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원 기자
디지털 황금 광맥을 좇아 ‘코인’에 부나비처럼 몰려 우후죽순처럼 피어나던 가산자산(암호화폐, 코인)거래소들이 빗질을 당하면서 결국 ‘빅 4’만 살아남게 됐다.
업비트에 이어 빗썸, 코인원, 코빗이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 확인서를 받으면서 가상자산 거래소가 4각 체제로 정립됐다.
빗썸과 코인원, 코빗도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상 영업신고를 앞둔 만큼, 우려됐던 업비트 독점은 피해간 상태다.
문제는 투자자들의 예상 피해액이다. 거래소가 4개 정도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예상 피해액은 매우 클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9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최한 ‘가상자산 거래소 줄폐업 피해진단’ 정책 포럼에서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은 4개 거래소만 남을 경우 ‘김치코인’ 상장폐지로 예상되는 피해액이 3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김 학회장에 따르면 현재 코인마켓캡에 등재돼있는 ‘김치코인’ 수는 159개다. 일명 ‘김치코인’이란 한국인 팀이 발행한 코인을 의미한다.
김치코인 159개 중 원화를 통한 거래 비중이 80% 이상인 코인은 112개다. 사실상 한국인이 거래량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코인들이다. 이 중 업비트, 빗썸, 코인원에 상장된 코인은 70개다. 나머지 42개는 ‘빅 4’ 거래소 외 다른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들이지만 대부분 한국인이 거래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대로 특금법 영업신고 기한이 끝나면 42개 코인은 상장폐지될 수 있다. 해당 코인들이 거래되는 거래소가 폐업 위기에 놓이는 탓이다.
내국인이 거래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코인들이므로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되지 않으면 해당 코인들은 증발 위기를 겪게 된다. 이 42개 코인의 상장폐지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액은 약 3조원으로 추산된다.
김 학회장은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금이 날아가지 않도록 연착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거래소를 4개만 남기면 최소 3조원 이상 피해액이 발생하므로, 자격있는 거래소가 좀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임요송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장 역시 시장점유율이 높은 4개 거래소만 남아도 투자자 피해가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4개 거래소의 점유율이 90%를 넘는 만큼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으나, 거래소마다 상장된 코인이 다르기 때문에 피해는 클 것이란 주장이다.
임 연합회장은 “각 거래소 별로 상장 기준과 상장 코인이 다르다”며 “특정 거래소의 점유율과 상관없이, 일부 투자자들은 투자한 코인이 한순간에 없어지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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