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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SK하이닉스 신축공장 또 사고 3명 사망 - 질식가스 질소 유력…사망자 전원 협력사· 재하청 직원

이승민 기자

  • 기사등록 2015-05-01 09: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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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내 반도체 공장 신축 현장에서 질식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근로자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다.

SK하이닉스 이보다 앞선 지난 1월에도 이번 질식사고가 난 건물에서 철근조립 작업을 하던 인부 1명이 건물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지난해 7월에는 반도체 공정라인에서 이산화규소로 추정되는 가스에 노출된 근로자 2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SK하이닉스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사측의 안전조치 미흡이 사고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 30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SK하이닉스 공장 내 신축 건설현장에서 질소가 누출돼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SK하이닉스 공장 정문으로 경찰 과학수사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이날 사고는 30일 낮 12시께 신축공장(M14) 10층 옥상에 위치한 '배기 스크러버(가로 1.5m X 세로 1.5m X 높이 2.5m)'에서 발생했다.
    
배기 스크러버는 반도체 제조 시 나오는 화학물질을 태워 외부로 내보내는 장치다.
    
숨진 근로자 3명 중 1명은 하이닉스 협력사인 배기 스크러버 제조회사 직원이고 나머지 2명은 이 회사가 배기 스크러버 설치 재하청을 준 업체에 소속된 직원이다.
    
이들은 전날 오후 배기 스크러버 시험 가동 후 이튿날인 사고당일 오전 11시께부터 내부 단열재 상태를 확인하려 스크러버 안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배기 스크러버에 사용되는 가스 종류가 LNG와 질소, 압축공기 등 세 가지인 점에서 질소일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LNG의 경우 연소작업 시 모두 타 소진되기 때문이다.
    
하이닉스 측도 "배기 스크러버에 소량의 질소를 내보내고 있었다"며 질소 질식에 의한 사고로 보고 있다.
    
배기 스크러버 내부에 들어가기 전에는 산소 농도를 측정해야 하지만 이날 근로자들이 산소농도를 측정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숨진 근로자들은 작업 시 마스크조차 착용하지 않는 등 제대로 된 안전장구를 갖추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또 하이닉스 직원 안전관리자도 현장에 나와 있지 않았다.
  
사후 조치도 문제였다. 하이닉스 측은 최초 사고발생 사실을 이날 낮 12시께 인지했지만 119 신고가 아닌 자체 구급대를 보냈다. 20여분 뒤에 현장에 도착한 자체 구급대는 8분여의 시간을 더 허비하고 난 후인 낮 1228분께 119에 신고했다.
    
응급처치 시 심폐소생술(CPR)은 상황 발생 후 최소 5분에서 최대 10분 내에 시행해야 한다. 생사를 가르는 CPR'골든타임'인 셈이다. 하지만 하이닉스 측은 회사 자체 구급대를 내보내면서 이를 놓쳤다.
    
119 출동시간을 감안하면 구조대가 도착해 환자들에 대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기까지 최소 30~40분가량이 소요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 김준호 사장은 사고발생 5시간 만인 이날 오후 5시께 본사 영빈관에서 언론을 통해 공식 사과의 자리를 가졌다.
    
김 사장은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이런 사고가 발생해 가슴 아프고 송구스럽다""이번 사고로 가족을 잃으신 유가족의 아픔을 최대한 위로하기 위해 모든 면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조사와 관련해서도 당국에 적극 협조해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이닉스 이천 본사에서는 이번 사고가 있기 한 달여 전에도 스크러버 배관 파손으로 인한 가스누출 사고가 났었다. 당시 근로자 13명이 원인을 알 수 없는 가스에 노출돼 병원 치료를 받았다.
 
하이닉스 측은 이날 사고 직후 신축 공장 시공을 전면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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