 공조를 과시하는 중이다. 총성 없는 전쟁터가 돼버린 정치판의 선봉에 선 인물들 가운데 한 명이 한겨레신문 정치부 기자에서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으로,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에서 이재명 체제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으로 현란하게 변신을 거듭해온 김의겸 의원이다.

 

극강의 생존술과 생명력을 자랑해온 김의겸 의원이 일생일대의 정치적 위기가 아닌 재무적 위기에 몰렸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이 심야의 청담동 한 술집에서 30명이나 되는 김앤장 변호사들과 어울려 질펀하게 술자리를 즐겼다는 어느 여성 첼리스트의 주장을 정확한 확인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김 의원이 언론에 대고서 그대로 옮겼다가 한 장관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무려 10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당할지도 모를 위기이기 때문이다.

 

김의겸 의원은 자기편이 하는 말은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무조건 믿고 보는 지독하고 폐쇄적인 진영논리에 편승해 출세하고 성공한 인물이다. 작금의 한국사회가 공정한 판단과 객관적 잣대에 입각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곳이었다면 김의겸이 금배지를 다는 일은 원천적으로 없었을 게다. 이는 전광훈 목사 부류의 인사들에게 해당하는 말이기도 하다. 전광훈이 유포하는 근거 없고 선동적인 가짜뉴스에 부화뇌동하는 극우 성향의 어리석은 인간들 덕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는 이 심각한 불경기에도 500억 원의 거금을 장위동의 재개발 공사현장에서 보상비로 두둑이 챙길 수 있었다.

 

윤석열의 가세연화와 한동훈의 강용석화를 개탄한다

 

김의겸은 “When they go low”에서 They의 전형을 모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한동훈은 여기에 바람직하게 “We go high”로 대응하고 있을까?

 

필자는 한동훈 법무장관은 ‘Go Low’는 아닐지언정 ‘Go Law’의 답답한 한계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Go Law’가 어떤 맥락이냐? 무슨 일만 생겼다 하면 그 즉시 법(Law)에 호소하는 걸 능사로 간주한다는 의미의 필자가 창안한 일종의 콩글리시이다.

 

용산 대통령실이 여당의 차기 당대표를 비민주적 방식으로 낙하산으로 내리꽂을 기색임은 윤핵관들이 비대위를 동원해 이준석을 우격다짐으로 당대표직에서 축출할 무렵 이미 확정된 터이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숙청을 계기로 윤심 즉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민심을 압도하는 봉건적 사당으로 확실하게 전락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핵심 측근들은 이준석만 쫓아내면 만사가 술술 풀릴 것으로 낙관했던 듯싶다. 허나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에게 재역전을 허용했고, 이준석에 필적하게 대중의 지지를 모아낼 수 있는 당대표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등장한 대책이 한동훈 법무장관 당대표 조기 차출론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다음번 당대표는 ① 2030 MZ 세대의 지지를 받을 것 ② 중도층으로 확장성을 발휘할 것 ③ 수도권 지역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의 세 가지 조건을 두루 충족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 가지 조건 모두 2022년 12월 현재 기준으로 한동훈에게 결핍된 요소들이다.

 

첫째, 한동훈은 자녀의 입시와 관련해 ‘아빠 찬스’를 부당하게 썼다는 비판을 2030 세대로부터 받고 있다. 공정하지 않다는 인상을 청년들에게 주었다.

 

둘째, 한동훈 장관은 지지층이 고령층과 보수층에 주로 분포돼 있다. 중도로의 확장성에선 유승민이 한동훈을 월등하게 압도하는 상황이다.

 

셋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강남 엄친아’의 이미지를 여전히 완전하게 불식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북 지역과 수도권 위성도시들에서 한 장관의 강남 귀공자 풍모는 거부감 사기에 십상이다.

 

설상가상으로 한동훈은 이제 그의 본의와 동기가 뭐였든 간에 걸핏하면 검찰과 경찰로 달려가는 고소왕 딱지가 붙고 말았다. 상대방이 Go Low 하면 한동훈은 Go Law 하는 양상이다. 그는 문제를 대화나 순리로 풀지 않고 만사를 실정법에 의지해 해결하려는 냉정하고 타산적인 법률기술자로 국민들에게 점점 더 깊숙이 인식돼가고 있다. 김의겸 입장에서는 소 뒷발로 얼떨결에 개구리 잡은 셈이라고나 할까?

 

윤석열 대통령은 강용석 일행의 가로세로연구소가 주문하는 방향으로 나날이 극우보수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동훈 장관은 고소왕 타이틀을 강용석으로부터 조만간 뺏어올 태세다. 윤석열 정권은 이념에서 가세연을 닮아가고, 한동훈은 캐릭터에서 강용석과 비슷해지는 안타까운 모양새라고 하겠다.

 

대한민국은 경제위기와 안보위기가 켜켜이 중첩된 복합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경제위기도, 안보위기도 검사가 검사실에서 피의자 취조하듯이 해서는 절대로 극복할 수 없는 복잡미묘한 성격의 위기들이다.

 

윤 대통령은 경제, 특히 실물경제와 서민경제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이 턱없이 부족하다. 국제관계에 관한 안목과 식견은 그야말로 수준 이하인 지경이다. 그러므로 여당 당수로는 윤 대통령의 대체재는 아니어도 최소한 보완재 역할은 무난히 해줄 인물이 제격이다. 그런데 용산의 대통령실은 매운맛 윤석열을, 압축판 윤석열을 집권여당의 당대표실로 꽃가마를 태워 보내려고 단단히 작심한 분위기이다.

 

세상은 승리를 위한 결의로 차고도 넘친다.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들만은 희한하게 패배를 향한 옹고집으로 가득 차 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패배가 나라와 국민의 패배로까지 연결되는 사태만은 제발 없기를 필자는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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