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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는 재벌가의 마나님이 아니다 - 영부인과 귀부인을 구분해야 ‘김건희 리스크’ 해소돼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2-07-11 16: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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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부인 호칭에 찬성합니다


김건희 여사의 선배 영부인들 순방은 김건희를 ‘돋보이게’ 하는 효과를 톡톡히 발휘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나란히 서 있다 (사진 : 대통령실)

“김건희 씨를 절대로 돋보이게 해주지 마세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두 사람이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나기로 전격적으로 합의가 도출됐을 때 김정숙 여사의 의전을 지원하는 인사들 가운데 한 명이 아마 이와 같은 취지의 건의를 했을지도 모른다고 필자는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다.

 

왜냐? 전직 대통령 배우자들을 상대로 한 김건희 여사의 요란하고 뜬금없는 성지순례 아닌 성지순례 행사가 유독 김정숙 여사와 회동할 차례에 이르러 갑작스럽게 비공개로 전환된 배경을 달리는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화사하게 차려입은 김건희 여사가 조금은 긴장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선배 영부인들과 함께 촬영한 사진은 김정숙 여사 순서가 되자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가 남편의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취임 직후 추진해 성사시킨 전직 대통령 배우자들과의 순차적 개별 면담이 국민통합에 실제로 얼마나 기여했을지는 미지수이다. 단지 확실한 사실은 그러한 일련의 만남들이 김건희 여사를 상대적으로 젊고 아름답게 돋보이도록 꾸며줬다는 점이다. 김건희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전직 대통령들의 부인은 순전히 지극히 무미건조한 생로병사의 견지에서만 판단하자면 다들 늙고 허리 굽은 할머니들인 탓이다.

 

필자는 비록 권위주의 시대의 경직되고 구태의연한 느낌을 줄지언정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를 ‘영부인’으로 호칭해주자는 입장을 줄곧 견지해왔다.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는 미국식 표현을 빌리자면 그야말로 한 나라의 ‘First Lady’인 까닭에서이다. 미국은 현대적 대통령 제도의 효시가 된 국가이다. 관건은 민주공화국의 영부인은 귀부인 중의 귀부인일 왕정시대의 왕비와는 그 위상과 역할이 완전하고 분명하게 달라야만 한다는 것이다.

 

영부인은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귀부인은 자기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데 열중하는 인간이다. 똑같은 유명 인사의 배우자라도 대통령의 반려자와 재벌가 여인들의 존재의 의미와 행동기준이 천양지차일 수밖에 없는 연유이다. 이를테면 생전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아무리 잘나갔어도 일반대중은 그의 안사람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에게 타의 모범이 되기를 드러내놓고 강력하게 요구ㆍ압박하지는 않았다.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는 대선 전이나, 대선 후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메가톤급 시한폭탄으로 작용해왔다. 게다가 공식임기 개시 겨우 두 달 만에 맞이한 윤석열 대통령의 급격한 여론조사 지지율 하락, 곧 데드크로스 현상에는 내조에만 조용히 전념하겠다는 애초의 대국민 약속을 태연히 깨고서 연예인에 버금갈 시끌벅적한 외부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로 아닌 공로 또한 막대하다.

 

김건희 문제는 김건희가 결단해야 풀린다

 

그렇다면 ‘김건희 리스크’는 어째서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는 것일까? 나는 그 근본 원인이 김건희 여사가 본인의 정체성을 영부인이 아니라 귀부인으로 규정한 데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모범을 보이는 대통령 배우자의 모습을 목격하길 바라지만, 김건희 여사는 자기를 화려하게 돋보이게끔 하기 위해 자격과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그의 개인적 지인들을 총동원해 모종의 이벤트를 쉴 새 없이 부지런히 기획ㆍ실행하는 중이다.

 

윤석열 정권에서 김건희는 금칙어 같은 존재로 알려져 있다. 함부로 거론하거나 건드려서는 안 되는 성역과 금기로 시나브로 자리하고 만 것이다. 김건희 문제에 관해서라면 윤석열 대통령은 동화 속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돼버린 상황이다.

 

필자는 금번 대통령 선거전 과정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 전략에 도움이 될 만한 충고를 해달라는 부탁을 몇 차례 받은 경험이 있다. 그때마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얘기를 꺼내면 돌아오는 대답들은 늘 한결같았다.

 

“그 주제는 더 이상 논하지 맙시다.”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1929~1994)는 미합중국의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아내였을 때에는 모범적 영부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남편을 비극적 사건으로 잃고서 그리스의 선박왕이자 억만장자인 아리스토틀 오나시스와 재혼한 다음에는 호화로운 귀부인의 삶을 만끽했다. 지금의 김건희 여사는 케네디의 아내이면서 오나시스의 배우자처럼 사는 경우라고 하겠다. 부군인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도 깎아먹기에 딱 좋은 행위이고 스탠스이다.

 

이쯤에서 필자는 김건희 여사가 본받으려는 귀감(Role Model)이 과연 누구인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현숙하고 인자한 전통적 국모의 이미지를 재현하려 노력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는 아닐 터이다. 왕성한 정치사회적 활동을 전개하며 우리나라 여성 인권의 전반적 신장에 수미일관하게 앞장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역시 김건희 여사가 추구하려는 대통령 배우자의 유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검찰총장 임명장을 수여할 무렵부터 세간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김건희 여사의 인생궤적과 생활방식을 두루 참작하면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나, 이 사장과는 한때 시누이와 올케 관계에 놓였던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이 오늘날 구가하는 화려하고 자유분방한 삶이 아무래도 김건희가 희망하고 선호하는 행복하고 이상적인 라이프스타일일 가능성이 크다. ‘김건희 사태’의 본질적 출발점은 이부진도, 임세령도 한국의 현직 대통령을 남편으로 두지는 않고 있다는 부분에 있다. 둘 다 현재는 돌싱이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정부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전체를 사나운 매를 피한답시고 땅에 머리를 처박고 있는 어리석은 꿩의 모양새로 고집스럽게 만들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도, 현 정부여당의 내로라하는 유력자들도 김건희 여사와 관계된 일들에는 하나같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문제 해결에 너무 늦기 전에 나서야만 하는 이유이리라.


김건희 리스크를 이대로 대책 없이 차일피일 계속 수수방관만 하다가는 윤석열 정권은 더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명약관화하다. 그 종착역은 정권을 통째로 파국으로 몰아넣을 ‘김건희 게이트’로 귀착될 개연성을 객관적으로 배제하기 어렵다. 결국 김건희 문제의 최종적 해결의 열쇠는 당사자인 김건희 스스로가 쥐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필자는 김건희 여사에게 충심으로 조언하고 싶은 바이다.


“여사님께선 스스로를 돋보이고 싶어 하는 욕망이 먼저인 귀부인이 더는 아니십니다.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 임무가 우선인 영부인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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