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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내로남불’이 위기의 원인이다 - 이준석 찍어내기에만 오로지 열심인 윤석열 정권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2-07-29 17: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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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14세의 데드크로스 낭트 칙령 폐지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들은 이준석이 진도나 울릉도가 아닌 화성이나 목성으로 피신해도 그곳까지 쫓아가 기어이 요절을 내겠다는 기세이다. 사진은 울릉도의 방파제 옆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뒷모습 (사진출처 : 이준석 페이스북 계정)

“짐이 곧 국가다.”

 

프랑스 국왕 루이 14세가 생전에 남겼다는 유명한 명제이다. 그는 1638년에 태어나 1715년에 세상을 떠났다. 당시의 평균수명을 감안하면 엄청난 장수였다.

 

루이 14세를 프랑스의 장수왕으로 등극시킨 동력은 그가 우리나라 나이로 겨우 6살에 왕위에 올라 무려 70년 넘게 재위했다는 데 있다. 루이 14세가 짐이 곧 국가라고 호언장담할 수 있었던 자신감의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루이 14세는 실제로는 그와 같은 소리를 내뱉은 적이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나 그게 무슨 상관이이겠는가? 관건은 루이 14세는 왕권신수설에 바탕을 둔 절대군주의 상징으로 불려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강대한 권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파리 외곽에 거대하고 호화로운 베르사유 궁전을 신축하고, 유럽 대륙 안팎에서 쉴 새 없이 전쟁을 벌이며 절대군주의 화신으로 군림한 루이 14세조차 쥘 마자랭 추기경과 장 바티스트 콜베르 등의 유능한 인물들에게 수시로 자문하며 국정을 이끌어갔다고 한다.

 

무한히 이어질 것만 같았던 루이 14세의 화려한 치세는 신교도들에게 신앙의 자유를 허용해온 낭트 칙령을 그가 1685년 10월에 무모하게 폐지함으로써 되돌릴 수 없는 쇠락기로 접어든다. 신앙의 자유에 더하여 사회경제적 활동의 권리마저 박탈당한 수많은 젊고 유능한 신교도들, 즉 위그노파 인재들이 프랑스 땅을 속속 떠나 경쟁국인 영국과 네덜란드로 대거 정착한 후유증이었다. 사상의 자유와 종교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낭트 칙령의 철폐는 작게는 루이 14세 개인에게, 크게는 부르봉 왕조체제 자체에 화의 총량이 복의 한도를 능가하는 데드크로스(Death Cross) 현상이 빚어지는 계기로 작용했다.

 

중상주의가 꽃을 피우며 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발흥하기 시작한 17세기 후반, 상공업에 주로 종사하던 신교도의 사실상의 강제적 대량 추방은 유럽의 최강국 프랑스가 이후 영국은 물론이고 독일과 러시아에 차례차례 국력이 역전당하는 결정적 패착이 되고 말았다. 이는 프랑스 이전에 바로 이웃한 나라인 에스파냐 왕국이 걸어간 길이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데드크로스 이준석 숙청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특수부 강골 검사 윤석열이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대장정의 시발점을 이루는 통쾌한 사자후였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특정한 지연과 학연에, 폐쇄적 계파와 인맥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진취적 개방성과 통 큰 포용정신의 명백한 피력이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통령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열쇠를 쥔 중도층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누를 수 있었던 비결이 여기에 있었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당이) 달라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철부지 어린 코흘리개 시절부터의 죽마고우이자 최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에게 발송한 텔리그램 비밀문자 메시지의 내용이다. 메시지가 순간적 부주의로 사진기자의 카메라 렌즈에 노출됐느냐, 아니면 권 대행이 스스로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목적으로 고의적으로 공개했느냐는 사태의 본질이 아니다. 더욱이 두 사람 간에 오간 얘기들이 사적 대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용산 대통령실의 해명은 구차하다 못해 비루하다.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이 내가 남을 반대하면 사람이 아닌 원칙에 충성하는 의로운 일이고, 남이 나에게 반대하면 비열한 내부총질을 일삼는 짓이라 생각하는 전형적인 이중잣대의 소유자 겸 신봉자임이 드러났다는 점에 있다. 루이 14세에게 내가 곧 국가였다면,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내가 곧 원칙이었던 셈이다.

 

원칙이 있어야 할 자리에 사람이 들어서고, 사람이 있어야 어울릴 공간을 원칙이 차지하는 내로남불의 고무줄 기준은 객관적 능력과 기여는 도외시하고서 주관적인 멀고 가까움으로 인물을 껴안거나 물리치는 무원칙한 난맥상을 초래하는 법이다. 그 난맥상의 주역이 최고권력자일 경우에는 간신배들이 득세하고, 아첨꾼들이 발호하며, 기회주의자들이 성공하기 딱 좋은 그릇된 풍토가 조장되기 마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희망도 없고, 미래도 없이 노쇠해가는 보수정당에 세 차례의 중차대한 선거전을 3연승으로 이끌며 변화와 혁신의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은 창의적이고 재기발랄한 30대 당대표를 사기범죄로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서 현재 교도소에 장기간 수감 중인 인물의 일방적 주장만 믿고 집권여당의 당수직에서 축출한 이유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명쾌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대중의 지탄을 받은 극우 유튜버가 용산 대통령실의 행정관으로 취업해 윤석열 정권의 정무기획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데 대한 대통령실의 해명 역시 여전히 석연치 않다.

 

이제껏 밖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자면 30대 젊은 당대표는 그 나름대로 정권탈환과 보수개혁이라는 대의와 원칙에 충실했다. 대통령실에 취직해 권성동 대행의 추천과 극찬을 받은 40대 초반의 극우 유튜버는 윤석열 개인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했다. 그게 정권교체의 일등공신 이준석은 풍찬노숙을 거듭하며 지방을 전전하고, 뭐가 그리 켕기는 구석이 많은지 본인이 등장한 예전의 유튜브 동영상들을 일제히 삭제한 극우 유튜버는 번듯한 정무직 공무원으로 변신해 대통령실로 출근하는 유일한 연유일 듯싶다. 필자가 미처 알지 못하는 이외의 다른 사연이 또 있다면 독자들께서 좀 알려주시기 바란다.

 

루이 14세는 그래도 수십 년 동안 나라를 발전시키고 가시적 치적을 쌓은 연후에야 위그도 교도들을 쫓아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성과와 실적은 전연 보여주지 못한 채 잦은 설화와 잇따른 인사 참사와 영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끊임없는 잡음만이 들끓는 총체적 난국상황에서 작게는 이준석 개인을 위리안치하고, 크게는 2030 세대를 겨냥해 척화비를 세웠다. 그 참담한 후과가 새로운 정부가 정식 출범한 지 석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적 지지율이 29퍼센트까지 추락한 한국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이다.

 

그럼에도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의 대통령실, 그리고 국민의힘 안의 윤석열 친위대는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느끼기는커녕 본인들의 기득권 연장에만 되레 몰두하는 분위기이다. 그들은 이준석만 국민의힘으로 돌아오지 못하게끔 막을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저지를 기세다. 심지어 이준석의 당대표 복귀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대선에서 이긴 정당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부랴부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초유의 추태마저 불사하고 있다.


루이 14세는 임기가 없었다. 덕분에 그는 자기가 치러야 마땅할 무거운 대가를 후대인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떠넘길 수 있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5년짜리 한시적 군주일 뿐이다. 더욱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은 민심을 거역하고 독단과 전횡을 고집한 무능하고 무책임한 대통령에게는 헌법에 규정된 임기가 아무런 보호막이 되어줄 수 없음을 생생히 증명했다.


그래서 국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렇게 묻고 싶은 것이다. 도대체 뭘 믿고 그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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