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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뒷전인 국정화 올인, 총선에 불리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인터뷰 전문

정지호 기자

  • 기사등록 2015-10-19 16: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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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저희 CBS 시사자키에서 새누리당 의원 중에 처음으로 국정화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이렇게 반대입장을 공개적으로 내세운 의원은 지금까지 고작 네 다섯 명 정도, 극소수입니다. 그런데 지금 수도권 지역 의원들은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 직접 연결을 해 보죠. 김용태 의원님, 안녕하세요.

◆ 김용태> 안녕하십니까? 김용태입니다.

◇ 김현정> 지역구가 서울 양천구이시죠?

◆ 김용태> 네.

◇ 김현정> 지금 수도권 의원들이 국정화에 대해서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끓고 있다. 이게 사실입니까?

◆ 김용태> 걱정들 하고 있는 건 사실이고요. 저는 또 개인적으로 서울시당위원장입니다. 그래서 여러 의원들 얘기를 들을 기회가 많은데요. 지금 역사교과서 문제가 비단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뿐만 아니라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말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여러 의견들을 들었습니다.

◇ 김현정> 총선에 일단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건 어떤 의미일까요?

◆ 김용태>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역사교과서 말고도 새누리당이 펼쳐놓은 일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들이 어떻게 될지 완전 오리무중이니까 일대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역사교과서라는 이슈가 완전히 블랙홀처럼 국정을 마비시키고 있다. 또 총선도 걱정된다.

◆ 김용태> 다른 얘기들은 뭐 할 수가 있겠습니까. 금방 우리 진행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새누리당 의원들조차도 역사교과서 이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얘기를 하지 못하면서 나머지 현안에 대해서는 입도 뻥끗 못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 김현정> 역사교과서 이 자체에 대해서 제대로 얘기를 하지 못한다는 말씀은 무슨 말씀이세요?

◆ 김용태> 일단 전반적인 분위기가, 정부가 국정화라고 하는 빼도 박도 못하는, 미리 방향을 제시하니까 나머지 얘기를 하기는 매우 어려운 형국이 되어 있습니다. 지금 새누리당 의원들이 현행 역사교과서가 문제가 있다라고 하는 인식에는 대부분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편향된 교과서를 바꾸는 방법이 과연 국정화 하나밖에 없느냐. 이것을 뭔가 좀 더 논의를 해서 바람직한 방향, 특히나 국민의 지지를 받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었어야지 그냥 국정화 하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선언해놓고 따라와라 이런 식이니까, 우리 의원들께서도 사실 당혹스럽고 한편으로는 황당하기까지 하다는 겁니다.

◇ 김현정> 지금 국정화 자체에 대해서 우려하는 분도 공개적으로 입장 밝히신 분들, 지금 우리 김용태 의원, 정두언, 유승민, 박민식, 남경필 지사 이런 분들 정도인데. 실제로는 더 많다는 말인가요?

◆ 김용태> 저는 내부적으로는 나름대로 여러 우려를 표명하는 사람들 얘기를 듣고 있고요. 제가 드릴 말씀은 우리 진행자께서 분명하게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한테 전달해 주셔야 할 게, 교과서의 일부 편향된 문제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을 대부분 갖고 있다, 이 점을 먼저 전제로 하고. 다만 그것을 고치는 방법이 정부가 독점적으로 교과서를 기술하는 국정화 방식밖에 없느냐. 기존에 해왔던 검인정 방법을 보다 강화하거나, 아니면 무언가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들을 널리 홍보해서 국민적 이해를 구하는 방식은 없었겠느냐, 이런 걸 가지고 지금 사실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많은 의원들이나 당협 위원장들이 곤혹스러워하거나 황당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 김현정> 그런 말씀이시군요. 그런 걱정을 하신 분들이 대략, 대충으로 따지면 몇 명 정도나 될까요?

◆ 김용태> 저는 뭐 상당 부분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특히나 저희 수도권, 특히 서울 같은 경우에는 40대, 30대를 중심으로 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지금 새누리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갖고서 이 시간을 보내느니 정말 상인들이 어렵게 모든 국정의 전부인양 하고서 나라 전체를 들었다 놨다 했던 노동개혁을 하지 않았느냐. 어디 갔느냐. 도대체 집권세력으로서 무책임한 거 아니냐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는 점 우리가 귀 기울여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수도권 의원들은 그러면 거의 다 교감을,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 김용태> 전부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고요. 상당수 그런 얘기들을 듣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확인해 드립니다.

◇ 김현정> 이대로 밀어붙일 때는 총선에 영향을 줄 정도다라고 느낄 정도라고 보세요?

◆ 김용태> 우리 새누리당 한테 매우 불리하게 작동할 수 있는게요. 아무 일도 안 했으면 책임은 야당이 지는 게 아니라 여당이 지는 거 아닙니까? 이게 큰 부담이라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 젊은 층들로부터 SNS뿐만 아니라 저희 지역의 젊은층의 얘기를 좀 들어보면요. 매우 흥미로운 얘기를 하시는데, 자기들이 생각하는 역사전쟁은 우리 어른들이 얘기하는 좌우 문제나 친일 문제 이런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취직할 데가 없는데 어른들 뭐해 놓은 거냐. 당장 일자리 만들어내 우리 취직시켜야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느냐 이런 얘기 하는 걸 들었습니다. 그래서 젊은이의 역사 전쟁이라는 게, 우리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거하고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점도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포인트일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 거 보면서 이게 수도권에 악재가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신다는 거군요.

◆ 김용태> 걱정되죠.

◇ 김현정> 걱정됩니까? 그런데 중앙당에서는 총선이 코앞인 거 알고 수도권 민심 생각 안 하고 추진했을 리가 없는데 왜 이랬을까요?

◆ 김용태> 파급력이나 파괴력에 대해서 다소 계산을 잘못했을 개연성은 있습니다. 하여튼 지금 서울시당위원장으로서 말씀을 드리건대, 중요한 현안들은 교과서 말고도 많이 있다는 점, 우리가 스스로 잘 생각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혹시 당 전반의 분위기가 지금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있는 건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죠?

◆ 김용태> 일단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이 국정교과서를 추진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저는 사실 그냥 막연하게 국정교과서 문제가 국회의 법률을 고쳐야 하는 상황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그냥 교육부 고시 발표로 끝나는 거라고 알게 되었고. 하루, 이틀 후에 바로 국정교과서 지침 발표해 버리니까. 이래서는 사실 국회에서는 할 일이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 연후에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 상황에서 그냥 교과서 문제에 저희도 모조리 다 일렬로 쭉 서있는 셈이 된 거죠. 따라서 저희로서는 사실 어안이 벙벙한 상태입니다.

◇ 김현정> 어안이 벙벙한 상태.

◆ 김용태> 의원총회에서 사실 이미 정부가 국정화 지침을 밝힌 상황에서, 대놓고 반대 의견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이렇게 흘러왔다는 말씀이세요.

◆ 김용태> 그래서 그냥 당론으로 정해졌다는 거죠. 저는 이런 경우는 처음 봤습니다. 그러니까 정부 방침이 정해지고 나서 차후에 그것을 추인하는 형태의 당론 채택이 제가 국회의원 하면서 처음 보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처음 봤다, 이런 경우 처음 봤다. 보수세력이 결집효과가 크니까 총선 앞두고 보수 세력을 결집시키기 위한 장치로 이용한 건 아니냐,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용태> 그런 견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교과서 때문에 아무것도 못 했다고 하면, 과연 국민들께서 우리 여당한테 점수를 주실지 저는 그게 큰 의문입니다.

◇ 김현정> 보수세력 표는 얻을지 모르지만 그 나머지, 중도층부터 해서 다 잃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세요?

◆ 김용태> 중도층에서 나라에 중요한 일이 그렇게 많은데 지금 뭐하고 있냐,라고 그렇게 질타하시는 분들. 그 다음에 젊은층에서 우리 역사전쟁의 내용은 왜 지금 우리한테 일자리를 못 만들어 주느냐,라고 하는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사실 역사전쟁에 매몰돼서 다른 일을 못 했으면 그 분들한테 할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걱정하시는 분들이 모여서 어떤 대책 같은 걸 논의할 생각도 있으십니까? 왜냐하면 지금 한 보름 있으면 그냥 확정이거든요, 자동확정.

◆ 김용태> 주말 지나고 아마 각 상임위에서는 예산소위를 가동하게 될 겁니다. 오늘 정무위원회에서도 저희는 예산소위 준비한 여러 의원들 모임을 가질 텐데요. 아마 각 상임위별로 삼삼오오 이런 얘기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 이번 주 초 되면, 지난 주말에 지역에서 쭉 지역활동 하시면서 지역 민심도 들었을 테니까. 이번 주 중으로 나름대로 의견들을 서로 주고 받으면 어떤 흐름이 생기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

◇ 김현정> 지금 물밑으로 부글부글하는 그 흐름이 이번 주 내로...

◆ 김용태> 그런 걸 조직화하는 그런 흐름이 있는 건 아닌데요. 지난 주말 동안에 지역구에서 얘기들을 많이 들었을 테니까. 이번 주에 국회에서 나름대로 상임위별로 의원들 만날 때 얘기들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들어야겠습니다. 김용태 의원님, 고맙습니다.

◆ 김용태>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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