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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장 "홍범도 동상 제거는 反역사적…이종섭 퇴진하라" - "독립군 흉상 없애면 北에 이로워…백선엽으로 대체시 좌시하지 않겠다"

김전태 기자

  • 기사등록 2023-08-2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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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광복회장은 27일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군·광복군 영웅 5인의 흉상 이전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반역사적 결정"이라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종찬 광복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회장은 이날 이종섭 장관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민족적 양심을 져버린 귀하는 어느 나라 국방장관이냐"며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으면 자리에서 퇴진하는 것이 조국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고 촉구했다.


현재 육사 충무관 앞에는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이 설치돼 있는데, 독립기념관으로 이전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봉오동 전투를 이끈 홍범도 장군이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전력이 있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 억제를 하고 전시에 이기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곳에서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냐는 문제가 제기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이종찬 회장은 "북한은 김일성을 무장독립투쟁의 최고 수반으로 선전해온 터여서 그보다 위대한 홍범도 장군 유해를 모셔가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의 봉환 사업을 방해했다"며 "홍범도 장군을 새삼스럽게 공산주의자로 몰아 흉상을 철거한다면 결과적으로 북한을 이롭게 하는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이기도 한 그는 "독립영웅 다섯 분의 흉상을 없애고 그 자리에 백선엽 장군의 흉상으로 대체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흉상을 옮길 곳이 없어서 독립기념관의 수장고 한 귀퉁이에 넣게 된다면 차라리 파손하여 흔적을 남기지 말기를 바란다"고 질타했다.


또 백선엽 장군에 대해 "일신의 출세와 영달을 위해 일제에 충성하는 길도 마다하지 않고 선택"한 인물이라며, 이에 반해 "당신이 철거한다는 다섯 분의 영웅은 일신의 영달이 아니라 처음부터 나라를 찾기 위해 생명을 걸었다"고 역설했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 들어서도 홍범도 장군을 꾸준히 예우해온 군이 홍 장군의 이력을 쟁점화하는 게 뜬금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는 지난해 5월 대통령실 이전에 따라 200m 남짓 거리의 합참 청사로 이전하면서 기존 국방부 청사 앞에 있던 홍범도 장군 흉상을 새 청사로 옮기는 등 정성을 쏟은 바 있다.


이종섭 국방장관은 불과 다섯 달 전인 지난 3월 해군 최신예 잠수함 홍범도함(1천800t급)에 직접 승선해 승조원들을 격려하며 강한 정신전력을 갖춰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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