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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이런 얘기 왜하는지 알테니 녹음해라" - 보도 시점까지 당부… 인터뷰 내내 ‘신뢰’ 깨진 서운함 드러내

이승민 기자

  • 기사등록 2015-04-13 09: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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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지난 9일 새벽 경향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하면서 꼭 좀 보도해달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고 경향신문이 13일 보도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녹음을 해야 한다” “녹음 잘되고 있느냐고 기자에게 확인하기도 했다. 성 전 회장의 절박한 심정과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성 전 회장은 깨끗한 정부, 진짜 박근혜 대통령이 깨끗한 사람을 앞세워서 깨끗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꼭 좀 도와달라고도 말했다고 보도했다. 성 전 회장은 당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 출석을 4시간가량 앞두고 있었다.

성 전 회장은 자신이 검찰 수사의 희생양이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그는 저 하나가 희생이 됨으로 해서 다른 사람이 더 희생 안되도록 (해야 한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성 전 회장은 이 같은 억울함을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호소하고 도움을 요청했으나 냉담한 반응이 돌아오자 크게 낙심한 것으로 보인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에 이름이 오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사자들이 직접 시인하기도 했지만 성 전 회장은 실제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등 정·관계 고위 인사들에게 구명을 요청했다. 12일 성 전 회장 빈소를 찾은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도 성 전 회장과 전화도 했고 만난 것도 사실이라면서 “(성 전 회장이) 도움을 요청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2014122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장에서 홍문종 의원(둘째줄 왼쪽에서 첫번째)과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붉은색 원) 등이 박수를 치고 있다. | 박민규 기자

성 전 회장은 인터뷰에서 돈을 건넨 상대방의 이름을 거론할 때마다 신뢰” “신뢰관계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신뢰관계가 깨진 것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어느 나라나 정치집단이란 게 의리나 신뢰 속에서 정권을 창출하고 신뢰를 지키는 게 정도라면서 우리나라도 그렇게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인터뷰 중간에 맑은 사회를 앞장서 만들어주시고 꼭 좀 이렇게 보도해달라고 했다. 그는 이 보도는 하시더라도 보안을 지켜 내일자로 하든지 해달라” “오후에, 5시 이후에, 7시 이후에 쓰시라면서 구체적인 보도 시점에 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성 전 회장은 자신이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말들이 가져올 파장도 충분히 예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내가 왜 이런 얘기를 했는지 나중에 아실 테니까 잘 좀 다뤄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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