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과 벌컨」, 정당이 납치된 시대의 죽비소리
장훈 교수는 훌리건들 반대편에는 벌컨(Vulcan)들이 포진해 있다고 역설한다. 벌컨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장훈 교수는 벌컨들이 소란스러운 지금의 정치판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고 「훌리건과 벌컨」에서 긴 한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훌리건의 득세와 벌컨의 퇴조 현상은 상식적 민심과는 나날이 동떨어져가는 이른바 당심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온 최근 20여 년 동안의 한국 정당정치의 족적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김성신, 남정미 지음·나무발전소·1만3800원
출판평론가 김성신과 코미디언 출신 서평가 남정미가 의기투합해 전혀 새로운 글쓰기를 시도했다. 이른바 수다서평, 즉 카카오톡 문자서비스를 이용해 책이야기를 해나갔다.

둘은 서평의 정형화된 틀을 파괴하고 이같은 대화체 글쓰기를 시도한다. 대화체 형식의 장점인 가볍고 톡톡튀는 느낌을 고스란히 살리면서 책의 핵심으로 육박해 들어간다. 주절주절 내용을 설명하지 않거니와 사회적 함의를 거창한 용어로 포장해 말하지 않는다.
강준만 교수의 '갑과 을의 나라'에서는 '갑질은 촌티나는 꼴값'이라는 각성을 읽어내고 독일 철학자 스베나 플라스펠러의 '우리의 노동은 왜 우울한가'에선 일에 대한 강박적 사랑을 내려놓을 때 자유와 행복을 쟁취할 수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낸다. 출판평론가가 매의 눈으로 책을 선정하고 이에 일상의 문맥을 뒤틀어서 웃음을 창조하는 코미디언의 감각이 더해져서 한편의 시트콤을 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하는 책이다. 책을 많이 읽었다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히틀러도, 스탈린도 성실한 독서가였다. 편협하고 부도덕한 독서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에 독서엔 도덕적 사유와 소통이 동반되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독서수다를 통한 독서의 완성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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