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신간] 탈북자이자 성소수자 작가의 자전소설 '붉은 넥타이'

이승민 기자

  • 기사등록 2015-04-20 08:30:56
기사수정

"남한 사회의 이방인인 탈북자, 그리고 이성애 사회의 이방인인 성소수자이것이 나의 정체성이었다. 이 사회가 나를 받아들이기 이전에, 내가 나를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밀려왔다. 목숨을 걸고 휴전선을 넘을 때와는 또 다른 차원의 두려움이었다.('붉은 넥타이' 17~18)

 

'붉은 넥타이'는  한 사람에게 이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는 자전적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취하는 논픽션적인 접근과는 확실한 선을 긋고 있다. 체제와 이념과는 무관한 순수문학적인 시각과 감수성으로, 동성애자이자 탈북자인 작가의 슬픔과 웃음과 해학과 반전의 가슴먹먹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와 동명인 주인공의 출생부터 유소년시절, 동성 친구와 담임선생에게로 마음이 기울던 학창시절, 상관들의 총애를 받던 군복무시절, 결혼에 부적합한 인물임을 자각한 신혼시절, 탈북해 마침내 남한에 정착해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고민하는 과정이 모두 담겨 있다.

저자인 장영진은 1959년 함경북도 경성에서 태어나 평범한 노동자로 살다가 수학교사인 여성과 결혼했지만 곧 여성과의 공동생활이 불편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그는 '철창없는 감옥'같은 결혼에서 벗어나기 위해 1996년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갔다. 하지만 11개월여를 한국행을 시도하다 실패했다. 다시 북한으로 들어간 그는 곧장 도보로 남하해 1997년에 동부 휴전선을 넘는데 성공한다. 남한에 와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확인한 뒤 직장에 다니며 책을 읽고 피아노를 배우면서 이방인이자 동성애자로서의 새 삶을 꾸려간다. 하지만 불행은 다시 이어졌다. 영혼의 짝인 줄 알았던 이에게 전재산을 날리게 된 것이다. 그는 현재 국가인권위원회가 입주해 있는 건물에서 청소일을 하며 틈틈이 문학에 대한 열정을 되살려 소설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장영진 지음·물망초·16000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axnews.co.kr/news/view.php?idx=16381
  • 기사등록 2015-04-20 08:30:56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홍준표의 실패는 현재진행형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윤석열은 홍준표를 후계자로 낙점할까? 홍준표는 윤석열의 신임을 받아낼 수완은 차고도 넘친다. 그러나 폭넓은 국민의 지지를 확보할 역량은 빈곤하고 부실하다. 선수로서는 특급이되 지도자로선 이른바 폐급인 모순되고 역설적인 모습은 생계형 정치인의 최종 진화형인 생존형 정치인의 치명적 한계로 평가될 수...
  2. 윤석열, 이제야 정치인이 되려는가 전쟁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서 상대방과 총탄과 포화를 주고받는 일이다. 정치는 직접 얼굴을 맞대고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교환하는 일이다. 윤석열은 야권이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을 노려볼 만한 원내 의석을 확보한 연후에야 정상적 의미의 정치를 비로소 하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의 검사에서 정치인으로의 때늦고 마지못한 변신이 그 ...
  3.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막 앞두고 ‘자치구 정원 페스티벌` 열려 5월에는 서울 곳곳이 매력적인 정원으로 가득해질 전망이다. 오는 16일(목) 개막을 앞둔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이하 ‘정원박람회’)’와 연계해 자치구가 각 지역에 아름다운 정원을 만드는 경쟁을 벌인다.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협업하여 ‘자치구 정원 페스티벌’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구별로 정원을 조성하고 행...
  4. 3월 주택 매매거래량 작년 12월부터 증가세...악성 미분양 8개월 연속 증가 국토교통부는 30일 ’24년 3월 기준 주택 통계를 발표했다.이날 발표에 따르면, 3월 기준 전국의 주택 인허가, 착공, 준공은 전월 대비 증가했고, 분양은 청약홈 시스템 개편으로 전월 대비 감소했다.3월 기준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52,816건으로 전월 대비 21.4% 증가해 작년 12월부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24.3월 기준 ...
  5. 위험천만한 배달은 `이제 그만`...안전한 배달 위해 민·관이 손 잡았다 배달종사자의 교통법규 준수를 유도하여 사고를 감축하고, 안전한 배달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민·관이 협력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30일(화) 오후 2시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8개 배달플랫폼, 배달서비스공제조합, 손해보험협회와 함께 배달종사자 교통안전 문화 조성을 위한 협약(이하 협약)을 체결하였다.협약에 참가한 8개 배...
포커스 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