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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취학은 부모가 맘먹으면 쥐도새도 모르게.." -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인터뷰 전문

정지호 기자

  • 기사등록 2016-02-16 12: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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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의 장기결석 아동. 설마설마 했는데 또다시 참혹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지난번 부천에서 발견된 두 건의 자녀 학대 사망사건과 이번 경남 고성사건 모두 장기결석자 전수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는 공통점이 있죠. 다시 말해서 이번 전수조사가 없었으면 영원히 완전범죄로 묻혔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도대체 어떻게 아이가 실종된 지 수년이 지나도록 주변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던 건지, 특히 부천의 두 건은 부모가 경찰에 실종신고를 직접 했는데도 경찰은 부모를 전혀 의심하지 않고 아무런 수사도 하지 않았던 건지. 오늘 이 부분 짚어봅니다.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모임의 나주봉 회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나 회장님 나와 계세요.

◆ 나주봉>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참 끔찍한 일이 또 벌어졌습니다. 이번 고성 아동의 경우 숨진 게 2011년 10월이었어요.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아이가 실종이 된 건데 아무도, 이번 전수조사가 있기까지 아무도 수상한 생각을 안 했다는 겁니다. 이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 나주봉> 글쎄요. 한마디로 사회안전망에 큰 구멍이 뚫렸다고 표현을 하고 싶고요. 이 사건이 이렇게 되기까지는 사회적 방임, 주변인의 무관심 이런 것들이 이 사건을 이렇게 수년 동안 덮어올 수 있었던 그런 요소가 되지 않았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런 미취학 아동, 학교 들어가기 전에 아이들은 부모가 이런 식으로 쥐도 새도 모르게 어떻게 해버리면 아무도 모를 수 있다는 말이에요?

◆ 나주봉> 네 그렇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부모에게 자기 아이 교육을 시키는 책임이나 의무를 준 뒤에 국가가 관리를 해야하는데 그냥 부모에게 떠넘기고, 자기 자식을 가르치기 싫으면 ‘학교에 안 보내면 된다’는 방치하는 식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보니까 이런 사건이 수년 동안, 여러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것이죠.

◇ 김현정> 그런데 이번 경남 고성 건은 경찰의 실종신고조차 안 했다 치더라도 지난 부천에서 발생한 두 건은 모두 부모가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습니다. 즉 아이가 죽자 경찰에다가 우리 아이가 사라졌습니다. 실종신고를 했는데 그런데도 경찰은 부모가 아이를 죽였을 거라고는 추호도 의심을 하지 못한 거예요. 이거 실종신고 내면 경찰이 다 수사하는 거 아닌가요?

◆ 나주봉> 단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경찰에 실종시스템 미비라고 이렇게 말씀을 드릴 수가 있는데요. 경찰은 실종신고접수와 동시에 실종자에 대한 동선파악 추적을 위해서 활동을 해야 되는데, 보호자나 가족의 진술에 의해서 그리고 주변 탐문에 의해서 수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까지는 ‘부모가 아이를 이렇게 했을 리는 없다’는 전제 하에 부모가 실종이라고 신고를 하면 ‘어디서 잃어버리셨어요? 어떻게 하셨어요?’라고 부모의 말에 전적으로 의존을 해서 아이를 찾는다는 얘기군요?

◆ 나주봉> 그렇죠. 가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해서 아이를 찾는데요. 그러니까 거기에서도 가족들은 수사 범위에서 벗어난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이번 사건하고 대조를 했을 때여.

◇ 김현정> 처음부터 부모가 용의선상에서 제외가 된다?

◆ 나주봉> 그렇죠.

◇ 김현정> 외국에서는 실종아동신고가 들어가면 어떻게 수사합니까?

◆ 나주봉> 외국의 경우는 보호자 중심으로 수사가 이뤄지고 주변을 확대해서...

◇ 김현정> 우리나라도 부모한테 그런 건 다 청취하지 않습니까?

◆ 나주봉> 우리는 전반적인 수사가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그냥 아이 사진을 가지고 오세요’라고 한 다음에, ‘어디서 어떻게 없어졌습니까?’라고 물으면 ‘오후에 있어야 할 아이가 집에 없습니다’ 이 정도로 수사가 가는 거지요. 외국처럼 부모에 대해서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고 좀 접근을 해서 수사를 해야 되는데, 외국은 이런 사건들이 그동안 비일비재하게 있어왔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실종신고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졌는데요...

◇ 김현정> 부모부터 수사를 하는군요.

◆ 나주봉> 우리는 이런 사건이 이번을 계기로 처음이지 않습니까?

◇ 김현정> 거의 처음이죠.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고성 같은 사건이 더 있었을 가능성이 더 있네요? 모른 채 지나갔을...

◆ 나주봉> 저는 제 주변에서도 겪었고요. 20년 가까이 됐는데요...

◇ 김현정> 선생님이 경험하신 일이 있으세요? 목격하신 일이 있으세요?

◆ 나주봉> 경험한 게 아니라 옆에서 봤죠.

◇ 김현정> 어떤 일입니까?

◆ 나주봉> 노점에서 일을 하시는 분이셨는데 좀 성격이 포악했어요. 아들 두 형제였고요. 그랬는데 엄마하고 이혼을 해서 새엄마 밑에서 살았는데 큰아이가 어리다 보니까 먹고 싶은 것도 많고 해서 남의 물건에 손을 댔었나 봐요. 그런데 그 버릇을 고친다고 아빠 오토바이로 실어서 난지도 쓰레기 하치장 있는 데다 버리고 왔다가 다음 날은 또 안쓰러웠던지 데리고 왔어요.

그리고 한참 동안을 있다가 또 아이가 남의 집 물건에 손을 댔다고 해서 아이를 없애버린다고 어디에 갔다 버린다고 하더라고요. 그 뒤로 오토바이로 싣고 나간 뒤로 지금까지 근 20년 되도록 그 아이의 행방을 찾을 수도 없었고 주변에서 그 아이를 봤다는 소문도 못 들었습니다. 그래서 충분히 사건을 보면서...

◇ 김현정> 그 아버지가 이웃한테 뭐라고 얘기를 했습니까? 그 아들이 실종됐다고? 집 나갔다고?

◆ 나주봉> 시설에 데려다줬다고 했죠, 아빠는요.

◇ 김현정> 이 아이를 고아원에 데려다줬다고요? 못 키워서 보육원에요?

◆ 나주봉> 고아원에 데려다 줬다고 했는데 그러면 그 아이가 지금쯤 성인이 돼서 지금은 우리 주변에 와서 같이 살아야 되는데 그렇지 않은 걸로 봐서는 그때 당시에 아버지가 나쁜 짓을 하지 않았을까 저는 그렇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 당시에는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할 거라는 것은 우리가 상상도 못할 때니까 이제 와서 보니까 혹시 그때 그 아이도 그렇게 된 게 아니었던가 이런 의심이 든다는 말씀이세요? 사회적인 보호망도 다 무너진 상황에서 도대체 이 문제를 어떻게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되는지 걱정입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나주봉>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 모임의 나주봉 회장까지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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