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잠재력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닮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 수출을 바라보는 경고다
한국 수출잠재력이 과거 일본이 우리에게 추격을 받으며 하향 곡선을 그리던 시점과 유사하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가 나왔다. 선진국 모방·추격 전략에서 벗어나 기술개발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DI는 5일 발간한 '추격 관점에서 살펴본 한중일 수출경쟁력의 변화' 보고서를 통해 "과거 일본이 한국과 중국의 추격을 받으며 부진해진 것처럼 최근 한국이 중국의 추격을 받으며 유사하게 부진해지는 모습"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한국 수출실적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세계교역량 증가율에 변동이 없지만 수출물량 증가세가 부진한 모습이다.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 금액은 462억1800만 달러로 전년보다 8.1% 감소했다.
이에 보고서는 "2010년 이후 중국 수출잠재력 높은 품목에서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상대적으로 하락했고 그 부정적 영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한국 주요 수출품목들의 수출경쟁력 유지에 상당한 부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과거 일본처럼 한국도 중국을 비롯한 후발 국가와의 경쟁으로 주요 수출품목에서 시장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출품목의 구성과 후발 국가의 추격이라는 측면에서 장기적인 수출부진이 시작됐던 1990년대초 일본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2013년 기준 한국 수출품목은 기계와 운수장비의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가운데 화학물 및 관련제품과 재료별 제조제품도 점유율이 높았는데 이는 1990년대초 일본과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1993년 일본이 한국과 중국의 추격을 받으며 부진해진 사무용기계와 자동자료처리장치, 통신·녹음기기 부문에서 최근 한국이 중국의 추격을 받으며 부진해지는 모습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최근 10년간 한국의 사무용기계와 자동자료처리장치는 비교우위지수가 70% 정도 하락하며 비교열위로 전환했고 통신·녹음기기는 비교우위에 있기는 하지만 지수가 50% 하락하며 다른 부문보다 부진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거기다 수출잠재력에 대한 회귀계수의 크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이 여전히 일본을 추격하고 있긴 하지만 일본에 대한 한국의 추격 속도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한국 수출잠재력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선진국을 모방·추격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탄력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제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