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조슈아 컬랜칙 지음·노정태 옮김·들녘·2만원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냉전이 종식되고 서방세계의 승리가 확실해졌을 당시 민주주의는 모든 인류가 종국에는 도달하게 될 최종 목적지라도 되는 듯이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아랍의 봄은 결실을 맺지 못했고 태국에선 선거, 쿠데타, 폭력 시위가 일상적으로 되풀이되는 기이한 민주화가 이뤄졌다. 각국의 조사기관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견고한 민주주의를 확립한 나라에서도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와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으며 이는 경제위기에서 더욱 도드라졌다.

미국 외교협회 연구원인 저자는 '민주주의의 후퇴'가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며 우리가 손을 놓고 상황을 지켜보기만 한다면 이 퇴행적인 흐름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책은 민주주의의 위기의 원인을 중산층의 배반, 선출된 독재자라는 함정, 미국발 경제위기와 워싱턴 컨센서스의 실패, 그에 이어진 신흥 민주주의 국가의 성장정체, 새로이 부상한 중국이라는 경제모델, 권위주의에 대한 향수, 군부와 쿠데타의 귀환, 민주주의 외의 대안은 없다고 생각한 서구의 안이한 태도 등에서 찾고 분석한다. 저자는 이런 분석에서 그치지 않고 개발도상국을 위한 해답과 선행민주주의 국가를 위한 민주주의 진흥 방안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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