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상장 건설사인 경남기업이 15일 상장폐지를 앞두고 장중 111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 종가(4810원)에 비해서는 97.7%나 하락한 수치다.
경남기업은 2008년 금융위기후 건설경기 악화속에 위기를 겪다 결국 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하고 42년만에 증시에서 퇴출되기에 이르렀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경남기업은 오전 11시10분 현재 전날보다 45.6% 내린 111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때 22만5000원을 기록했던 경남기업 주가가 휴지조각 신세가 되면서 주식을 보유한 채권은행은 큰 손실을 입게 됐다
실제 수출입은행은 정리매매 첫날부터 이틀간 경남기업 463만4200주(지분율 10.93%) 전량을 주당 676원에 팔아 약 2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은행과 신한은행도 출자전환으로 보유하게 된 경남기업 주식을 내다 팔아 각각 120억원 안팎의 매각 손실을 낸 것으로 보인다.
경남기업의 회생 가능성을 보고 추격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경남기업 주가는 정리매매 첫날인 지난 6일 88.64% 급락했다가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진 지난 8일 94.91% 급등했다. 이후 다시 급락세로 돌아면서 전일 204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현재 매수 상위와 매도 상위 주문이 가장 많은 창구는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통상 개인투자자가 주로 이용하는 증권사로 알려져 있다.
한 증권사의 연구원은 "대부분 정리매매 중인 종목들은 주가가 크게 낮아 소액의 자금으로도 주가를 치솟게 하는 착시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며 "주가 흐름만 보고 투자했다가는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기업은 1973년 2월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경남 아너스빌로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회사였다. 증시퇴출전 고 성완종 회장의 정치행보속에 세번이나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희귀한 선례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