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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불신당하니 김건희도 불신당해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양평땅 사태를 크게 키워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3-07-11 19: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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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이재명의 치명적 실수를 답습하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불신은 김건희 여사 처가와 관련된 여권의 모든 해명을 믿지 못하게 만들고 말았다. 이미지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종점 변경 파문을 보도한 KBS 뉴스 화면

두물머리는 태백산에서 흘러온 남한강과 금강산에서 발원한 북한강의 두 물길이 만나는 곳이다. ‘양수리’로도 알려진 두물머리는 경기도 양평군을 천만 서울시민을 포함한 2천 5백만 수도권 주민들이 자주 찾게끔 이끄는 이름난 명소이다.

 

수려한 풍경과 시원한 강바람을 즐기려고 무더운 여름철이면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두물머리 지역으로 평소에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을 내로라하는 여러 신문방송사의 정치부 기자들이 취재를 목적으로 속속 몰려드는 양상이다. 두물머리 근처에 자리한 양평군 강산면 병산리가 우리나라 정치의 ‘핫플래이스’로 느닷없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서울과 양평을 연결하는 새로운 고속도로의 종점이 하필이면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친정 식구들이 수십 필지의 땅을 가진 걸로 밝혀진 이곳 병산리에 들어설 뻔했던 연유에서이다.

 

필자는 일단은 “들어설 뻔했다”고 표현했다. 이는 경우에 따라선 최종적으로 들어설 수도 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을 물리치고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한쪽 끝단이 강상면에 닿으려면 다음의 세 가지 사항이 명확해져야만 한다.

 

첫째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일방적으로 백지화 방침을 발표한 문제의 고속도로가 본래 계획대로 완공될지가 명확해져야 한다.

 

둘째는 처음에는 양평군 양서면으로 예정됐던 해당 고속도로의 종점이 변경된 노선의 결과로 강상면에 설치될지가 명확해져야 한다.

 

셋째는 김건희 여사 일가가 강상면 일대에 보유한 토지의 소유권이 도로 공사가 본격 시작되기 전에 제3자에게 매각될지가 명확해져야 한다.

 

성급한 느낌을 무릅쓰고서 필자 임의로 미리 결론을 도출하자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도중 대한민국 경제에 잭팟이 터지거나 또는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급변사태로 돌연 붕괴해 남북한이 헬무트 콜 총리 치세 시기의 동서독처럼 평화적 형태의 자본주의적 흡수통일을 이루지 못하는 한에는 김 여사의 친정집 땅이 소재한 동네로 서울과 양평을 잇는 새 고속도로의 종점이 가지는 못한다.

 

왜냐? 윤 대통령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말해도 대다수 국민이 이를 믿지 않을 정도로 현 정권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탓이다. 가뜩이나 부실하고 빈약했던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대국민 신뢰도는 요 며칠 요란하게 쏟아진 장맛비로 수위가 한껏 높아진 팔당호수 속으로 언제 다시 물 밖으로 나타날지 가약조차 없이 이번 고속도로 종점 변경 파문을 계기로 퐁당 가라앉고 말았다.

 

이쯤에서 지난 대통령 선거를 잠시 복기해보자.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에서 패배하는 객관적 원인은 문재인 전 대통령 일행이 제공했다. 5년 만의 정권 상실의 주관적 요소는 당시의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몫이었다. 이 후보가 국민들, 그중에서도 특히 보통은 스윙보터(Swing Voter)로 불리는 중도층 성향의 무당파 유권자들에게 확고한 신뢰를 좀체 주지 못했던 게 치명적 패착이었다.

 

이재명이 중도층의 불신을 산 대표적 사례를 꼽으라면 ”대장동 사건의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발언을 들 수가 있다. 천문학적 액수의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을 중심으로 뭉친 극소수 부동산 사업자들과 그들을 비호ㆍ두둔한 몇몇 법률기술자들에게 안겨준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의 몸통은 여전히 오리무중 상태다. 이재명이 범인일 수도 있고, 윤석열이 범인일 수도 있다. 혹은 둘 다 범인이거나,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

 

확실한 대목은 정치인의 신뢰도와 신인도는 사실관계로 단박에 확보되는 게 아니라 겸손한 자세와 태도로 꾸준히 쌓아나가는(Buildup) 것이란 점이다.

 

만약 그때 이재명이 대장동 사건을 경쟁자인 윤석열을 겨냥한 정치공학적인 역공 소재로 삼지 않고, “전직 성남시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식으로 고개를 숙이며 납작 엎드리는 전략을 취했다면 이재명의 신뢰도에는 덜 손상이 갔을 걸로 나는 판단하고 있다. 짐작건대 이재명 역시 지금쯤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며 속으로 무척 후회하고 있을지 모른다.

 

시도 때도 없는 아메리칸 파이

 

이재명이 개인적 차원에서 범했던 통한의 자충수를 윤석열 정부의 고위관료들과 집권당인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은 단체적 수준에서 되풀이하고 있다. 그들이 양평 현지에 영부인 친정 식구들뿐만 아니라 야당인 민주당 인사들도 땅을 가지고 있다며 물타기를 시도하면 시도할수록 윤 정권을 향한 민심의 냉소와 환멸만 깊어지고 있다. 불신과 분노만 높아지는 중이다. 책임을 인정하고 잘못을 고치려 노력하기는커녕 적반하장격으로 배 째라고 버티는 윤석열 정권의 오만불손한 행태야말로 내년 4월에 치러질 제22대 총선을 현 정권에 대한 응징과 심판의 장으로 착실히 준비시켜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리투아니아와 폴란드를 차례로 방문하기 위해 김건희 여사와 함께 출국했다. 우연이 잦으면 필연으로 전화되는 법이다. 윤 대통령은 국내에서 수습 곤란한 악재가 발생할 때마다 공교롭게 외유길에 나섰다. 요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국민은 대통령이 처가의 양평 땅과 관련해 명쾌한 입장표명과 신속한 교통정리를 해주길 바란다. 그러나 동유럽으로부터 들려오는 소식은 윤 대통령이 미국 어느 상원의원 무리와 ’아메리칸 파이‘를 떼창으로 불렀다는 게 거의 전부다. 민중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이제는 안중에도 없다는 투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 믿음과 신뢰를 잃지 않았다면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을 둘러싼 시비와 논란은 한바탕의 일과성 소동으로 분명 끝났을 터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민심의 신뢰를 잃어도 단단히 잃었다. 양평 땅 사태가 윤석열 정권의 때 이른 종말을 예고하는 불길한 신호음으로 감지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후세의 역사가들은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에서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 민심이 다시는 만날 길 없는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고 평가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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