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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 분양전환 임대 '가격 뻥튀기' 의혹 ‘줄소송’ - 제주도·김해 등서… 업계 "표준건축비 현실화 필요"

이승민 기자

  • 기사등록 2015-04-17 11: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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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이 분양전환 임대아파트의 분양가를 '뻥튀기'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부영 아파트 입주자 일부는 분양가 책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수백억 원대의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업계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패소한 유사소송에 주목한다. 입주민들이 부영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지만 법원은 민간업체가 공급한 임대주택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라고 판단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 광주 북구 '첨단2지구 사랑으로 부영'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주도 외도 부영1·2차와 노형동 부영2·3·5차 입주민 2379명은 부영과 부영주택을 상대로 '분양가격 산정에 따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첫 공판은 지난 9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소송금액은 600억원이다.

입주민들은 분양전환에 반영된 건축비가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현행 임대주택법 시행규칙에는 건설원가와 감정평가 금액을 산술평균한 값이 분양전환 가격(임대기간 5)으로 규정됐다.

건설원가는 택지매입 비용과 건축비를 더한 금액이다. 임대주택법 시행규칙에 따라 건축비 상한가격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시한 표준건축비를 넘을 수 없다.

입주민들은 임대주택 분양가격에 상한선인 표준건축비가 일괄 적용돼 피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임대주택 시행규칙은 표준건축비 안에서 실제 투입된 건축비로 분양가를 산정하도록 규정했는데 부영이 이를 무시하고 분양가를 부풀렸다는 것이다.

이들은 취득세 과세자료를 실건축비로 보면 부영이 60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부영은 과세표준액을 실건축비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맞서고 있다.

임대주택 분양전환 가격 기준으로 표준건축비를 적용하는 일 자체가 위법은 아니다. 하지만 업계는 LH가 유사소송에서 패소한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부영에게 불리한 판결이 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화철 법무법인 유로 변호사는 "LH의 경우 분양전환 가격에 표준건축비를 적용했다가 입주민들이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에서 패소한 대법원 판례가 있다""대법 판례는 유사소송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민간건설 업체의 임대주택도 같은 기준을 따라야 한다는 판결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이 분양가 차액에 대한 반환을 요구하며 속속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도 부영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주도 외에도 김해시 장유신도시 부영아파트 9·15·16·17차 등 이 지역에서 부영을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청구한 입주민만 17000가구에 이른다.

올해 1월 창원지법은 부영아파트 15차 입주민 257가구가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창원지법은 같은달 16, 17차 입주민이 제기한 소송에서도 입주민 손을 들어 줬다. 확정판결은 아니지만 법원 판결 역시 부영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이익을 챙겼다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기우는 모습이다.

업계는 부영 문제와는 별도로 임대주택 분양전환 가격을 둘러싼 분쟁이 소송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실건축비를 어떻게 규명할 것인가에 대한 분쟁이 건설 및 분양원가를 공개해야한다는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현재 서울시 SH공사를 제외한 다른 기업은(공기업 포함) 건설·분양원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체들은 영업비밀에 해당되는 건설원가를 공개하는 일은 시장논리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표준건축비가 너무 낮아 상한가격을 적용하지 않고는 분양전환에 따른 수익을 맞추기 어렵다는 항변도 있다. 공공건설 임대주택의 표준건축비는 2008년 이후 7년 동안 한 차례도 인상되지 않았다. 민간 건설업체가 국민주택기금 지원을 받아 공급하는 임대주택 역시 공공건설 임대주택으로 분류돼 임대주택법 적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분양주택에 적용되는 기본 건축비와 비교해 68.4% 수준에 불과한 표준건축비가 임대주택 품질 저하 및 수익성 하락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기존 임대주택은 임대료를 연 5% 이내에서만 인상할 수 있어 표준건축비만 올리더라도 서민부담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임대주택 품질 향상은 물론 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임대사업을 진행하려면 표준건축비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부영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이 제기한 소송과 표준건축비 인상에 대한 요구는 별개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한 건설 전문 변호사는 "최근 부영을 상대로 입주민들이 제기한 소송은 우월적인 지위의 임대사업자가 실제 투입한 건축비보다 높은 가격을 분양가 책정에 적용했는지 여부에 대해 가려달라는 취지"라며 "표준건축비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업계 발전을 위한 것이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소송과는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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