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조그만 사진첩

정지호 기자

  • 기사등록 2015-09-05 11:33:06
기사수정

광복 70주년을 맞아 나라 안팎에서 많은 행사를 치렀다. 무엇인가를 돌이켜보고 기념한다는 것은 지난 날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뜻 깊은 일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아동 문학을 위해 평생을 바친 강소천 선생의 탄생 100년을 맞아 60여 년 만에 다시 복간한 동화집 『조그만 사진첩』은 반가운 재회의 기쁨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전쟁의 혼란과 가난 속에서 어린이들의 메마른 정서를 흠뻑 적셔 준 것이 이 동화책이었다. 송아지를 한 식구처럼 생각하여 성까지 붙여주는 「박 송아지」, 여읜 아버지를 생각해서 잡았던 새를 놓아주는 「딱따구리」, 군에 간 오빠를 그리워하며 어린 동생들이 손수 그림을 그리고 사연을 적은 사진첩을 보내는 「작은 사진첩」, 전쟁 중에 인민군으로 참전한 아버지를 기다리는 「아버지」,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구하러 떠나는 「토끼 삼 형제」, 차돌 하나에 얽힌 그리움의 정을 그린 「돌멩이Ⅰ,Ⅱ」등 13편의 동화와 동시 12편이 함께 실려 있다. 이들 동화와 동시에 담긴 보편적 정서는 가족애와 그리움이다.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이 주는 잔잔한 감동과 위안이다. 60여 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소박한 삽화와 함께 가슴에 애잔하고 짠한 감동이 밀려오는 이 동화들이 1950년대의 비참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린이들에게 얼마나 큰 위안과 힘이 되었을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영원한 어린이의 벗, 강소천(http://www.kangsochun.com)’ 홈페이지를 통해 강소천 선생의 생애와 동요, 동시, 동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아름다운 문학 작품은 당대뿐만 아니라 수백, 수천 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도 두고두고 읽히는 법이다. 절판된 동화를 찾아 다시 복간하는 어른들의 몫도 있지만, 우리 아이들이 읽을 만한 좋은 동화들을 지켜나가는 길은 그것을 꾸준히 읽는 독자의 몫이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axnews.co.kr/news/view.php?idx=9682
  • 기사등록 2015-09-05 11:33:06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