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 기자
증권사들이 신용융자거래와 예탁증권담보대출서 고금리를 받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대로 낮아졌지만 금리인하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증권사들이 이렇게 벌어들인 이자수익만 7조8000억원에 달했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준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최근 5년간 신용거래 및 예탁증권담보대출 현황'에 따르면 증권사의 이자수익은 2010년 1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7조8000억원으로 4.6배나 늘었다.
증권사의 대표적 이자수익은 신용융자거래다. 신용융자거래는 투자자들이 향후 주가가 상승할 것을 기대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이다.
신용융자거래 잔액은 2012년 말 3조8805억원에서 지난 23일 7조5403억원으로 88% 증가했다. 특히 최근 거래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말(5조800억원)에 비해서는 2조4632억원(49%) 늘었다.
예탁증권담보대출도 같은 기간 7조1287억원에서 10조3650억원으로 45% 뛰었다. 예탁증권담보대출은 흔히 주식담보대출이라고도 하는데, 투자자가 보유한 증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신용융자거래와 증권담보대출을 찾는 고객이 늘었지만, 증권사의 금리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대로 낮아졌지만 증권사들은 신용거래와 담보대출에 금리인하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최근 몇 년간 거래부진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투자자에 대한 이자놀이로 대신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한국은행은 2012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여섯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기준금리를 1.75%로 1.5%포인트 인하했다.
그러나 10대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신규취급액의 평균 대출금리는 같은 기간 7.46%에서 7.45%로 0.01%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
평균 대출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대신증권으로 9.1%의 대출금리를 받았다. 특히 대우증권, 삼성증권 등 상위 5개사는 지난 3년간 단 한 차례도 금리조정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금리를 인상한 증권사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3년까지 7.5%를 받다가 지난해부터는 8%로 인상했다. 하나대투와 대신도 2012년에 비해 금리를 0.2~0.5%포인트 올려 받고 있다.
국내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금리가 2011년 7.78%에서 지난해 5.24%로 평균 2.54%포인트 낮아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더욱이 증권사 신용거래융자는 은행의 신용대출보다 손실위험이 훨씬 낮다.
김 의원은 "기준금리가 여섯 차례나 내렸는데 증권사들은 대출금리에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면서 "증권사들은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자율적으로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금감원은 증권사 대출금리도 모범규준을 마련해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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