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허영만 화백, "215편이나 그렸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 29일부터 7월19일까지 '허영만展 - 창작의 비밀'

이승민 기자

  • 기사등록 2015-04-28 17:38:00
기사수정

"전시를 준비하면서 내가 40년동안 215편이나 그렸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한달에 1~3편씩 그려야 했던, 우리 만화계가 불행했던 시절의 흔적이 숨겨 있다."

원화 15만장. 작품 215편. 아무나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이력을 내놓고서 만화가 허영만은 부끄럽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과거보다 미래를 주목하기를 원했다.

그는 "'나는 아직도 진화하고 있다'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다. 이제 연식이 되다 보니까 노인 얘기를 다룬 실버만화에 도전하고 싶고 외국계은행에 근무하는 사위가 들려준 소재인 돈을 벌고 잃는 사람들 얘기도 써보고 싶다"고 향후 집필계획을 들려줬다.

허영만 화백은 40년 만화인생을 회고한 '허영만展 - 창작의 비밀'(29~ 7월19일) 개막 하루 전인 28일, 전시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지금까지 현역으로 창작하는 비결을 묻자 그는 "동년배 만화가와 활동하던 옛날에는 내가 늘 2등이라고 생각하며 창작해왔다. 실제로 나보다 잘 그리고 스토리가 탄탄한 작가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들 뭐하는지 없다. (그들이 떠나고) 아무도 없어서 나혼자 그리는 것 같다"고 아쉬워하며 "근면했다고 자부한다. 스스로를 못살게 굴었다.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그리고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써왔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의 의미를 묻자 허 화백은 "시절이 바뀌어 예술의전당까지 우리 만화가 들어갈 수 있구나 싶어 놀랐다. 이번 전시가 성공해야만 제2, 제3의 만화전시회가 열릴 수 있다"며 많은 관객들이 방문하기를 희망했다.

이번 전시회에선 허 화백이 지난 40년간 그린 원화 15만장과 드로잉 5000장 가운데 500여 점이 선별돼 관람객에게 선보인다.

첫 히트작인 '각시탈', 80년대 대학생의 필독서 '오!한강', 시청률 43%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원작 '날아라 슈퍼보드', 90년대 청춘의 아이콘이자 대중문화의 폭발을 보여준 '비트', 8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타짜', 4년간의 구상과 2년여의 취재로 한국 만화사에 우뚝 선 요리만화 '식객' 등으로 구성됐다.

단순히 대표작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허영만의 만화 도구, 소장품, 화실 벽에 걸린 경구가 적힌 쪽지, 책상에 붙은 메모들까지도 전시장 곳곳에 배치했다. 특히 1974년 발행된 '각시탈'의 초판본 원화 149장이 40년 만에 최초로 공개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붓과 펜으로 수정된 터치들, 글귀를 하나하나 따서 붙인 말풍선, 컷마다 빨강 혹은 흰 펜으로 기입한 수정사항, 출판사에 축소와 확대를 요청한 코멘트 등을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만화책 속의 작은 만화 컷을 200호 대형캔버스에 옮겨놓은 작품 10여 점과 실제 원화들 30여 점도 공개된다.

이를 기념해 허영만을 위한 오마주 설치작품도 설치됐다. 한원석 전시 총감독은 허영만의 창작이 시작되는 '손'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 작품으로 전시장 도입부를 구성했다. 또한 1988년부터 허영만 화실에서 2년을 함께한 제자 윤태호가 그린 허영만의 작품 '벽', '망치' 컷들이 공개되고 윤태호의 '이끼', '미생', '파인' 원화가 전시된다.
 
이밖에도 매주 토요일에는 허영만 화백이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며 만화제작과정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어린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s://paxnews.co.kr/news/view.php?idx=17019
  • 기사등록 2015-04-28 17:38:00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윤석열과 악당들의 전성시대 윤석열이 건재하면 건재할수록 국민의힘은 내란 프레임에 더 단단히 포박되고 만다. 전한길이 설치면 설칠수록 국민의힘은 선거 승패의 열쇠를 쥔 중도층 민심으로부터 하염없이 멀어진다. 장동혁과 김민수가 나대면 나댈수록 국민의힘은 극우 파시스트 정당의 길로 치닫게 된다. 막내인 박민영의 활약상은 그야말로 청출어람이었다. 그의...
  2. 자동출입국심사 18개국으로 확대…외국인 40% ‘빠른 입국’ 가능해진다 법무부는 12월 1일부터 자동출입국심사 이용 가능 국가를 기존 4개국에서 18개국으로 확대해 전체 외국인 입국자 약 40%가 자동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법무부는 이날 독일·대만·홍콩·마카오에 한정됐던 자동출입국심사 허용 국가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핀란드, 포르투갈, 체코, 네덜란드, 헝가리, 호주, 뉴...
  3. KGM, 슬림페이 플랜 할부 프로그램…MZ 세대에 인기↑ KG 모빌리티(KGM)의 국내 최고 수준의 중고차 잔존 가치를 보장하는 `슬림페이 플랜 할부 프로그램`이 MZ세대에 인기다.지난 11월 판매한 토레스 하이브리드 및 액티언 하이브리드 고객의 구매 유형을 살펴보니 `슬림페이 플랜 할부 프로그램`을 선택한 고객 중 MZ 세대(20∼40세)가 62%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선수율 0%의 3.9%(48개...
  4. 기아, 6년 만의 완전변경 ‘디 올 뉴 셀토스’ 첫 공개…정통 SUV 감성 강화 기아는 1일 대표 소형 SUV ‘디 올 뉴 셀토스’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고 2019년 1세대 출시 이후 6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기아는 이날 글로벌 소형 SUV 시장을 겨냥한 신형 셀토스의 티저 이미지를 처음 공개했다. 2019년 첫 출시 이후 6년 만에 등장하는 완전변경 모델로, 경쟁이 치열해진 시장에서 새로운 돌...
  5. 정부, 겨울철 난방온도 20℃ 캠페인 가동…“생활 속 실천 필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2월 2일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겨울철 에너지절약 캠페인을 출범하고 난방온도 20℃ 유지와 문 닫고 난방 등 실천 방안을 국민에게 안내한다고 밝혔다.정부는 우리나라 국민의 겨울철 난방 사용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온 만큼, 올해도 적정 실내온도 20℃를 지키는 겨울철 에너지절약 캠페.
포커스 뉴스더보기
책-퇴진하라
책-보수의종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